행복 로켓
야마모토 유키히사 지음, 권남희 옮김 / 홍익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다. 5학년짜리들의 얘긴데 문득 내가 5학년때가 생각났다. 우리반에서 공주집단, 범생이집단 등등 그런것과 우리학년에서 잘나가는 아이가 누구느니... 그런생각들이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갔다. 그땐 그런 애들이 대단한 애들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런생각을 했다는게 웃음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시시한 얘깃거리지만 그 당시엔 그런 얘기들이 참 재미있었다.

가나코처럼 초등학생 아이들이 내가 초등학생때 처럼 학원을 여러군데 다니고 밤 늦게까지 학원에 있었다. 내가 초등학생땐 이젠 초등학생도 학원을 여러개 다녀야한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중학생이 되니 에이~ 초등학생이 무슨. 초등학생땐 그냥 놀아도 괜찮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건 세대간의 똑같은 패턴이 아닐까? 고등학생이 되면 중학생들 학원 많이 다니는거 보고 중딩이 무슨, 중딩땐 그냥 놀아라는 말이 나온다. 나 역시 이젠 그런말을 할 나이가 되었다. 또 한 그 말을 믿고 정말 공부 안 하다가 봉변당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따끔하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중학생이 되어보세요 라고. 초등학생 역시 나에게 그런 생각을 가질까?아무튼 이런 모든것들이 딜레마되는 것 같다.

초등학생땐 감정에 대해 아직 미성숙해서 좋아한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거 같다. 이게 무슨 감정일까 하면서 서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어른들이 애들한테 하는 말 처럼 어린것들이 벌써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나코는 초등학생때의 나와 달리 당당했다. 초등학생때 나는 무척 소심했고 말도 잘 하지 못했었다. 당당하고 할 말 다하며 남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때리는 가나코는 초등학생때 내가 이상했던 존재상같다. 내용 중 어떤 아이가 가나코에게 뭐라하자 가나코는 우리 아빠는 돈을 횡령하지 않았어. 그건 오해야 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가나코의 할 말 다 하는 당당함이 부럽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나는 가나코 처럼 행동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도 들었다.

- “내 미래에 박쥐(고모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박쥐(고모리)가 없는 인생은 생각할 수 없어. 외로워, 외로워서 견딜 수 없어. 외로운 건 싫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 p247

마지막 부분에 고모리가 이사가게 되어서 지하철역에서 헤어질 때 가나코가 이렇게 말할 땐 내가 더 쑥쓰러워서 꺅꺅 거렸다. 초등학생이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을까...드라마를 많이 봤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속으론 흐뭇했다. 미래에 가나코와 고모리가 꼭 만나서 어린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가지고 다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그 땐 훨신 더 성숙한 사랑을 하겠지? 오랜만에 어린시절을 돌이켜보고 순수한 감정을 느낀 책 읽어볼 수 있었다.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지만 과거를 회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작가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글을 풀어내었는데 잘 쓴 것 같다. 특히 아, 나도 그랬었지 라며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던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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