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람은 엄한 사람 그 이상이었다. 무자비하고 단단하기가 이를 데없었다. 나약함이 설 자리는 털끝만큼도 내주지 않는 강철 같은 사랑이었다.제 아이한테 가장 좋은 게 뭔지 열 발짝 앞서서 보는 사랑, 그 과정에서 아이가 아무리 고통스러워해도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다. 내가 다쳤을 때 엄마는자신이 다친 것처럼 내 고통을 고스란히 느꼈고, 다만 과잉보호에 죄책감을느꼈던 것이다. 단언컨대 이 세상 누구도 우리 엄마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나는 그 사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 P26
정식으로 책을 출간하기 전에 가제본을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자유로울 것>을 읽고 임경선 작가의 펜이 되었고 그뒤로 쭉 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가제본으로 받아든 책은 날것 특유의 매력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 책은 작가가 딸과 함께 포르투칼 리스본을 여행하며 쓴 에세이다. 과거 리스본과의 인연과 까다로울 정도로 섬세하게 숙소를 정하는 과정부터 과연 '작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리스본 곳곳을 누비며 스치듯 이어지는 생각과 포르투갈 작가 페소아의 이야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오직 '그곳'에 집중하는 여행방식이 인상적이다.이 책을 읽고 있다면 누구라도, 당장 짐을 꾸려 훌쩍 어디로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디든, 누구와 함께든, 혹은 혼자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