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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이 양말 ㅣ 웅진책마을 100
황지영 지음, 정진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나는 작가의 말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대체로 작가의 말이 앞에 있으면 앞에, 뒤에 있으면 뒤에 읽지만
뒤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나면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명쾌한
순간이 찾아 오는게 좋다.
"자꾸만 한짝이 사라지는 우리 집 양말들,
어느 날 갑자기 우리나라는 떠났던 지인,
.
.
.
꽃과 나무를 그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나,
여러 조각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어요."
그렇구나. 작가가 만난 주변의 이들이 이 짝짝이 양말의 주인공들이었구나.
짝짝이 양말은 우리가 잘 신게 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누가 볼까?봐 그렇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던 양말이 한 짝씩 각자 있게 된다 하더라도 이 둘을 합쳐 신게되지는 않으니까.
아마 살면서 우리는 온전히 나를 생각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속에서의 나의 모습을
더 의식하고 지내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승주, 유리, 정균, 그리고 나(하나)+정나래 선생님
단짝 친구와의 갈등, 왕따? 은따?, 그리고 꿈을 포기하고 살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하나가 유리에게 승주를 빼앗긴 느낌으로 속상해 할때는 그땐 그랬지..하나야
크면 정말 별일 아니다..하고 얘기해주고 싶고, 정나래 선생님은 조금 말리고^^;
싶기도 했다..아 정말 내가 어른이됐구나. 자꾸 나중을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짝짝이 양말은 처음엔 부끄럽고 챙피했지만, 책이 맺음이 될 때 하나의
마음을 이렇게 바뀐다.
"나는 지금 짝짝이 양말이다. 여전히 우리 반 누구와도 단짝이 아니니까. 그래도 괜찮다.
우리반에는 발 맞춰 보고 싶은 아이들이 가득하니까."
하나야, 넌 정말 멋진 어른이 될 거 같구나. 너무 밋밋하기만 한 삶은 재미가 없단다.
네 짝짝이 양말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마음이 스르륵 움직이는 동화책을 만난거 같다.
승주가 지구라면 유리는 달이다. 유리는 승주 옆에 딱 붙어서 승주 주위를 뱅뱅 돈다. 나는 해왕성쯤 되는 것 같다. 너무 멀어서 안 보인다. 차라리 혜성이라도 되고 싶다. 휘이익 날아가서 지구랑 달 사이를 파고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혜성은 지구에 잠깐 다가갈 수는 있어도 옆에 머물 수는 없다. 다시 멀리 떠나야 한다.
토끼 잠옷을 입은 네 명이 구석에 모여 쪼그려 앉아있고 나만 서 있으니 꼭 토끼집에 쳐들어간 늑대가 된 기분이었다. 하필 내 추리닝은 시커먼 색깔이었다. 늑대 털처럼. 방을 빠져나왔다. 방에서는 순진무구한 토끼 네 마리가 무언가를 속닥거리고 있었다. 들어 보나 마나 늑대 욕이겠지.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그자리에 승주 토끼도 끼어 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카메라를 보고 계세요?" "음, 내가 꼭...카메라 렌즈 같아서." "네?얼굴이 동그래서요?흐흐." "하하하. 그건 아니고. 음...나도 이 렌즈처럼 언제든지 깨져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 봤다. 긁은 금 두 개가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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