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덮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자네'라는 호칭이 기억이 날뿐.
교수가 그를 부를때 언제나 '자네' 였는데, 그는 그런 교수를 사랑했다.
그의 고양된 지식에 경탄하고, 그의 한마디 사소한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그린 감정의 파노라마이다. 그가 교수의 집에 기거하면서 그의 지적세계에 몰두하면서 그는 고립된다.
그가 교수를 사랑한다고 그의 사랑을 목말라 한다는 것을 소설의 중간쯤 갔을때,
나는 이 사랑이 이성간의 사랑을 넘는 다른 종류의 사랑. 그렇다고 동성애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종류의 사랑인지 나도 모르게 분절하려고 했는지 모른다.
펼쳐지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한줄기의 빛으로 모으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교수 역시 감정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였으며, 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충동과 억압의 반복된 삶의 궤도였을 뿐이였다.
'자네'의 사랑이 어떤 종류의 사랑이였는지 뭐가 중요하겠는가?
나는 나와 다른 타자의 혼란스러운 감정에 휘말린 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