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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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엇비슷한 일상 속,

즐겁고 행복한 일이나 뿌듯한 순간으로

채워지는 장밋빛의 나날도 있지만

어떤 때에는 슬럼프에 빠진 듯

우울감에 휩싸이거나 지금의 현실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저 매일을 '그냥' 살아내기도 한다.


나의 잿빛 하루와 다른

누군가의 빛나는 일상,

매일을 충만한 감사함이나 행복으로

꽉 채운 사람들을 보고 나면 상대적으로

더 우울해지는 마음은 털어놓을 곳이 없다.


여기에 그런 마음으로 보내는 한 사람이 있다.

결혼해서 고등학생인 아들 둘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 나오미.

시부모님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매일 혼신의 힘을 다하며

열심히 일하는 남편,

이만큼 훌쩍 자라 입시를 앞두고

이런저런 지원을 기대하는 아이들을 위해

쇼핑몰 부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의 만남 속,

여유 있는 환경 속에서 마냥 긍정적이고

행복해 보이는 친구의 모습에서

질투감을 느끼고 감정이 비뚤어진 그녀는


친구에게 느껴지는 열등감으로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위로하고

토닥여주는 친구의 진심을 외면한 채

급히 자리를 일어서게 된다.


그러다 문득 집으로 돌아와

친구가 이야기한 특별한 우체국 이야기를

떠올리며 '한 번 편지를 보내볼까' 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바로 수요일의 우체국.

수요일에 일어났던 일을 편지로 적어보내면,

낯선 누군가의 일상이 담긴 편지를

답장 대신 받아볼 수 있는 것으로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익명성에 기댄 솔직함이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기에

털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자신의 진짜 수요일은 숨긴 채

시부모님과의 관계로 쌓인 스트레스를

독처럼 매일 일기장에 쏟아내는

자신의 현실 속 수요일이 아닌,

자신이 과거에 꿈꿔왔던 꿈을 이뤄낸 모습을

가상으로 꾸며내 편지로 보내게 된다.


마지막까지 보낼까 말까를 망설이다가

편지를 보내놓고 나니

편지를 쓰면서도 느꼈던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며 눈물을 흘리게 되고,


누군가에게 가상의 모습이지만

꿈꿔왔던 일을 이뤄낸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느낀 기쁨과 행복의 감정을 통해

'지금이라도 시도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


또 한 사람,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내 실력으로 과연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 어린 마음,


그리고 적당히 안정적인 지금의 현실과

약혼자와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람 아래

사실은 용기가 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용기 있게 프리랜서 작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에 빠진 히로키.


어느 날 저녁 쓸쓸한 마음에 술 한 잔을 들이켜다

불현듯 떠오른 약혼자의 권유가 생각나

수요일의 편지를 쓰게 된 그.

자신의 수요일은 감춘 해 가상의 수요일을

써 내려간 나오미와는 달리


그는 과감하게 자신의 날 것 그대로의 마음,

하나도 숨길 것 없이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자신의 수요일을

용감하게 쏟아붓게 된다.


그리고 이 두 장의 편지를 펼쳐보게 된

수요일의 우체국 근무자 겐지로는

랜덤으로 편지를 교환하는 우체국의 규칙 대신

딱 서로에게 필요한 것 같은

두 사람의 편지를 서로에게 전하며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게 되는데……



나의 하루를 담은 편지가

모르는 타인에게 보내진다고 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내용을 써 내려갈까?

힘들고 피곤한 현실을 토로할까,

그래도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을 쓸까 고민이 되었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내 감정의 본질 깊숙이까지 들어가

부끄럽고 창피한 고민까지 꺼내고 싶기도,


혹은 내 수요일의 편지를 읽는 사람이

'이 사람의 삶은 참 퍽퍽하고 딱하네'라고

동정하게 될까 봐 적당히 포장해서

멋지고 그럴싸한 모습만

쓰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편지를 통해 가상의 꿈을 이룬 수요일과

너무도 솔직하게 현실을 담아낸 수요일

두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타인의 일상을 엿보고,

편지 속 타인이 전하는 그의 인생을 통해

좋은 자극을 받거나 동기부여가 되기도,

또 각자의 입장에서 편지의 내용으로

치유와 성장의 계기가 되는

나오미와 히로키의 모습은


수요일의 우체국이

의도하고 계산했던 것인지 혹은 자연스레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용기 없고 망설이던 자신의 삶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세계로 발돋움하고

용기 있는 도전으로 다른 내일을 만든

두 주인공의 발전이 자체가

굉장히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매일 지친 일상

내가 마주하는 일상 속 수많은 사람들,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그저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은 사람들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연쇄한다는 것,


타인의 작은 한마디에 힘입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살아가며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과

타인이 내미는 따스한 손길과 마음에

매몰차게 거절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시야를 넓히고 손을 뻗으며

서로 연대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시간이기도 했다.


작중 편지가

서로의 편지를 교차해 받은

두 사람의 인생뿐 만 아니라

우체국에서 일하는

겐지로와 리호의 인생을 바꾸었듯,


이런 사소한 터치 하나가

나의 인생은 물론 타인의 인생을

새롭게 일으켜주고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매 순간 진심으로 타인을 대하고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이다.


웃는 얼굴과 웃는 얼굴에서 생겨난

즐거운 기분이 즐거운 오늘을 만들어주고,

그런 지금 이 순간의 기분이 현재의 모습,

더 나아가 미래의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책 속 메시지는,


서로가 서로에게 해피 배턴을 넘겨주듯

웃는 얼굴, 사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따스하고 기운 넘치는 자세로

나의 인생뿐 아니라 나와 닿아있는 타인,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끌어주었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혹은 '퍽퍽한 삶이네' 하며

조금은 우울한 순간의 감정을

매일의 내 감정으로, 인생으로

만들어오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해주며


우연히 닿은 작은 기적으로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을 찾아

스스로 새로운 삶으로 개척해나가게 된

나오미와 히로키처럼

나 역시 기적을 기다리지만 말고

내가 먼저 나서 기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감사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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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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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홈베이킹을 취미로 삼아

하루가 멀다 하고 쿠키나 구움과자 등을

굽던 때가 있었다.


내가 만든 디저트를 포장해 선물했을 때

상대의 감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때로는 '파는 것 같이 정말 맛있어'하는

얘기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것은

베이킹을 하는 동안은 딴 생각 할 겨를 없이

오롯이 만드는 결과물에만 집중하느라

마치 '명상'을 하는듯한 느낌을 주는

그 시간 자체였다.


레시피대로 똑같이 만든다고 하더라도

들어가는 가루의 용량이 조금만 달라져도,

볼에 약간의 물기가 남아있어도,

휘핑을 너무 오래 치거나 짧게 치면

무엇이 원인인지도 모른 채 우는 아기처럼

처참한 결과물을 마주하게 되기에

살살 재료들을 달래고 읍소해가며

정성을 들여 모든 과정의 손끝에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된다.


그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뒤 완성된

쿠키나 구움과자, 빵이나 케이크 등을 보면

'먹지 않아도 자식의 먹는 모습만 봐도

이미 배부른듯한' 부모의 마음과 함께

쉬이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는

베이킹의 까다로움에 혀를 내두르며

당분간은 빵은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하는

마음 두 가지가 공존하게 된다.


달콤한 빵을 먹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힘든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뿌듯함,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에 몰입하고

이 완성된 빵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

만드느라 애쓴 내 마음을 헤아려

맛있게 먹어줄 생각을 하면

절로 행복함이 가득 찬다.


그렇기에 힘들다, 이제 못하겠어 하면서도

한 번씩 비싼 재료비와 번거로운 설거지를

감수하면서도 '베이킹하고 싶다'하는 마음이

이따금 찾아오곤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빵을 굽는 마음으로

투박하면서도 잔잔하고 따뜻한 위로를 담아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정성스레 반죽을 치대고 오랜 발효시간을 거쳐

온도와 시간을 지켜 정성껏 구워내듯,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책'을 써 내려가고자 애쓴

작가의 매일에 대한,

그에게 그런 의미가 되어준 책에 대한 글이다.


식빵이나 포카치아 같은 담백하고

밋밋하지만 쫄깃한 식감과 특유의 소박함으로

질릴 틈 없이 식사 때마다 찾게 하는 빵,

그리고 마카롱이나 캉파뉴 같은

극강의 달콤한 맛을 가진,

때로는 그리 고급스럽지도 않지만

겨울철 길거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붕어빵이나

엄마가 믹스로 적당히 만들어낸 도넛처럼


우리가 살아가며 수없이 마주하는 빵들만큼

다채롭고 다양한 맛의 글,

그 맛을 연상시키는 책을 작가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만의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재조명하였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주제로 나뉘어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로


각 장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의 중요성,

소설 쓰기에 대한 작가의 진솔한 고민과 각오,

가족과 친구 반려견 등

주변의 소중한 관계에 대한 일화,

사랑을 통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

인간과 자연, 문화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넘나들며

작가가 오래 붙들고 아껴온 이야기들을

빵과 책을 매개로,

삶을 바라보는 마음을 담아내었다.


읽어보지 않은 책 일지라 하더라도

친절하게 소제목처럼 붙여준

빵의 이름과 함께 따라 읽다 보면

어떤 맛과 풍미의 글인지

눈으로 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따스하고 다정한 덧붙임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또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가까이 책을 끼고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정다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또 타인에게도 다정해지려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삶이 고통스럽거나 혹은 불행 앞에서

무기력해질 때마다,

혹은 대단한 무너짐이 아니더라도

때로 조금 우울하고 지치는 날에

나를 위로해 주고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따뜻한 온기를 가진 '한 덩이의 빵'이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며,


곁에 있는 타인에게 건네는 빵 봉투처럼

매일 세상이 나에게 다정하지 않을지라도

나와 타인의 매일이 다정하기를

빌어줄 수 있는 마음과 기대를 담아

아련하고 달콤한 빵과 그와 같은 글을 전했다.


정성스레 갓 구워낸 빵을 품에 안겨주듯

정성스레 한 글자 한 글자 길어낸 글들은

그의 바람만큼이나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에 따스한 위로와 다정함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엄마가 만들어준 도넛의 추억이나

스무 살 봄에 찾았던 다방의 기억,

불같은 사랑을 꿈꾸던 그 시절의 토스트처럼

그의 마음을 붙들어둔 지나온 시간 속의 빵,

그가 살아온 삶에 관한 이야기와


소설가로서 글을 쓰는 이의 고뇌나 고민같이

그가 인생을 살아오며 마주한 빛과 그림자,

그리고 글을 쓰는 이로써 열망하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적극적인 열의까지 자신의 삶을 향한

단단하고 또렷한 각오를 엿보며


자기 앞에 주어진 매일에 최선을 다하는

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내면을

글을 통해 투명하게 마주할 수 있었고,

또 그의 글을 통해 느껴지는 다정함 만큼이나

내가 아닌 그와 타인과, 세상을 향한

다정한 온기와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독서였다는 생각이다.


누군가가 정성스레 빚어낸 하루,

타인을 향한 다정함을 잃지 않는

그의 읽고 쓰는 나날들을 찬찬히 엿보며

바쁜 현실을 살아가느라 내 마음과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었던 일상이

조금은 갓 구워낸 빵처럼

말랑말랑하고 온기가 가득해지는

따뜻한 변화를 가져온 것 같아 기쁘다.


매일은 아니어도 이따금 빵을 굽는

따스하고 온기 가득한 마음으로

주변과 타인을 살피며

다정함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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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이지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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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성격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욕구일지 모른다.


나 역시 이왕이면

'진주는 성격이 참 좋아'하는 이미지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가끔은 썩 내 마음에 들지 않다 해도

'다들 좋은 게 좋으니까'하는 생각에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기도 했고,


한때는 이메일의 발송인 이름을

'착한 진주'라 할 정도로

착하다는 이미지에 스스로를 가둬왔다.

내가 이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신경 쓰면

상대방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싶어

무리하는 줄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착하고 무던한 성격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강요되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타인에게 맞추고 진짜 내 마음속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가면을 쓴 '가짜 나'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잃어버리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 책은 늘 타인이 우선인 사람들에게

내가 '남에게만 좋은 사람'이 아닌지

질문을 던지며,

타인에게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따스한 마음을 담아

잃어버린 '진짜 나'를 찾는

단계별 여정을 제시하였다.


폐 끼치는 게 두렵고 성격 좋다는 말에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왔던 과거의 자신을 떨치고

'진짜 나'를 마주한 심리학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결과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기대가 아닌 내 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이책은 진정한 '참자기 True Self'를 찾고

자기 허용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한 심리학자가 되어

내 마음의 중심으로 이끌어주는

심리 길잡이라 할 수 있겠다.


예의범절을 중시 여기는 우리의 문화 속

착하고 무던한 성격이 사회생활의 미덕인 양,

어른이나 사회의 기대에 발맞춰

이를 잘 따르고 수용하는 모습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선배나 상사의 말에 토 달지 말고,

아버지의 말에 반기를 들지 않았을 때

쉬이 듣는 '성격 좋다'라는 말은

얼핏 칭찬처럼 들리고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나를 예의 있고 좋은 사람으로

봐주는 듯한 타인의 시선 아래

그 이후로 주어지는 수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내 욕구나 기분보다는

타인의 기대치에 발맞추어 행동하고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선택했던 그 시간들은

어느덧 자신을 억누르고

상대의 욕구나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채 내면화되는

'내사'의 상태가 된다.


이렇게 내사된 말들은 시간이 갈수록

나를 옥죄고 중요한 순간에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부당한 상황에 항의해야 할 때에도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나의 욕구가 나쁜 모습으로 비치게 될까 봐

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심리적인 개념들을 따라

과연 내 안에 담긴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

'참자기'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다보니

늘 꿈꾸는 '좋은 사람' '좋은 성격'이란

과연 실존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 좋은 성격이라는 표현을

이만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에게 좋은 사람, 성격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 성격을

말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타인의 기준이라는 테두리에 맞춰

나를 가두고 옥죄면서

'가짜자기'를 내 본모습이라고,

그게 내가 바라는 거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때로 슬퍼하고 분노하는 감정,

우울하거나 타인을 질투하는 모난 감정은

'나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고,


울퉁불퉁하고 비뚤어 보여

부정적이고 예쁘지 않은 그 모습도

'그럴 수 있는' 당연한 감정이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런 나를 이해하고 힘을 실어줄 때


사회의 규범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의 진짜 목소리를 발견하고

그들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모습이 아닌

각자가 원하는 자신에게 좋은 삶으로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작가는 성격에 대해 품평하고

사회가 규정한 모습으로 강요하는

타인의 목소리에 신경 쓰느라

나의 성향, 욕구, 감정,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냥 속마음을 삭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거짓자기'에 대한 집착만 깊어진다고 했다.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 중 가장 큰 위력을 주는

부모님, 선생님,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나를 향해 기대하는 모습을

내가 꼭 부응하고 맞춰야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시로 환기시켜,


부딪힐 때마다 움츠러들거나

스스로를 탓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다.


타인의 다양한 성향과 성격을 바라보듯

내가 스스로의 성격을 부지런히

이리저리 돌려가며 바라보면서

일단 '내가 진짜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본다면


성격 좋다는 말에 갇혀 폐 끼치는 게

두려워 타인의 눈치를 보는

지금까지의 시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라 하기에 앞서

그 '좋은 게' 나에게도 좋은 것인지

내 마음속 이야기를 내가 제일 먼저

귀 기울여주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다짐이 들었고,


무슨 결정이든 내 의견을 먼저 말하기 보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하며

타인의 답과 반응을 먼저 들으려 하던

과거의 수줍고 위축된 작은 나와

이제는 제대로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알던 사람의 새 면모를 본 듯

새롭고 낯선 모습의,

그렇지만 더 편안하고 진실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던 감사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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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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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제는 만 14세 미만의 범행에 대하여
책임능력을 부정하여 처벌을 하지 않는 제도로,
미성년자는 아직 사리분별이 미숙하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타인에게 커다란 상해나 살인 등
무시무시하고 사회의 가치나 통념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의견과

본인이 촉법소년에 해당한다는 점을
악용해 교묘하게 법의 심판에서 벗어나
비행이나 탈선, 범죄행위를 일으키는
영악한 청소년들의 사건을 접할 때면
촉법소년법의 기준 연령을 낮추거나
혹은 강력한 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진다.

이 책은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처벌을 크게 받지 않는 소년범이라는 점,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칠수록
아들과 관련된 증거가 드러나게 되며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윤리와 모성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부모 가정의 홀어머니 아래서 자랐고,
자식을 키우기 위해 머리가 좋아진다는
물범탕을 팔며 돈을 벌었던 엄마와의 관계에서
삐걱거리던 시간을 보내왔기에
본인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나뿐인 아들은 성적보다는 따스한 다독임과
응원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지만

직업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교육관, 신념의 차이로 남편과 이혼하고
그렇게나 원망하고 미워하던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은 버겁기만 하다.

이혼녀, 여자, 정석적인 코스를 밟지 않은 전공
무엇 하나 그녀의 커리어에 힘이 되지 않기에
어서 승진해서 자리를 잡고 싶은 한편,
이따금 죄책감으로 늘 그녀를 옥죄이고
두려움과 공포로 기억되던 10대의 어느 순간,
특정 인물의 눈빛을 아들의 학교 친구에게서
발견하고는 마음이 찜찜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다니던 명문고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나이를 방패 삼은 소년범의 행각이라는
형사적 본능이 자각되고,
그 와중에서도 엄마로서의 모성애로
내 아들만큼은 여기에 관련 없길 바라는 마음,
불안한 짐작들에 얽힐 때쯤
애써 외면해 왔던 과거의 그림자와 마주하며
괴로워하는데……

사건을 쫓아 책을 읽어간 초반에는
학교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점,
어딘지 모른 채 섬뜩하고 감정이 없는 듯
혹은 영리하게 계산한 듯한 행동을 하는
해수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태은과 준우, 은비와 은조 등 학생들이

일명 '잡혀도 처벌받지 않는'
소년범이라는 것에 기대어
자신들의 악랄함이라던가 사이코패스 같은
성격적인 기이함을 숨기고 있는 듯 보여
그들 사이의 사랑이나 우정,
갈등에 초점을 맞추며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에 휩싸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엄마와 같은 부모가 되지 않을 거야'라는
다짐을 가진 해수 역시도
명문 고등학교의 뛰어난 모범생들의
부모들이 유난스럽게 찾고 챙기는
클리닉에 못 이기는 척 들르며
성적에 대한 갈망이나 모범생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못하는 모습은
지극히 현실의 여타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성적 만능주의, 공부만 잘하면
나머지 인성이나 사회성, 인간관계 등
나머지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 생각하는
요즘의 비뚤어진 모성이나 사회상을
꼬집은 듯해서 실감 나게 느껴지기도 했고

자신의 직업적인 커리어에 신경 쓰느라
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인정을 받지만
정작 그 엄마로부터 따스한 보살핌이나
애정, 기대를 오롯이 받지 못해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된 아들 도윤의 변화는
과연 그만의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사회가, 부모의 무관심이 빚어내고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싶어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비단 도윤의 선택과 그로 인한 변화뿐 아니라
태은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속속 드러나는 진실을 살펴보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그들이 올바른 길을 걷도록 때로는 따끔한
채찍질로 이끌기보다는 성적이 좋아졌으니
혹은 내 새끼니까 하는 이유로
알면서도 외면한 채 모르는 척 한 부모들이
이 시대에 잔인한 범죄를 일으키는
어린 소년범들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어
아직 미혼이지만 '어른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두렵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아니니까' 진실을 외면한 채
나만 살아남았던 과거의 후회는
그 감정의 찌꺼기를 먹고 자라나
현실의 결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그제야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엄마 해수의 모습은

성공에 집착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와
그 이면에 깔린 비뚤어진 욕망이
얼마나 허무하고 덧없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프로파일러로 인정받는 현재이지만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결혼생활이나 아들 사이에서도
가정에서는 무엇 하나 원만하지 못한 엄마 해수,
아무리 봐도 용의자로 보이는데
전혀 죄책감도 일말의 감정도 드러내지 않아
사이코패스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하는 태은,
그 소녀를 사랑하다가 그녀를 닮고 싶은 마음에
점점 사이코패스를 닮아가는 아들 도윤까지

각각의 등장인물을 쫓아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새 범인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이 비뚤어진 인간상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묵직한 무게감을 안겨 주었다.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은 부모가
"범인이 누구냐에 따라
죗값이 달라져야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처럼
그저 범인을 찾아 아이라 하더라도
단죄하는 시원한 결말이 아니라

직접 편지를 보내는 범인과의 두뇌 싸움,
한국에서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생각하는
대입을 코앞에 둔 학생과 학부모가
성분이 불분명한 약물 복용도 마다하지 않는
성적 지상주의 끔찍한 현실과
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조망하며

늦게라도 과거의 방관하고 외면했던
과오를 바로잡아 이제라도 제대로 된 어른,
진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자
용기를 내는 해수의 모습에서
더 안도하게 되는 마음이 되려 짜릿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어갈수록 수시로 마음이 바뀌는
범인에 대한 추적과 함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어 내면서도
그 안에 담긴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아직 미숙한 10대들의 흔들리는 마음과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까지
모두 엿볼 수 있었기에
보는 사람과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출간 전 영상화 문의가 쇄도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독자들을 쉴 새 없이
새로운 반전으로 이끌며 휘두르는
작가의 필력이 인상적인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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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빌어요 - 체육 선생님이 들려주는 스포츠 영화 이야기
정일화 외 지음 / 크루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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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뜨거웠던 올림픽이 끝났다.

평상시에 제아무리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연일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메달 소식이나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의 노력,

열정이 담긴 뒷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뭉클해질 터.


시차 때문에 때로는 새벽 경기가 있는 날에도

연신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며

중계 일정을 살피고 잠을 쫓으며

경기를 보는 중학생 조카를 보니

'이제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아는구나' 싶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비단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늦은 가을에 시작해 초봄까지 이어지는 배구,

배구가 끝날 때 즈음 시작해서

유광 잠바를 입는 것이 로망인 긴 호흡의 야구,

전 국민이 사랑하는 종목인 축구를 비롯해

남자 청소년들의 보편적인 취미인 농구,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너 나 할 것 없이 배우는

태권도나 배드민턴, 탁구, 수영 등

정말 많은 종류의 스포츠가 우리 곁에 있다.


'운동'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친구와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의 일환으로,

때로는 성장기에 키가 커지기 위해,

어떤 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접하게 되는 스포츠.


나 역시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찾은 경기장에서 마주한

선수들의 열정적인 노력과 땀방울에 감동을 받아

여전히 매년 겨울이면 배구장을 꾸준히 찾으니

나에게도 스포츠란 단순히 운동 종목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써 내려간 9명의 작가는

중고등학생을 지도하는 체육 선생님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냈던 시간과

선생님으로서 지도하는 시간 속

아이들을 응원하며 '건투를 비는' 마음으로

스포츠 영화를 재조명한 글을 담아내었다.


혹자는 '생산성 없는 그깟 공놀이'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꼭 해내고 싶은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을 압축한 듯 다양한 사건과

감정의 오르내림을 담아내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포츠는

지켜보는 사람도 경기를 뛰는 사람도

울고 웃게 하며 꿈과 의지를 불태운다.


이기고 지는 경기의 결과를 쫓으며

재미로만 즐기던 스포츠를

이만큼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선수들의 고난과 역경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한계를 넘어 도전하고 부상이나 슬럼프 등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결과를 떠나 많은 감동과 귀감을 주기에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도 많이 나오기도 했다.


스포츠 영화는 픽션이기도,

때로는 실제 운동선수들의 사연을 담아낸다.

주인공인 한 사람의 성장담뿐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가치나 그들이 속한 사회의 한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기대 같은

스포츠 정신을 배울 수 있어

여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많은 공감과 박수를 불러일으켰다.


영화 속 선수들의 경기 장면에 숨죽이다 보면

페어플레이, 리바운드 정신,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태도 등

우리의 삶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배워나갈 수 있기에

이는 우승이나 경기 결과, 메달 색에 관계없이

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여러 스포츠 영화에 담긴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경기장의 모습,

운동선수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종목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부터

기본 원리나 기술,

역사적 배경에 대한 소개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다지도록

단단하게 지지해 주는

선생님들의 따스한 목소리는


운동장에서 배운 가치를

삶의 다른 영역에도 활용할 수 있게,

책을 읽은 각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스한 조언일 뿐 아니라

이 책은 찬란한 영광 속에 감춰진

선수들의 눈물 나는 땀과 노력을 제대로 알고

또 인생이라는 스포츠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는

좋은 길잡이 도서가 아닐까 싶다.


이기면 재미있고, 지면 재미없어 하며

'왜 금메달이 아니야' 하며 쉽게 아쉬워하고

땀의 가치를 폄하하기 쉬운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이 풀어내려 간 이야기는


1등만 바라는 어른들 틈에서

진짜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고 싶은

마음을 배우기도 하고(4등),

자폐에 대한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편견을 녹여주기도(마라톤),

때로는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도

나만의 속도로 즐겁게 걷는 법을 배우고(걷기왕),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용기를 내어

본인들만의 길을 개척하는(국가대표 2)

다양한 운동선수들의 삶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가 미처 깨우치지 못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탐구하고

고민하며 찾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강자, 승자로 조명되는 스포츠 뉴스와

중계의 결과론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모두의 '각자의 인생에서의 승리'를 그린

이 작품들 속의 장면을 통해

아이도 어른도 한 뼘씩 더 성장하는 계기의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패배감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으로서

이런 조언을 하고 싶어 책을 펼쳤다고 했다.


패배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주인공은 없다고,

좋은 패배자는 곧 좋은 승리자가 될 것이기에

물론 '다시 일어남'의 정의는 자기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겠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나

좋은 패배자이자 좋은 승리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이다.


이렇게 따스한 응원을 담뿍 담아낸

책을 읽고 난 뒤 소개된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의 꽉 막혀 좁은 시야도,

승리에만 집중하는 결과 중심적인 평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


한바탕 올림픽의 여운으로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진 조카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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