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라 일지
김금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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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남극, 북극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펭귄이나 하얀색 털을 가진 북극곰

그리고 그들 사이를 오가는 과학자들의 모습,


오래전 보았던 일본 영화 〈남극의 셰프〉와

남극 세종 기지에 있는 사람들을 취재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극에 대한 시선 끝에는

미지의 장소, 혹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무언가가 숨겨있는 듯해서

이곳을 떠올릴 때면 알 수 없게

'가보고 싶다'는 로망이 생기곤 했다.


어쩐지 느리고 둔한 느낌이지만 귀엽고

그래서 안전하게만 느껴지는 펭귄 곁에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영화 속에서처럼 눈밭에 시럽을 뿌리곤

금세 얼어붙은 시럽을 그러모아

남극 빙수를 만들어 먹는 상상은

지극히 '재미' 위주이지만 얼마나 즐거운지.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환경도

무너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 순수하고 순결한 장소에 가고 싶은 마음,

복잡하고 빠르기만 한 세상에서

동떨어져 나와 조용히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남극에 대한 예찬은

비단 내 마음속에만 있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 책 《나의 폴라 일지》는

《경애의 마음》 《너무 한낮의 연애》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김금희 작가의 남극 생활기로

생명의 가장 깨끗하고 단순한 출발 앞에 선

소설가의 투명한 기록을 담아낸 글이다.


바쁜 도시, 그 안에서 각자의 몫을 하며

살아가는 건 작가라 해도 매한가지,

국가라는 제도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행성처럼 존재하는

남극에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쩌면 나의 로망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시작부터 많은 공감이 갔다.


남극에 가기 위한 준비과정부터

그곳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팀'이 되어 남극의 일원이 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남극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지 않을까 싶다.


마냥 즐거워 보이는 남극 생활에

이만큼 가까이 다가가보면

안전과 사고 방지를 위해 무조건 어디에 가든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거나,

나의 위치와 상태를 누군가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 안에서도 각자의 역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구원들의 일상 속

민낯을 바라보며


누군가와 쉴 새 없이 부딪치고 갈등하며,

점점 개인주의로만 흘러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는

삭막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결국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러한 연결고리가 우리의 미래에

포기할 수 없는 낙관적인 기대가

될 것이라는 미소를 지을 수도 있었다.


중간중간 영화 속 장면처럼

셰프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음식을

모두가 나누며 즐거워한 에피소드,

함께 지내는 연구원들과 새해를 맞이하고

윷놀이를 하며 제법 익숙한 모습으로

'제법 남극인'이 된 듯 어우러져

편안해지는 작가의 성장은

내 일인 양 뿌듯한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우연히 드리게 된 미사에서

마주한 누군가의 죽음,

기지 곳곳에 놓인 펭귄의 뼈를 보며

작가는 무정하지도 무심하지도 않은

평정심을 배웠다고 했다.

이름을 붙여 존재를 인식하는 행위의

고귀함을 담아낸 이 장에서는

어쩐지 숙연해지고, 또 울컥하기도 했다.


이런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지며

쌓이는 우정으로 어느 정도

남극 생활이 익숙해질 때 즈음

작별의 순간은 더 가까이 다가오고야 만다.


늘 모든 작별이 그렇듯

'이제 좀 익숙해질만하면' 다가와

아쉬움은 커지기만 한다.


남극 생활이 끝에 다다르고 있음에도

작가의 도전과 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연구원을 도와 조류를 관찰하고,

용기 있게 높은 봉우리에 오르고,

고래의 숨을 목격하고,

다른 기지를 방문해 타국의 연구원들을 만나면서

그녀는 또 한 번 성장한다.


인간 그 자체보다 대륙 자체의 '자연성'이

앞서는 남극에서의 생활,

그 안에서 인간은 모두 다를 것 없는

하나의 '종'에 불과하다는 가르침,

남극 안에서 피어난 우정이

미래에 대한 새로운 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끝으로 남극과 안녕을 한다.


그리고 비로소 마을을 내려오며

왜 그토록 남극에 오고 싶어 했는지

알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어서였다."


너른 극지, 자연의 이치대로

각자의 生을 살아내는 다양한 종,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자연성'

펭귄이든 해표든 고래든 사람이든

무엇 하나 다를 바 없이

그 하늘 아래에서는 그저 하나의 '종'일 뿐.


바위에 올라 어느 타이밍에

바다로 뛰어들지 망설이고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펭귄처럼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는 일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깨달음.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삶이 되기에

먼저 용기 낸 한 마리의 펭귄처럼

나의 '폴라' 속에서 그렇게 살아낸다면

자연이 만들어내는 재생과 순환처럼

우리의 생활이, 지구가, 서로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앞으로의 삶을 조금은 견딜 만하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그저 '남극체험기'로 생각했던 일지는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해서

그 안에서 느낀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투명한 자연 앞에

모두 다를 것 없다는 것이

아등바등 조금이라도 더 잘나고자

타인을 견제하는 지금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가장 강한 것만 존속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로 함께 공존하는 것이

자연의 질서라는 것,

그 단단하고 안전한 믿음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할 우리에게

두려움을 지워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듯하다.


마냥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남극에 대한 로망을

현실처럼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었고

따스한 시선으로 길어올린 문장들 덕분에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준

다정한 독서였다.


누군가 남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면

이제 이 책 《나의 폴라 일지》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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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일상을 산다
소노 아야코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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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도

3년째를 맞이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인생의 마지막 몇 년을

당신이 살던 집이 아닌 요양센터에서

보내다가 가셨는데,

센터에서 할머니가 식사를 통 드시질 않고

기력이 쇠하여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연락을 보내와 병원에 간 길이

그대로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수술을 받고 의식이 깨어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 머무르던 할머니는

그렇게 세상을 떠나셨는데,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도 못하고

이송을 위해 구급차로 이동하던 할머니께

"저 왔어요" 하는 목소리만 겨우 들려드린 게

오래도록 마음에 부채감으로 남았다.


어떤 죽음이든 남은 사람들의 마음에

후회를 남기지 않겠냐마는

그때 할머니의 마지막을 겪으며

'혹시 요양센터에 모시지 않고

집에서 모셨으면 조금 더 편안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지나가버린 할머니의 마지막뿐만 아니라

부모님이나 나의 죽음까지

어떤 마지막을 보낼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과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 《나다운 일상을 산다》는

일본 유명 작가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죽을 때까지 평소처럼 지내게 해주리라'는

결심 아래 남편이 죽기 전까지

1년 반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병간호를 하며

가장 익숙한 모습으로 나답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그녀의 간병기이자

단단한 일상을 쌓아온 인생 이야기이다.


집에 돌아와 익숙한 풍경 속에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남편의 모습을 통해

무미건조한 병실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당연시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가까운 지인만 참석한 채

집에서 치러진 유명 작가의 소박한 장례식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저 한 사람의 죽음을

그 곁을 지킨 아내 입장에서

바라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간병하는 방식,

그 속에서도 자기 자신의 삶 또한 놓지 않고

설렁설렁하지만 일상의 빛을 놓지 않도록

엄격히 노력한 소노 아야코만의

삶의 방식을 엿보며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나다움을 유지하는 삶이 얼마나 충만하며,

나다운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었다.


작가 특유의 '애쓰지 않고 적당히'

살아온 삶의 방식은 간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는데,


이미 자신도 노령인지라 체력적으로 힘든 만큼

힘에 부치는 것,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은

일찍이 포기하고 대신 끝까지 해내기 위해

비용을 들여 가전을 구매한다거나 집을 수리해

매사 간병하는 '자신'이 지치지 않도록

건사하는 노력은 물론


남편과의 마지막 작별을 앞둔 투병생활 중에도

정기적인 외출과 오페라 관람,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등

취미와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자신이 쌓아 올린 단단한 일상을 유지하는 모습은


소중한 가족의 한정적인 남은 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시선에 신선한 자극은 물론

죽음이라는 무거운 공기를 가볍게 희석하고

그 안에서 서로 간의 단단한 신뢰를

엿볼 수 있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오래된 집, 마당에서 자라는 채소,

적당한 햇살이 비치는 익숙한 방에서

창을 등지고 앉아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때로는 안마의자에서 낮잠을 자고,

투병 중인 남편의 곁에서

무언가를 애써 함께하지 않아도

서로가 하나의 풍경이자 익숙한 배경이 되어

그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며

마지막을 보내는 모습은


마지막을 향해 가는 여정임에도

여느 노부부의 일상과 다르지 않아

애틋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어떤 마지막보다 평온하고,

떠나가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안도감을 주기에

이를 바라보며 '어떤 마지막'을 맞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남편이 세상을 떠나간 뒤에도

언제나 그래왔듯 자신만의 일상으로 돌아가

'남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품든

앞으로 걸어나가야 한다'라는 것이

지구의 물리적인 역학이라며

'배짱 있는 할머니'같은

강단 있는 소노 아야코의 모습이었지만


담담한 듯 써 내려간 글 한편에서

마음 찡한 그리움과 상실의 마음이

엿보이기도 해서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다.


일상 속에 녹아있는 나다움,

그것은 비단 매일을 살아가는 힘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가족이 떠나가는 상황에서도

나를 무너지지 않게 이끌어준다.


그저 내가 나다울 수 있는 매일을

유지해나가는 것은

별로 대단할 것 없어 보이지만,

결국 인생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소노 아야코의 가르침은

우리의 매일을 다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길어올릴 수 있는

일상의 재발견이라는 사명을

되새김질하는 기회가 되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사실 가장 그립고

마지막까지 놓고 싶지 않은 건

'익숙한 풍경 속 매일 해 오던 대로의 일상'

이었을 거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으며,

이 소중한 매일 속 차곡차곡 나다운 일상을

쌓아야겠다는 마음이다.


할머니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전

이 책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이 든 부모님이나 반려인을 둔 사람이라면,

흘러가는 일상에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 채

매일을 보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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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영감 수집 -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서은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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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꼭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놀라울 정도의 관찰력으로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에서

'영감'을 발견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영수증이나 상점에서 나눠주는 쿠폰,

제품을 포장한 포장지에 적힌 문구나

사소한 그림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자세히 살펴본다고?' 할 정도로

섬세하게 그 안에 숨겨진

가치나 의미를 캐치하는 사람,


혹은 무언가를 보며 생겨난 호기심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를 검색해서 찾아보고 생각을 확대해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거기에서 얻은 지식이나 아이디어, 마음을

자신의 일과 삶에 적용하기도 하는

섬세함을 가진 그들을 볼 때면


특별하지 않은 작은 것들을 어떻게 발견해

수집·탐색·회고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 이를 확장해 깨달음을 얻는 데는

어떤 연습이 필요한 걸까 궁금증이 생긴다.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누군가는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일상의 작은 조각들을 그러모아

하나의 의미 있는 무언가로 재탄생시키고,

또 그렇게 만들어낸 영감으로 매일의 나를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키워가는

그들의 시선이 참 부럽기도 하며 말이다.


《매일의 영감 수집》은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법을 담아낸 책으로,

늘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무언가 색다른 시선으로

일상 속 '영감'을 캐치해야 하는 부담을 가진

기획자나 마케터, 디자이너나

브랜딩 담당자는 물론

나를 둘러싼 세상의 넓이를 확장하고 싶은,

내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에너지를

쏟고자 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감 훈련 가이드를 소개한다.


인생의 흔들리는 순간에 나를 다시

보통의 날들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

그녀의 따듯한 조언을 따라

매일의 영감 수집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네 가지 힘을

기를 수 있는 변화를 마주할 수 있었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보게 하는 세심한 관찰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단단한 발견력,

호기심을 넓혀 더 큰 세상을 보는 유연한 확장력,

더 나은 나를 만드는 행동을 기억하는

행동 기억력이 바로 그것으로


일상의 경험 속 작은 조각들을 수집하고,

여기에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고 답을 찾으며

이를 느낌표로 바꿔가는 과정은

단순히 업무적인 길잡이나 도움을 떠나

스스로의 삶을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는데,


무엇부터 기록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

수집과 기록을 망설이던 나에게도

'따라 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자극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발전이었다.


작은 꿈,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군가 나의 이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삶'을

응원해 주고 있다는 믿음 덕분인지,

때때로 크고 작은 삶의 언덕 사이에

주저앉아 위축된 나를 일으켜

다시 다음 발을 디딜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주차별로 진행되는 영감 수집 과정은

도전의 엄두가 나지 않는 초심자들도

차근차근 시작하기에 좋은 단계로 진행되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리듬을 구상하고

경험을 구체화하는 발걸음으로 시작해

일상 속 작은 순간을 수집하는 2주 차,

이 안에 숨겨진 1인치를 발견해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3주 차,

이를 궁금증에서 끝내지 않고

한 발 더 깊이 파고들어

느낌표에 다다르게 되는 4주 차 디깅,


최종으로는 그동안의 수집과 디깅을

다시 회고하면서 좀 더 선명하게

나의 수집, 타인의 수집을 들여다보며

더 너른 세계로 나의 삶을 확장시키는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일차적인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내 삶의 모든 순간을 제대로 마주하고 응원하며

건강하게 이끌 수 있는

'수집과 기록'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폭이 좁은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확장하는 데에도

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누군가 수집해둔 영감과 타인의 일상 속

그들이 키워올린 빛나는 조각들을 보며

마냥 부러움에 휩싸였던 지난날이었다.


내 일상에서는 왜 그런 순간들이 없을까

조금 위축되기도 하고,

'영감'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이지도 않은 채

외면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행복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감각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기 위한,

찰나가 아닌 그 순간을 소화시키는 데에도

연습과 훈련,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나도 시작해 보자'는 수줍고 미약하지만

작은 용기를 내보자는 결심이 생겼다.


나의 매일 속 조각에서 무엇을 보고 발견해

내 삶과 오늘에 어떤 의미로 남길지는

나의 시선과 마음이 중요하다고,


매일의 작은 순간들을 그러모아

내 안에 단단한 무엇으로 자리 잡는

단단한 삶의 근육으로 만들 때,

진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도

그 근육들이 나를 이끌어

다시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말이다.


이제는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채워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수집에 익숙해져

단단한 내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그냥 쉬이 흘려보내기 쉬운 오늘을,

간단하게 나열식으로 끄적이던 기록들을

영감 수집과 리추얼, 디깅과 회고를 통해

진짜 성장한 나날들로 채워야겠다고,

이제는 진짜 그런 수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일깨워 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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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세계최강입니다 - 제4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박상기 지음 / &(앤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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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조카를 볼 때면

문득 나의 10대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심각할 것도 없는

고민이나 인생의 무게감이지만,

그때는 어찌나 부담감이 크게 느껴지고

걱정이 많이 되던지

그 문제가 나를 둘러싼 세상의 전부인 양

때로 비뚤어진 마음을 갖게 되기도 했다.


먼저 인생을 겪어봤기에

지금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부모니의 마음도

그저 잔소리로만 느껴지기도 했고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방송을 챙겨보거나

노래를 듣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

마냥 답답하게만 느껴졌었다.


친구와 어울려 어쩌다 한번 놀러나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일탈'이라 치부하며

교과활동 외 무언가를 하는 것은

'다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하는 듯한

학교나 선생님은 그저 적으로만 보일뿐이었다.


마냥 놀기만 좋아하는 것 같은

10대의 마음 언저리에도

나름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친구, 이성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했고

나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부모님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보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은

되려 서운함으로 느껴지는

사실은 조금 어린 나이였기에

그때의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어딘가에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직 어설프고 어리지만

나 역시 오늘이 어렵고 버거워요,

그렇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용기 내어

나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었는데

그때의 마음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하는

소설 《우린 세계최강입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성공적인 밴드부 공연에서

어딘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내비치는

지유의 시선이 담긴 프롤로그.

다른 멤버들에게는 아낌없는 칭찬과

자랑스러운 눈빛을 숨기지 않는

음악교사 성진이 이상하게도 지유의 시선은

똑바로 보지 않고 피하는 눈치다.


빛나기만 하는 멤버들 속에서

유독 작아 보이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지유,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밴드부 속에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

그들 사이에 숨겨진 진실은

궁금증을 유발하기만 하는데…


프롤로그를 넘어 각 장은

밴드부 멤버들, 그들을 지도하는 교사인

성진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각 장의 주인공인 등장인물들의

시선에서만 이야기를 바라보기 때문에

다 읽었을 때서야 비로소 그들의 마음과

사건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어

금세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지유의 사연에 담긴 진실을 넘어

각자의 삶에 안겨진 무게감을 지고

밴드부 활동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고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하는 아이들,

그들을 통해 자신의 고독과 실패를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음악교사 성진을 통해

'성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서로 양육권을 갖기 않겠다며 다투는 부모님,

외할머니가 사준 어쿠스틱 기타가

유일한 피난처인 주원.

독립생활, 염색머리, 편의점 아르바이트,

남자친구와의 깊은 관계까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는 탈선 청소년

그 자체이지만 나름대로는 자신만의

편안한 테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친구를 따라 밴드부에 발을 들인 영훈.

드럼채를 잡는 순간만큼은 그를 둘러싼

난해한 가정사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그를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입시에 집중하지 못하는

영훈의 밴드부 활동을 인정하지 않던 찰나,

밴드부 공연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며

감추고 싶었던 가족사가 밝혀질 위기에 처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소속사와 계약했지만 자꾸만 데뷔가 미뤄져

우연히 객원보컬로 밴드부에 들어간 아민.

싱어송라이터가 꿈이고, 솔로 가수를 꿈꾸지만

소속사에서는 아이돌 데뷔를 권유하며

오직 겉으로 보이는 몸매나 몸무게를

강요하며 그를 답답하게만 한다.

그토록 꿈꾸는 데뷔이지만,

밴드부 보컬로 무대에 서는 순간

더 편안함을 느끼는 아민에게 소속사는

더 이상 밴드부 활동을 하지 말라 엄포를 놓는다.


이들을 지도하는 음악교사 성진.

중증 자폐를 앓는 열두 살 어린 동생 성길로 인해

꿈보다는 현실에 일찍 눈을 떴다.

부모님이 월에 몇 백씩 들여 동생을 치료했지만

하나도 소용없었고,

일찍이 아버지는 급성 간암으로 돌아가시고

보험금마저 떨어지면서 뮤지션의 꿈을 접었다.

그렇게 선택한 현실적인 길이 음악 교사.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코인이며 주식투자를 했지만 실패로

억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고,

교사가 되면서 가장 보람으로 삼았던

밴드부는 해체 위기에 자신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왔던 지유의 죽음은 그에게 부채감을 안겼다.


한창 고민이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성 교제, 진로, 가정사의

소재를 통해 각자가 사랑과 소외,

고독과 발견의 과정에 한껏 공감할 수 있었고


아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은 물론

스스로의 상처와 실패에 두렵지만

힘내어 마주하는 적극적인 모습에 자극받아

현실과 타협해 꿈을 포기하고

그저 '흘러가는 삶'을 선택했던

어른인 성진의 행동이 이어지며

스스로를 믿고 견디는 용기만이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과 비겁함,

실패를 인정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는

등장인물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한창 사춘기를 겪는 10대들에게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공감은 물론,

이미 그 시간을 지나간 어른들에게도

사랑과 소외, 고독과 발견의 과정에 대한

다채로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누가 읽어도 좋을 성장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 진로에 고민이 많은 아이들에게도,

가족이나 인간관계가 어렵거나

혹은 꿈을 잃은 채 그저 오늘은 견디는

모두에게 '세계최강' 밴드부 멤버들의

발걸음이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마냥 꿈을 꾸고 성공을 쫓으라는 메시지 보다,

조금은 초라하고 씁쓸한 오늘이라도

그 실패와 넘어짐을 인정하는 용기가

되려 멋지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그려낼 세상과

그들이 만들어낼 미래가 얼마나 빛날지

기대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간 독서였다.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에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위해,

본격적인 '꿈'의 실현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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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독서 - 한 권의 책이 리더의 말과 글이 되기까지
신동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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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9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국경일이나 나라에 큰 행사가 열릴 때면

뉴스특보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통령 담화문, 연설, 기고문 등을 접하곤 한다.


국경일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순국선열을 기리는 마음,

착잡한 사건이나 경사스러운 행사 앞에

나라를 대표하고,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말들은

단순히 한 사람의 입장이나 이야기라기 보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나라의 입장'이 되기에

연설문에 언급되는 말들은 기사화되며

연일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지곤 했다.


이렇게 짧게는 1-2분여,

길게는 몇 분씩이나 이어지는

대통령의 연설문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뒤에서는 연설비서관이라는 일을 하는

특별한 사람이 존재한다.


'대통령의 언어는

결과에 대한 책임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하며,

듣는 이들을 존중해 절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균형 잡힌 언어는

균형 잡힌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고도의 정치 행위가 되는 것이다.'


추천의 말처럼 대통령의 언어는

그가 어떤 말을 하는지에 따라

책임이나 균형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참 조심스럽고, 그렇기에 신중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5년여의 시간 동안

3,000건이 넘는 각종 글을 작성하며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소통한

신동호 시인의 《대통령의 독서》를 통해


대통령의 연설문 안에 담긴 독서의 힘,

그리고 어떤 책이

대통령의 생각과 철학에 스며들어

얼마나 품격 있는 언어를 만들어 냈는지,

대통령이 책에서 무엇을 읽고 배우며

그것을 어떻게 실천으로 옮겼는지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비단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셀러브리티나 연예인들이 읽은 책,

그들의 독서 리스트가 공개되면

일순간에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그들이 자신의 인생과 業의 모토,

혹은 책 속 인물의 삶을 바라보며

이를 롤 모델로 삼거나 교훈을 얻었다 말한다.

이들이 읽어 내려간 책을 펼쳐봄으로써

우리는 타인이지만, 그들이 느낀 감정을

함께 느끼며 공감하게 된다.


한 사람이 읽는 책,

어떤 사람이 아끼고 손꼽는 책을 통해

그 사람의 일부분, 어떤 한 부분을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책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각각의 입장이나 사정을 이해하며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만나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를 듣기에는 어려울 터,

그래서 대통령은 독서를 선택했다.


각기 다른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책.

책 속에 담겨있는 이 나라 혹은 세계의 역사와

개인들의 분투에 대한 이해는 물론

타인과 공존하는 사회를 그리는 마음으로

정의와 민주주의, 경제와 과학,

외교와 통상, 역사와 인물에 대한

다양한 책을 접함으로써

대중 속 여러 사람의 조화로운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고


그러한 귀 기울임은 국정철학이 되어

정책과 리더십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대통령들이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속 문장들을 들여다보며

'대통령의 시선'으로 다시금

한 권의 책을 만나볼 수 있었다.


책에 모든 사람의 입장이 100% 들어있거나

책 안에만 깨달음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습관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겸손하게 하고,

자기 생각을 의심하게 하며,

심지어 다른 책으로 시선과 관점을 옮겨가며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니

그 행위 자체가 하나의 소통이 되는 게 아닐까.


다양한 관점이 담긴 책,

정책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독서가

우리의 현실을 얼마나 다채로운 변화로

이끌었는지 책 속 문장과 연설문을

겹쳐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담긴

누군가의 고심 어린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고민,

그리고 5,000만 개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애쓴

대통령의 노력을 엿볼 수 있어 신선했다.


책을 통해 시야가 넓어지고,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스스로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대통령의 언어와 연설문의 근본 그 아래에

소통과 이해를 위한 독서가 전제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었다.


아직 내가 읽어보지 못한 대통령의 독서,

그리고 이를 통해 깨닫고 행동으로 펼쳐나가

어떠한 결과를 이룩해내기 위한

적극성을 마주하면서

직접 그를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접한 책들을 통해 한 사람을 제대로,

조금 더 가까이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든다.


'기실 한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만나서 대화하고,

거기서 자신 스스로도 열어봐야 한다.

과거의 사람이라면 결국 책으로 만나

대화해야 할 것이다.

책이 모든 걸 알려 줄 수는 없더라도

역지사지의 태도에 익숙하게 하고

우리를 합의점으로 데려다주기는 할 것이다'


그저 책 한 권이 한 사람을 넘어

이것이 타인과의 소통,

정책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읽는 책이, 혹은 누군가가 쓴 책이

하나의 '대화'가 되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역대 대통령의 연설문, 담화문, 기고문 속

그들의 생각의 씨앗이 된 책들을 통해

지도자의 가치관, 세계관, 역사관의 토대

그리고 경로를 되짚으며 긴 여행을

또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한 기분이었다.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기다리며〉로

마무리되는 이 책을 덮으며

다가올 새로운 지도자,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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