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서툰 사람들 - 불가해한 상실 앞에 선 당신을 위한 심리학자의 애도 강의
고선규 지음 / 아몬드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벌써 10년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어제처럼 선명한 기억이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온 가족의 죽음.

그 앞에서 우리 모두는 망연자실했고,

누가 누구를 위로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함께 울다가도

예민해져 서로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고,

어른들의 담담한 태도는 서운하게 느껴졌다.

나에게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지만,

'언니가 제일 슬플 거야'라는 이유로

남은 일들을 떠맡아야 했던 기억은

오래도록 버거움으로 남았다.


그 후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했다.

누군가는 상담실을 찾았고,

누군가는 감정을 삼키며 시간을 견뎠다.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순간이 과연 올까,

나는 건강하게 이별하고 있는 걸까

하는 물음표가 늘 마음속에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책 《슬픔이 서툰 사람들》을 만났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오랫동안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을

상담하며 얻은 통찰을 이 책에 담았다.


'애도'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다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안내하는

일종의 심리 안내서이기도 하다.


책은 죽음을 다룬 10편의 영화가

사례로 등장한다.

영화 속 인물들이 저자의 상담실을 찾아와

내담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

아내와 사별했지만 슬프지 않은 남편,

교사의 죽음을 겪은 학생들,

존엄사를 고민하는 노년의 삶 등

다양한 상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다양한 종류의 상실,

애도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나와 닮은 경험들 속에 몰입하며

마음속에 삼켰던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슬픔은 억누르거나 회피해야 하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려보내야 하는

'이해의 대상'임을 이야기하며

잘 떠나보내야만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모든 죽음은 개별적이며

타인의 슬픔을 쉽게 재단하거나 비교할 수 없고,

진정한 애도는 개인의 회복을 넘어

사회적 공감과 지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애도를 개인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

사회의 일로 끄집어내는 시선이 참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다시금 고통이 차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깨달음도 있었다.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 치유의 출발점이며,

애도는 단순히 고통을 줄이는 과정이 아니라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회복의 길이라는 점이다.


가족과의 이별을 떠올릴 때면

'왜 우리 가족에게만 이런 일이'라는

비관적인 마음이 앞섰었는데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로 이끄는

따스한 손길처럼 느껴졌다.


또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애도에 서툴고

상실을 겪은 사람을 위로하는 데

인색하다는 지적이 크게 와닿았다.


나 역시 그 일을 계기로

많은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단절했던 경험이 있기에,

애도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죽음과 상실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떠나보내는 과정이

결국 삶을 더 깊이 사랑하는 길이다.


가족을 잃고도 밥을 먹고,

때로 웃거나 일상을 사는 것이

꽤나 죄스럽게 느껴졌던 나에게

저자가 전하는 구체적인 애도의 지침은

큰 위로가 되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그가 던지는 답변은

마치 내 마음을 읽어준 듯 후련했다.


이 책은 죽음의 이유를 찾고자

스스로와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별자들에게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마음의 짐과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삶을 사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와 같은 사별자뿐 만 아니라,

여전히 가슴 어딘가에 감정을 삼키고 있을

가족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애도와 치유가 삶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회복의 길임을 알려주는,

의미 있는 이 안내서를 읽고

이제라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 행동을 결정짓는 40가지 심리 코드
폴커 키츠.마누엘 투쉬 지음, 김희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리 무른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닌데,

유독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겠다 싶은 사람이 있다.

특별히 그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거나,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왜인지 매번 그가 하는 부탁에는

꼭 해줘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수긍하고 만다.


막상 부탁을 들어주고 나서도

너무 그에게 휘둘린 것 같아서

'다음번에는 부탁해도 들어주지 않을 거야'

다짐을 하곤 하지만,

여지없이 부탁 앞에 약해지는 마음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가 들곤 한다.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가 쓴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이런 의문에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두 저자는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로,

일상 속 심리 현상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데 강점을 가졌다.


그들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를 잘하는 존재'라 정의하며,

우리가 논리적으로 판단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적 심리 코드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선택,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논리가 아닌 '무의식'적인 규칙과 패턴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견인데,

나의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마음이 들었다.


책은 총 40가지 심리 코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두 저자가 진행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특정 심리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웠던 타인의 행동을

심리적 원리로 조명하며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나와 연관성이 있는 정보에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거나

더욱 쉽게 기억하게 되는

'생성 효과'와 '자기 참조 효과',

두근대는 심장을 누군가를 향한

애정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 '밸린스 효과',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먼저 작은 것부터 부탁하면

더 큰 부탁도 수락하게 되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처럼

이름도 재미나고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경험을 예시로 든 코드들은

어렵지 않게 심리를 이해하게 도와주었고


너무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고통을 수반한다는

'과잉 선택권'처럼 인간관계가 아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코드들은

그간의 나의 행동을 되짚어보며

고쳐야 할 점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책을 따라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실험을 읽다 보면,

반복되던 실수와 갈등이

나만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심리 법칙임을 알게 된다.


이해하지 못해 불편하고,

때로 멀리하고 싶었던 타인의 행동도

무조건 비난하고 무시하며

관계를 끊어내기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심리적 이유를 이해하며

관계를 보다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는

타인에 대한 관용을 배울 수 있기도 했다.


무의식적인 심리 습관을 자각해

더 의식적인 선택을 통해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

어렵게만 느껴지던 심리 이론들을

사례와 예시를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며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은

어렵다기보다는 즐겁게 와닿았다.


단순히 심리학적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마음 사용 설명서' 느낌으로

때로 어려움을 마주하거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낄 때

한 챕터씩 넘겨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결국 '마음을 아는 것이 곧 삶을 아는 것'

이라는 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은 완벽히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더 현명하고 따뜻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르침이 남았다.


✅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작은 부탁부터 시작하기

✅ 내 감정의 자동 반응을 의식하기

✅ 타인의 행동을 비난하기 전에

심리적 이유로 바라보기


이처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면

불필요한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의 설득과 팀워크,

각기 다른 생각으로 투닥이는 연인 관계,

가족 간의 세대차이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심리 코드를 적용하며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어 펼친 책이었지만,

결국 사람과 상황을 지혜롭게 이끄는

방법을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하거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 탄자니아 여행그림책
나태주 지음 / 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익숙한 풍경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면

낯선 환경 속에서 온 감각이 예민하게 발동한다.

이곳만의 냄새와 온도, 다른 모습의 외모 등

익숙하게 생활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달리

모든 것이 생경하고 신선한 경험이 된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오래도록 그리움이 잔상처럼 남는다.

딱히 내가 지내는 곳보다 좋아서가 아니라

그때에 마주했던 이들의 눈망울,

여행지에서 맛보았던 음식이나 추억들이

지금의 내 삶을 되짚게 하는 역할도 한다.


풀꽃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태주 작가도

여든의 인생을 돌아보는 여행을

본인만의 문장과 손그림으로 추억했다.


달 출판사의 〈여행그림책〉시리즈

두 번째 작가로서 써낸

탄자니아의 풍경과 경험을 담아낸 새 시집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다》를 만났다.


책은 월드비전을 통해 그가 오랜 기간 지원했던

어린 소녀를 만나는 발걸음으로 시작한다.

진즉에 만나보고 싶었던 얼굴이거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빗장이 걸리며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만난

그리웠던 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가 일주일간의 여행을 통해

눈과 귀, 오감으로 느낀 탄자니아의 풍경은

특유의 서정적인 문장과

연필로 투박하게 그린 손그림이 어우러지며

마치 그와 함께 여행한 듯한 감상을 주었다.


책은 '생애 최상의 여행'이었던

탄자니아 여행을 통해

자신의 시와 인생을 돌아보며 읊조린

노시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꼬박 21시간의 이동 끝에 당도한 탄자니아에서

6년간 후원해온 소녀와의 만남,

월드비전과 함께 그곳의 식수 공급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과 식사를 거들며

느낀 감상을 담았다.


붉은빛 고운 먼지 흙바람이 가득한

열악하지만 맑고도 깨끗한 탄자니아에 대해

작가는 '더 일찍 갔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여행을 말한다.


이어 외할머니와 부모님 등

시인의 80년 인생을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대한 감사로 채워진 2부,

시인의 몸과 마음이 머물렀던

장소와 순간을 담아낸 3부로 마무리 된다.


그와 함께 탄자니아의 한 마을로,

외할머니와 살았던 과거의 산자락 집과

풀꽃 문학관을 찾아 눈물을 흘렸던 젊은 여성 등

다양한 장소와 시간, 마주한 사람들을 통해

시인의 80년 인생을 되짚었다.


다소 열악하고 힘들었을 탄자니아의 여정에서

누군가에게 모자를 선물하고,

아이들에게 죽을 떠주며,

후원한 아이에게 손녀를 대하듯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아름답게 바라본

시인의 시선은 참 말갛고 아름답기만 했고


무사히 잘 보낸 하루에 대해

돌아보면 떠나온 그곳이 천국일 거라며

잠깐 발을 멈추고 돌아보면

하루 숨 쉬고 살았던 것도 참 감사한 일이라고,

그렇기에 우리가 누군가에게 천사가 되어

천국 같은 나날들로 만들자는 문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세상에

따스한 온기를 가득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행그림책'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보통의 여행과는 달랐던 여행이었다.

때로는 낯선 장소, 때로는 과거의 시간,

그리고 일상 속 순간들에서 발견한 인생의 의미,

삶에 대한 감사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나태주 시인의 연필화에

윤문영 화백의 그림이 더해져

충만한 구성으로 꾸려진 책에

직접 책 속 문장들을 필사할 수 있는

필사 노트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누구에게나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써 내려간 문장, 직접 그린 그림을 따라

하나씩 글씨를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잠깐잠깐 발 멈춰 그의 인생과 감상을

깊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주어진 환경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소소한 순간의 소중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낸 작가의 글을 통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여행의 의미와 본질,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돌아보면 떠나온 그곳이 천국이었다'는 표현은

우리가 이미 좋은 때를 살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소소한 일상이 쌓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되고,

그 순간들이 곧 행복이 된다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타인과의 연결

그리고 그 어떤 조건도 없는 사랑,

단순히 낯선 곳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인

그의 여행을 감각하면서


이미 충분히 아름답게 빛나는 내 삶을

한 번쯤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고,

시인의 문장을 따라 나 역시 그처럼

내 삶을 보다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행복은 일상의 순간 속에

평범한 모양과 모습으로 숨어있을 수 있으니

그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엇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는 매일이

지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인생을 '여행'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한

이 책이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웹 4.0이 온다 - AI와 블록체인이 만드는 디지털경제
송민택 외 지음 / 이콘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AI 인공지능의 발달로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챗GPT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고,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인간만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많은 부분에

인공지능 기술이 녹아들면서,

AI에 대체되는 직업이

점점 늘어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얘기를 나누던 중

초등학생인 조카가 말했다.

"AI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으면

오히려 안 좋은 거 아니야?

그러면 AI 기술 개발을 안 하면 되지 않아?"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곧 새로운 기술 앞에서

두려움이나 불안감 때문에 망설이다가

뒤늦게 뛰어들었던 과거의 경험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의 기술 발전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이 깊어졌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가정에서 인터넷 사용은 흔치 않았다.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같은

PC 통신을 거쳐

고등학생 때 광통신망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웹 시대가 열렸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웹 1.0은 정보 제공 중심의

일방향적 인터넷이었다.

이후 다모임,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는

웹 2.0 시대가 열렸다.


이 즈음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IT업계에서 변화를 빠르게 읽어간다 자신했지만,

어느덧 블록체인 기반 신뢰 구조의

웹 3.0 시대에 들어가자

'무슨 얘긴지 하나도 모르겠네' 하고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이제는 웹 4.0의 시대라고 한다.

AI가 사고하고 블록체인이 신뢰를 보증하며,

데이터가 가치가 되는 시대다.

사회, 경제, 정치,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막막해졌다.


그때 만난 책이 《웹 4.0이 온다》이다.

저자들은 웹 3.0이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는 시선이 있지만,

웹 4.0으로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이것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현실이라 말한다.


책은 판단과 결정까지 수행하는 AI,

거래와 데이터의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경제적 가치로 전환된 데이터라는 세 가지 개념을

웹 4.0의 핵심 주축으로 제시한다.


인간의 선택보다 알고리즘과 시스템이

경제와 사회 운영을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진다.

이를 먼저 이해하고 대응하는 자만이

새로운 규칙을 선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앞서 조카가 말에 웃었지만,

사실 나 역시도 빠른 기술 발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책이 던지는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고,

다음 변화 앞에서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크게 다가왔다.


책은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금융 · 비즈니스 질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프라이버시와 신원관리 등 낯선 개념을 짚어가며

디지털 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다.


혁신이 제도로 뿌리내리는 과정에서는

글로벌 규제, 정부와 기업의 실험,

개인의 선택이 어떤 미래를 만들지 물으며

다가올 흐름을 읽어내는 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은 단순 전망에 그치지 않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개인과 기업,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며,

변화와 새로운 규칙에 다가갈 용기를 준다.


아직 그 정의와 변화의 모습이

명확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먼저 들어선 사람이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선점할 때,

뒤따르는 사람이 아닌

선도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경각심을 일깨운다.


또한 발전하는 기술의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국가별로 다른 규제와

사회·정치적 제도의 필요성도 함께 다룬다.


확정할 수 없는 미래이기에

가능성을 읽고 대비하되,

두려움이나 맹목적 낙관이 아닌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제안한다.


AI 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라 생각했지만,

책은 웹 4.0 시대를 조명하며

앞으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안내서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AI 툴을 쓰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을 이해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으로

커리어 성장을 이뤄야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1970년 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판사가
'기왕 버린 몸이니 오히려 짝을 지어줘
백년해로 시키자'라며 양가 부모를 설득해
성폭행범과의 결혼을 제안했다.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 보호할 수 있다'라며
피해당한 여성을 '문란한 여성'으로 지목했고,
당시만 하더라도 성범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에 해당되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로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것.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그때에는 당연했던 인식이자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삶이란
위와 같은 범죄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은 억압과 차별로 피해를 받았을지
쉬이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었기에
그 일들은 모두 과거의 일이라고,
지금은 다르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종교, 사회, 정치가 여성에게 가하는 잔혹함은
지구 한편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성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거나
그 과정에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하고,
그들을 남성과 동등한 존재가 아닌
단순한 하위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그 대표적인 나라로 인도를 손꼽는다.
여자 혼자서 인도를 여행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여성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는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1970년 보다 더 하다.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약자인 여성, 불가촉천민인, 노동 계급과 같이
억압받는 계층을 향한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반다야 사히티야'라는 저항문학 운동으로,
문학이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카스트 제도와 가부장제, 위선적 전통과 관행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글로 담아
고통을 겪은 이들이 스스로 이야기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이자
인도 여성 작가인 마누 무슈타크의
단편소설 모음집 《하트 램프》는
여성을 둘러싼 자국 내 다양한 일상적 사건과
본인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괴로움,
무력한 삶에 대해 조명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지만
종교, 사회, 정치 아래에서 핍박받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없을 평생의 사랑을 속삭였지만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앞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새 아내를 들이는 남편,
딸만 내리 셋을 낳은 아내를 버리고
새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편,
어머니를 무시하는 아내를 탓하지만
그에 대한 복수로 어머니의 의사도 묻지 않고
어머니의 재혼을 결정해 버리는 아들,
바람난 남편을 떠나 친정으로 돌아온 딸을
다시 집으로 되돌려 보내며
남편을 이해하고 기다리라 말하는 친정 부모,
남편의 바람대로 아들을 낳고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지만
그저 자신과 같은 종신 포로를
창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여자.

각각의 주인공들은 종교와 사회,
그리고 남자들에 의해
자신의 주체성, 존재를 부정 당하고
자신의 의사를 짓밟히며 괴로워한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순응하고,
어떤 이는 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며,
또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거는 등
이 상황을 각자의 방식으로 마주한다.

남자는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거나,
아이를 낳느라 아름다움을 잃은 여자들을
외면하고 쉽게 버리기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에게
그저 자신의 욕망을 투여해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걷게 한다.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 번 이혼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헤어질 수 있으며,
외도에 대해서도 신의 이름 아래
그를 충족시키지 못한 불완전한 존재인
아내의 잘못으로 규정된다.

이것은 지어낸 이야기인 픽션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현실인 이야기로
읽는 이들에게 여성이 겪는 억압과 불평등을
때로 날카롭고 아프게,
어떤 장면에서는 블랙코미디처럼 우습게
이 날것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마주하며
같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애달픔,
그리고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의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약자에 대한 불평등,
여성에게 얹어진 비뚤어진 시선은 물론
그들을 깎아내려 우습고 천하게 만들며
그 위에 군림하고 속박하려는
사회와 남성들의 비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일이 아니니까,
내가 겪지 않은 일이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소설 속 궁지에 몰린 여성들을 바라보며
언젠가 나도 그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를 쉬이 외면할 수 없었던 다른 여성처럼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로 느끼게 되었다.

책과 영화로 발표되며 남성들 사이에서
이 모든 일이 한 여자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지나치고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했던
<82년생 김지영>과 같이,
현지에서도 해석과 의견이 분분한 이 작품 역시
여성과 남성, 세대와 종교 등에 따라
분명 다른 시선으로 읽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실제로 체감했던,
그들이 마주한 세상은 결코
소설보다 만만치 않았을 것임을,
되려 더 한 경험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소설의 이름을 하고 있지만
르포르타주처럼 느껴지는 글이었다.

책을 읽는 이들이 그저 누군가의 참상,
특정 종교나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게 가혹하게 얹어진 이 현실이
우리 사회에도 유효한 것임을 깨닫고
비단 타국의 여성이 아닌
내가 속한 사회,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내 어머니, 누이, 아내나 여자친구 등
가까이에 있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시선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억압과 복종에도 굴하지 않고,
남성들을 향한 저항의 목소리로
수탉을 저주하던 용기,
교육을 받고 학위를 따낸 스스로를
남편보다 낮추고 싶어 하지 않던 그녀들처럼
이 책의 문장들이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