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컨닝페이퍼
박종경 지음 / 토네이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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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토네이도 소용도리 2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그리고 평균수명 약 80세의 인생에서

이왕이면 다른 사람보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모두에게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아등바등 애쓰며 살아도

제자리걸음으로 지지부진한 삶.


일확천금까지는 아니어도

돈 없고 빽 없는 일반인들에게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인생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정답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

1%의 승자만이 아는 인생 지름길

일명 '컨닝페이퍼'가 있으면

좀 다르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 책 《인생의 컨닝페이퍼》는

10년 넘게 변호사로 일하며

탁월한 성공과 부를 이룬 다양한 인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접한 박종경 변호사가 써낸

인생철학과 노하우를 담아낸 책으로,

매일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는

젊은 층에게 제시하는

명료한 인생 통찰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돈, 사람, 결혼, 일, 꿈, 마인드에 대한

성공 로드맵을 담았다.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이론이나 성공 공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경험'을 담아낸 실감 나는 사례들은

금방 글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돈을 좇지 말고 태도를 바꾸라는

고상하지만 흐릿한 이론이 아니라

돈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고

'돈은 많을수록 좋다'는 솔직한 명제 아래

'더 열심히 살아라'가 아닌

'어떻게 다르게 살아야 할지'를

콕콕 짚어주는 실질적인 메시지가

더 마음 깊이 와닿았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나 성공 처세를 담아낸 책들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돈을 쉽게 벌 수 있다'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자산 축적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절제력, 지적 능력, 사고력의 총체적 결과이며

소비습관과 경제관념은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고

20대에 형성된 소비 패턴은 평생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


돈과 관련된 우리의 잘못된 인식부터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지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바꿔갈 수 있도록

'성공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다.


직접 벌어보고 관리해 봐야 가치를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노동과 돈, 저축의 관계를

체험하며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

그리고 무엇보다 공짜로 주어지는

누군가에게 무상으로 받는 '지원'은

돈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길러주지 않기에

우리가 주체적으로 경험하고 쌓아야 한다는

'행동'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해 주었다.


성공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어떤 사람을 멀리하고

어떤 사람을 가까이할 것인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환경(주변 사람, 배우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점검하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쉽게 시작하지 않고 '평생'의 관점으로

내 삶과 직업적 사명을 연결하며,

'워라밸'이라는 요즘의 추구에 대해서도

'남보다 적게 일하며, 혹은 남들만큼 일하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따끔한 질책으로

어떻게 노력하고 성장할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보다 성공한 사람, 멘토에게

끊임없이 배우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라는

배움의 중요성,

학업과 진로에 대한 첫 방향성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메시지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2030 청년들에게

동기부여는 물론 행동에 자극을 주리라 생각된다.


보통 '성공하는 삶'을 꿈꾸면서도

막상 나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스스로를 바꾸기보다

오직 '쉽게 돈 버는 방법'같은 요행을 꿈꾼다.


하지만 박종경 변호사는

그가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먼저 스스로의 재능과 능력을 명확히 파악하고

세상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근거 없는 낙관은 버리고,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노력해야만 한다고,

나의 삶에 집중하고 기회를 잡는 용기가

있어야만 한다는 조언은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근성과 끈기의 자극이기도,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의 제시이기도 했다.


지금 나의 위치에 관계없이

그저 '마인드'만 바꾸면 된다 이야기하는

뻔하고 진부한 성공 공식이 아니라


따끔하게 나의 현실을 직시하고

안일한 나의 노력을,

딱 '남들만큼만' 하면서 더 많이 가지려는

우리의 욕심을 꼬집어주기도 해서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혼자 해답을 찾느라 헤매지 말고,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삶에서 발견한

공통된 흐름을 이해하며

시간을 아끼고 시행착오를 줄이게 해주는

그의 직관적인 메시지는

그 어떤 책보다 가장 명확한 인생 조언이자

성공을 향한 인생 가이드라 생각된다.


타인의 성공을 쫓기 이전에

나의 삶과 노력하는 방식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기회의 문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문을 여는 방식은 분명히 존재하며

그 방식을 아는 사람들은 길을 돌아가지 않는다.


노력에도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마냥 '열심히만' 살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삶의 좌표를 찾아

성공한 사람들이 선택했던 길을 따라

마냥 어리고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영리하게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가 찾아낸 지름길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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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3 - 언제나 그 자리에 오늘의 인생 3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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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주어져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오늘'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 시간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그 시기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나라의 빗장을 걸어 잠갔고,

서로 맞닿아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은

각자의 집과 방 안에서 '홀로'의 시간을 보냈다.


봄이면 탄성이 절로 내리던 벚꽃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여름이면 바다와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가까운 지인과 식당이나 카페에

마주 앉아 오래도록 이야기 나누던

작은 즐거움이 모두 금지가 되었다.


결혼식에서도 신랑, 신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친척끼리 모이던 명절도

쓸쓸하고 조용하게만 지나갔다.


이런 시간을 겪으며 새삼스럽게

그동안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당연한 듯 흘려보내던 '오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감각하지 못했던

그 행복을 실감하면서

과연 '별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되찾을 수 있을까 두려워지기도 했다.


지금이야 팬데믹이 해제되고

다시 원래의 일상을 되찾아

다시 '오늘의 소중함'이 흐릿해졌지만

이따금 그때를 생각해 보면

이 감각은 금세 되살아난다.


엇비슷한 매일이 지루해지던 요즘,

평범한 일상 속 반짝이는 순간을 캐치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 3》를 통해

오늘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다.


《오늘의 인생 3 : 언제나 그 자리에》는

2017년부터 작가가 꾸준하게 그려온

〈오늘의 인생 시리즈〉 가운데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이야기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서로의 표정을 짐작할 수 없고

집합 제한으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던

팬데믹 시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낸

작가의 '오늘' 일상을 담았다.


마땅히 누려야 할 계절의 변화,

풍경의 아름다움이나 산책의 즐거움,

타인과 어우러져 '함께'하는 삶을

모두 금지당한 현실 속에서

때로는 속상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런 '단절' 속에서 되려

강하게 '오늘을 감각하는 법'을 깨달으며

나름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

매일을 충만하게 만끽하고 영위하는

단단한 발걸음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오늘의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조금은 천하태평한 말 같지만

'잃어버린 것을 헤아리지 않고

기대도 절망도 없이 오늘을 산다'는

작가의 매일을 살아가는 방식은

특유의 유유자적한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로 인해 '오히려 좋은 하루'를

엿볼 수 있게 해 주었고,


나를 위한 간식을 사다 냉동실에 넣어두거나

몸무게가 늘어 좌절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작은 즐거움'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옷 정리를 하며 옷과 옷 사이에 생긴

틈으로도 안정감을 느낀 날,

청소하면서 상쾌함을 느꼈던 날,

바람을 맞서고 서있는 사람을 보며

그 마음이 이해되던 날처럼


매일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를

잘 살아내고 감각하며 저장하는

마스다 미리 식 '오늘을 대하는 태도'는

꼭 대단한 일을 해내지 않은 하루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하루도

충분히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쳇바퀴 돌듯 사는 삶'에 지친 마음에

위로의 메시지로 다가오기도 했다.


여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오늘에 감사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매일을 즐겁고 충만하게 만끽하는

일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는 마법을,

나 역시 그렇게 살아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만의 방향과 속도, 방식으로 살아낸

오늘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것이 만들어낸 힘으로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믿음,

그 기대가 또 '오늘'을 살아갈 힘을 준다.


이제는 다시 원래의 일상을 찾았지만

조금은 나태하게만 느껴지는,

특별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느끼는

요즘의 마음에 꼭 필요한 독서였다.


'매일 사는 게 똑같지 뭐' 하며

그냥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오늘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환기시켜줄 수 있는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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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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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이야 '시골 할머니 댁'이라는

표현이 드물 정도로

외가와 친가가 가까이 있는 집이 많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방학이면

'할머니 댁에 다녀왔어'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익숙한 아파트 단지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는

시골만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풍경,

공부나 학원에 얽매이지 않고

무엇이든 괜찮다고 보듬어주는

인자한 할머니 댁에서의 시간은

나에게도 오래 마음에 남는 추억이기도 하다.


오가와 이토의 소설 《패밀리 트리》,

주인공인 류세이에게도

여름방학은 그런 추억의 시간이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소도시

호타카에서 자란 그는,

여름방학이면 외가로 찾아오는 소녀

릴리와의 시간을 항상 기다리곤 한다.


누나, 릴리와 함께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고이지 여관의 한 방을 차지하며

함께 풀숲을 뛰놀고 모험을 하며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그 시간은

엇비슷한 매일의 속에서

'살아갈 힘을 주는' 유일한 계절이 된다.


가을도, 겨울도, 봄도

아무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그저 여름의 기억만이 마음에 남아

환하고 선명하게 빛난 것.


그렇게 몇 번의 여름을 반복하며

그는 함께 뛰놀던 '친구' 릴리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쑥쑥 자라는 몸 만큼이나

서로에게 어색함을 느끼는 시간이지만

여전히 '함께하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우연히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누군가 상자에 담아 버린 그 개를 발견하곤

그들은 '바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는

함께 정성을 다해 돌보고 마음을 쏟는다.


류에게 목숨만큼, 아니 그 이상 소중해진

강아지 바다와의 시간은

그를 이만큼 더 성숙하고 성장하게 만들고,

'내년 여름에 다시 바다를 만나러 온다'는

릴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남은 세 계절을 함께하며

대자연의 생명력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사고,

그로 인해 뼈아픈 이별을 겪은 류는

더 이상 맑은 소년이 아닌

세상에 대한 절망과 누군가에 대한 미움,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조금은 비뚤어지게 되며

가족의 곁을 떠나 점차 어른으로 자란다.


그렇게 그들이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그동안 류세이가 몰랐던

가족의 특별한 비밀이 드러나고,

사건 이후 제각각의 모습으로 흘러가는

그들의 인생 서사는

여기저기로 가지를 뻗는 커다란 나무처럼

아예 다른 삶인 듯 하나로 이어져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예측할 수 없이 부딪치는 관계,

때로 갈등하지만

다시 화해하고 뭉쳐지는 과정 속에서

하나의 나무 아래 새로운 가지를 만들어내듯

쑥쑥 자라는 이 가족의 연대기는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관계의 변화,

경험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어두운 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삶의 의미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주인공인 류와 릴리의 이야기를 넘어

그들을 둘러싼 가족 모두 이야기이자,

이를 읽는 이에게는

'나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목숨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아끼는 존재를 잃은 사고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그렇지만 이런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인 채 다른 가족과 거리를 둔

류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런 그를 따스히 안아준 할머니,

그리고 거리를 두고 있지만

떠나지 않고 곁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가족들의 사랑은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은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렇게 나는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어주었다.


한 사람의 인생 흐름을 따라

그가 만들어내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각자 다른 잎, 가지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패밀리 트리'가

있음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었고


힘겹고 흔들리며,

서로 갈등하는 순간도 있지만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혈연이라는 테두리로

여전히 서로가 연결되어 있기에,

그에게서 받은 힘으로 인생의 발걸음을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다는 믿음이

때로 힘겨운 일이 있더라도 견딜 수 있는

든든한 용기를 만들어주리라 기대된다.


끝없이 자애로운 사랑을 베풀어 준

기쿠 할머니의 인생,

그 아래로 세대를 거듭하며

조금씩 영혼을 물려받은 류와 릴리.


이들의 이야기는

혼자 세상에 뚝 떨어진 것 같지만

이 세상은 혼자 태어날 수도,

살아갈 수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가 연결된 존재라는 상냥한 메시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은 물론 '살아있음'을

실감하게 해주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다.


릴리와 류가 그려냈듯,

우리 집의 '패밀리 트리'를 그려보며

내 뿌리와 시작을,

그리고 내가 이어 만들게 될 미래를

꿈꾸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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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 1인분의 육아와 살림 노동 사이 여전히 나인 것들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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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따금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

혹은 SNS에 올라오는 육아 영상 속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며

모든 일상과 생활의 중심을

아이에게 두고 살아가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 역시 부모의 희생 아래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보듬어준 노력의 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되었거늘,

왜 엄마라는 존재는

늘 자식에게 희생해야만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은

언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너무 육아에 치여서 현실이 버거우니

조금은 잿빛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아

기분전환하러 어디 같이 갈래,

하는 말을 꺼내 보아도

"애들은 어떻게 하고, 신경 쓰여서 안돼"

하며 한 번도 속시원히 그러자 하질 않는다.


이따금 아이들 일로 부탁을 하거나

혹은 양해를 구해야 할 때면

언니는 엄마나 우리를 비롯한 친정가족,

혹은 아이들을 지도해 주는 선생님이나

때로 아이들의 친구 가정에도

연신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세로 굽실인다.


엄마가 되는 시간이란 뭘까,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것이

여성에게 가져오는 변화에는

과연 긍정적인 것이 있기는 할까?

더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결혼은 별로 자신이 없네,

출산은 더더욱 엄두가 안 나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고독의 시간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더듬더듬 찾아가

진정한 자립을 이뤄낸

김수민 아나운서의 책

《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를 보며

여전히 '나'로 살아가고 싶지만

그럴 엄두가 나지 않을

이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을

조금은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만 21세에 SBS 역대 최연소 아나운서,

한예종 조형예술학과 졸업이라는

대단한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빛나지만

커리어에서 어떤 의미 있는 결과를

이뤄내기도 전에 그녀는 결혼을 택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그녀의 이름을 검색하면

'검사♥ 김수민 아나운서'로

결혼을 통해 얻게 된 타이틀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는 20대의 나이에

두 아이를 출산했다는 내용이 뒤따른다.


꽃 같은 나이에,

아직 무언가 많이 하고 싶을 그 시기에

덜컥 결혼을 결심하고 출산을 한

그녀의 삶이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 좋은데 시집갔으니까 된 건가'

혹은 '이제 방송인이나 인플루언서로

편하게 살려는 건가'하면서

커리어에서 이만큼 멀어져

어쩐지 어딘가에 안주하고 기대는 듯한

그녀의 선택이 마냥 곱게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그녀가 미국에 있는 로스쿨에 합격했으며

변호사를 준비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제 '결혼과 육아'로만 채워질 거라고,

더 이상 그녀의 커리어에 발전은 없을 거라

단정 지었던 그 시간들 속에서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만의 속도로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더듬더듬 손을 뻗어 찾았고

그걸 이뤄내기 위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정적인 행복에서 나와 한걸음 내디뎠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나를 대충 사랑하면서 지내고 싶지 않은,

어쩌면 그만큼 자신을 아끼고

나를 우선시하고자 했던 그녀의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서야 비로소

그녀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어떤 과정으로, 어떤 마음으로

'나를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또 유지하게 되었는지,

이 책 안에 나를 내심 불편하게 했던

결혼 · 출산 · 육아를 외면하게 한

원인과 해결책이 담겨있을 것 같아

조금은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책의 서두에서는 여느 엄마가 그렇듯,

아이를 낳고 키우며 현실적으로 부딪힌

한계와 어려움에 대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출산이라는 숭고함도 물론 있지만

때로는 초라하고 서글프게 하는

육아의 민낯은 비단 그녀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언니가, 모든 기혼여성이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을 일이었다.


아무리 해도 인정받을 수 없고,

대신할 수도 없는 그 현실 속에서

커리어나 존엄성, 정체성 같은 건

균형을 이룰 수 없는 평행의 개념처럼

마음을 답답하게만 했다.


하지만 육아전쟁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남편으로 인해

가부장적인 한계 속에서도

사랑과 선한 마음을 깊이 느끼며

가족이라는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고,


아이가 새로운 표준시가 되었고

모든 것의 중심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에 너무 과몰입하지 않고,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나다'라는 감각을,

후회할 수 없는 삶을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러 차례 로스쿨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육아와 병행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엄마'로서의 타이틀뿐 만 아니라

'나는 언제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으며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무수히 많은 자신을 마주한 끝에

쟁취한 꿈같은 결말은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가능성'조차

꿈꾸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할 수 있다'는 좋은 동기부여로,


그로 인해 나를 포기하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조금은 달라진 사회를 만드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모성애, 엄마의 희생.

그것이 숭고하고 고맙다 생각하면서도

'그러고 싶지 않다' 혹은

그런 모습을 은연중에 강요하는 사회에

소심한 반항처럼 불편하다는 생각만 했다.


나를 포기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는데

어쩌면 나 역시 결혼과 출산, 육아 앞에서

'엄마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결론 내리고

'아무것도 더 할 수 없다'

단정 지었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혹은 통과한 수많은 여성들에게

그 너머의 무수한 나를

그냥 지나쳐버리지 말자고,

포기하지 말고 타협하지 않고 쟁취하자며

그리고 그 삶을 사랑하는 용기를 내자는

똑 부러진 말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이

후회 없는 삶으로 이끌어주는

따스한 손길, 어루만짐이 될 것 같다.


자식들을 다 키운 뒤에도

가끔은 여전히 망설이는 엄마에게도,

'엄마'라는 타이틀만을 남기고

많은 것들을 스스로 지워나간

또 포기하고 있는 언니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삶으로 만드는 것,

이 책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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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 어느 30대 캥거루족의 가족과 나 사이 길 찾기
구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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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

아빠가 언젠가 그런 얘기를 했었다.


"미국에서는 18살만 되면 독립한데.

그때부터는 자기가 알아서 집도 구하고

자기 인생 앞가림을 혼자 하는 거야."


우리에게 18살이 되면

독립해야 한다고 한 것도 아닌데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사는 안정적인 삶이

괜히 몇 년 남은 것 같지 않아

두려운 마음에 울컥 동요했던 기억이 난다.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이면

결혼을 해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는 게

아무리 사회가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보편적인 인생의 모습으로 비친다.


직장 생활을 4-5년 즈음하면

만나던 연인과 자연스레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며

평범한 또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내며

부모와 같은 삶을 이어가는 게

당연한 이치이자 '약속된 룰' 같았다.


하지만, 막상 내 인생은 그렇게

'보편적'인 모양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20대를 지나치게 되었고

그러고 나니 맞이한 30대에서는

그동안 '정신없이 직장만 다니느라'

쫓지 못했던 자유랄까, 기분을 만끽하느라

그리고 나 하나 앞가림하기 바쁜 와중에

누구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오롯이 몫을 하는 한 사람으로 키워낸다는 건

너무도 벅찬 과업처럼 느껴졌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쭉 이어지던 부모님의 '결혼 잔소리'에도

내 인생인데 왜 본인들 입장에서 생각하며

결혼을 강요할까 싶어 서운했고,

아직은 '혼자'가 좋은 내 마음을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때때로 부딪쳤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지금,

여전히 나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부모님과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10대 후반부터 살기 시작한 지금 집에서,

그때 쓰던 방에서 여전히 지내며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아이처럼 지낸다.


요즘은 독립하지 않는 청년들을 두고

'캥거루족'이라 부르면서

부모에게 기대어 어쩌면 기생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금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마냥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덧 성숙한 어른이 된 나와

그리고 이제는 조금 나이가 든 부모가

'육아'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동행하는 지금의 삶도

나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나만 이렇게 부모님의 만들어 놓은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사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하던 찰나


웹툰 작가이자 수필가인 구희 작가의 신작,

《독립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만나볼 수 있었다.


책은 구희 작가와 동생, 엄마와 아빠

4인 가족의 '구씨 집안 이야기'를 다룬다.


만화 형식으로 그려낸 이 책에는

장성한 다 큰 딸들을 챙기느라

진정한 '독립'이나 '자유'를 미뤄둔

엄마 아빠의 안쓰러움을 느낄 수도,

그 와중에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나

다정한 가족의 풍경 속에서

꼭 '모두에게 일반적인 형태의 가정'이 아니어도

제법 따습고 평온한 이 가족의 모습에서

'우리 집과 비슷하다'는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가끔 부모님과 다툼이 있어 투닥거리거나,

엄마와 아빠의 스타일, 그들의 편의대로

이렇게 저렇게 꾸려진 집 안에서

'나는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살고 싶은데…'하는

상상 속에 빠졌던 지난날이 오버랩 되며

그러면서도 '독립은 만만치 않아'하고

생각으로만 멈추고

현실에서는 여전히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모님이 만들어둔 안전한 테두리 안에

안주하는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요즘은 쉽게 '독립'을 꿈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부모님 세대에도 '내 집 마련'이

평생의 숙원사업 같은 거였다지만,

요즘은 대출 없이는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 얻기도 하늘에 별 따기요,

생활비나 물가를 생각하면 내가 번 돈을

전부 집에 쏟아붓는다고 해도 녹록지 않으니

이렇게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게 아닐까.


그렇기에 집을 구하고 생활을 하는

비용을 만들어낼 엄두는 나지 않고,

하고 싶은 일, 만끽하고 싶은 것들이

인생의 우선순위가 되면서

자꾸만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한다.

평생 일해도 내 집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데,

과연 연애와 결혼, 출산은 가능한 걸까

그런 고민이 오히려 현실적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다정한 부모님,

끈끈한 가족끼리의 결속이나

서로를 보듬어 챙기는 우리의 매일 속에서

누구에게나 '독립'은 필요하지만 우리는 누구도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지금 이대로도 좋아, 하면서도

때로 힘들지만 독립한 개체로서

홀로서기든 결혼해 누군가와 함께하며

인생의 발걸음을 더해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만 너무 멈춰있는 걸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런 걱정의 마음까지도

나만의 고민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어 좋았고,

그런 안정적이고 행복한(때로 투닥여도)

삶 속에서 차근차근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세상, 진짜 '독립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참 안락하고 안온하다.

하지만 때때로 답답한 벽이고

나를 옥죄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그 양가의 복잡한 다면의 감정 속에서

이만큼씩 성장하고 서로를 헤아리는

구씨 가족의 삶을 바라보며

'나라는 존재'가 꿈꾸는 독립은 무엇인지


내가 지금 만끽하고 있는 이 따스함,

가족과의 결속이 주는 감사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마냥 독립을 부추기는 것도,

현실이 퍽퍽하니 언제까지고 부모님과 함께

마냥 지금처럼 살겠다는 것도 아닌

그저 지금에 감사하고 가족과의 사랑을 만끽하면서도

스스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그 다짐만으로도 이미 독립된 개체로서

성장을 향해 다가간다는 메시지,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충만한 사랑과

따스한 보살핌 아래

하루하루 의미 있게 살아간다면

가족과 나 사이 진정한 '독립'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다는 잔잔한 깨우침은

'나는 멈춰있는 사람' 혹은

'독립적이지 못한 사람'이라는 작은 마음에

조금은 용기를 가지게 해 주었다.


독립을 꿈꾸는 사람에게도,

언제 까지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은

수많은 캥거루족에게도

앞으로의 내 삶을 위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독립적인 삶'의 모습을 깨우치기 위해

한 번쯤 펼쳐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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