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3 - 언제나 그 자리에 오늘의 인생 3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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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주어져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오늘'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 시간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그 시기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나라의 빗장을 걸어 잠갔고,

서로 맞닿아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은

각자의 집과 방 안에서 '홀로'의 시간을 보냈다.


봄이면 탄성이 절로 내리던 벚꽃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여름이면 바다와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가까운 지인과 식당이나 카페에

마주 앉아 오래도록 이야기 나누던

작은 즐거움이 모두 금지가 되었다.


결혼식에서도 신랑, 신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친척끼리 모이던 명절도

쓸쓸하고 조용하게만 지나갔다.


이런 시간을 겪으며 새삼스럽게

그동안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당연한 듯 흘려보내던 '오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감각하지 못했던

그 행복을 실감하면서

과연 '별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되찾을 수 있을까 두려워지기도 했다.


지금이야 팬데믹이 해제되고

다시 원래의 일상을 되찾아

다시 '오늘의 소중함'이 흐릿해졌지만

이따금 그때를 생각해 보면

이 감각은 금세 되살아난다.


엇비슷한 매일이 지루해지던 요즘,

평범한 일상 속 반짝이는 순간을 캐치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 3》를 통해

오늘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다.


《오늘의 인생 3 : 언제나 그 자리에》는

2017년부터 작가가 꾸준하게 그려온

〈오늘의 인생 시리즈〉 가운데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이야기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서로의 표정을 짐작할 수 없고

집합 제한으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던

팬데믹 시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낸

작가의 '오늘' 일상을 담았다.


마땅히 누려야 할 계절의 변화,

풍경의 아름다움이나 산책의 즐거움,

타인과 어우러져 '함께'하는 삶을

모두 금지당한 현실 속에서

때로는 속상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런 '단절' 속에서 되려

강하게 '오늘을 감각하는 법'을 깨달으며

나름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

매일을 충만하게 만끽하고 영위하는

단단한 발걸음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오늘의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조금은 천하태평한 말 같지만

'잃어버린 것을 헤아리지 않고

기대도 절망도 없이 오늘을 산다'는

작가의 매일을 살아가는 방식은

특유의 유유자적한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로 인해 '오히려 좋은 하루'를

엿볼 수 있게 해 주었고,


나를 위한 간식을 사다 냉동실에 넣어두거나

몸무게가 늘어 좌절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작은 즐거움'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옷 정리를 하며 옷과 옷 사이에 생긴

틈으로도 안정감을 느낀 날,

청소하면서 상쾌함을 느꼈던 날,

바람을 맞서고 서있는 사람을 보며

그 마음이 이해되던 날처럼


매일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를

잘 살아내고 감각하며 저장하는

마스다 미리 식 '오늘을 대하는 태도'는

꼭 대단한 일을 해내지 않은 하루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하루도

충분히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쳇바퀴 돌듯 사는 삶'에 지친 마음에

위로의 메시지로 다가오기도 했다.


여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오늘에 감사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매일을 즐겁고 충만하게 만끽하는

일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는 마법을,

나 역시 그렇게 살아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만의 방향과 속도, 방식으로 살아낸

오늘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것이 만들어낸 힘으로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믿음,

그 기대가 또 '오늘'을 살아갈 힘을 준다.


이제는 다시 원래의 일상을 찾았지만

조금은 나태하게만 느껴지는,

특별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느끼는

요즘의 마음에 꼭 필요한 독서였다.


'매일 사는 게 똑같지 뭐' 하며

그냥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오늘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환기시켜줄 수 있는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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