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나이 드는 법 - 질병과 노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스탠퍼드대 에이징 혁명
임영빈 지음 / 토네이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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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제 신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게 나왔어요'라며

생활습관이나 운동방법 등을 소개하는 모습을

왕왕 볼 수 있다.


인류의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늘어나며

오래 사는 장수보다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

천천히 나이 드는 저속노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0대 중반을 넘어선 부모님을 보면서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매일 운동을 하기에 건강을 자부하던 아빠만 해도

체구가 많이 작아지고 다리는 가늘어졌으며

관절염 같은 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엄마 역시 걷기 운동도 열심히 하고

스쿼트며 플랭크 자세도 꾸준히 하지만

밤이면 종아리가 붓거나 쥐가 나서 잠을 설치기도 하고

건강검진에서는 골다공증 초기라며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기도 하는 등

노화에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을까?

가는 세월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지만

수명이 다할 때까지 건강 문제로

고심하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 커진다.


이런 고민과 맞물려 찾게 된

이 책 《천천히 나이 드는 법》은

스탠퍼드대 노년내과 전문의 임영빈 원장이 말하는

식습관, 운동, 수면, 피부관리 등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저속노화 실천법을 담았다.


이제 인생의 반환점에 가까워지는 나에게도,

다가오는 노년을 앞둔 엄마 아빠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들을 담았기에 금세 집중해서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하루 1%의 습관만 바꿔도 10년은 더 젊게 살수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마냥 어렵게만 느껴져 외면하던 지난 시간을

되짚고 반성하기에 충분했다.


저자는 흡연, 음주, 과도한 체지방이나

높은 염증 수치, 당뇨와 같은

우리 몸에 가속노화를 유발하는 대부분의 요인이

'만성 염증'과 연결되어 있다 강조한다.


만성 염증이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채 미세하게 지속되면서

만성적으로 신체 곳곳에 손상을 일으키는 상태로,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새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는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와 조직 기능의 약화는 물론

몸을 서서히 늙고 쇠약하게 만들기에

노화를 막는 생활법을 실천하기 이전에

내 몸에 염증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과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

저속노화로 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라면이나 과자, 인스턴트 음식 같은

가공음식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니

꾸준히 운동이 중요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혈당 스파이크나

운동 부족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었는데


이런 증상이 일어나는 동안

내 몸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어떤 질병을 가져오고 얼마나 노화가 가속화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식단 관리, 운동, 수면 등 생활습관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가장 흥미 있게 읽은 부분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가장 큰 자산임을 알려주는

4장 〈근육 자산을 기르는 습관〉 이었다.


근감소증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부모님에게서 보이는 증상과 꼭 맞는

'엉덩이 기억상실증'에 대한 설명은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왜 허리가 아프지, 왜 종아리가 당기지'하는

물음표에 적절한 답이 되었고,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막상 질긴 고기의 식감으로 섭취를 꺼리거나

치아 건강으로 염려가 많은 걱정에 대해서도

동그랑땡이나 새우, 계란, 두부를 활용한 메뉴 등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정보를 알 수도 있어

유익하게 느껴졌다.


이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가속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김치나 요거트 등의 발효 음식의 섭취가

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등

장수하는 사람들의 식단을 통해

현재 우리의 식탁에서 개선하거나

추가해야 할 부분을 깨우칠 수 있었고


모든 건강 습관의 기초에는 수면관리가 중요하며

영양제 형태로 먹기도 하는 멜라토닌과

아데노신을 생활 속에서 조절하는 방법,

빛과 어둠을 활용해 적절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팁,

보습이나 자외선 차단, 주름에 대처하는

피부관리 일상 루틴까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모님 세대의 고민에 대해

마음을 읽는 듯한 눈높이 해결책은

어렵지 않지만 중요한 본질을 꿰뚫기에

더 실용적으로 와닿았다.


책을 펼치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에게 공감을 일으키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을까 싶었다.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하며 펼친 책이지만

오히려 건강은 아직 가지고 있을 때

더 일찍 준비하고 시작할수록 좋기에

앞으로 다가올 중, 장, 노년의 삶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펼쳐본 것이

오히려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앞으로의 생활습관에 대한 동기부여로,

연세가 든 어르신들에게는 앞으로의 건강수명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 말하는 저속노화 루틴을 되새겨

앞으로의 시간을 잘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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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
고켄테쓰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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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바깥에서 끼니를 먹는 날이 많아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집밥이 좋았는데,

퇴사 후에는 집에서 만든 반찬과 밥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집밥의 소중함이 희미해졌다.


매 끼니 엇비슷한 반찬,

아무리 제철 음식으로 신경 써서 만든다고 해도

두세 끼니, 며칠째 같은 반찬을 놓고 먹다 보면

질린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정성이 담긴 음식,

평생을 먹어오며 추억이 쌓이고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음식이건만

이따금 반찬투정하는 어린아이처럼

'오늘은 다른 거 뭐 먹을 것 없나'하면서

배달 앱을 기웃거리기도 하는 걸 보니

이 아이러니한 마음은 나뿐만이 아닐 터.


대부분의 집밥은 여전히 엄마의 손길 아래 만들어지지만

이제 60대 중반에 들어선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이따금 직접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만들곤 한다.

처음엔 '매일 먹는 것과 달라 맛있네'하고

신선한 맛에 즐거워지는 것도 한두 번이지,

금세 재료를 손질하고 불 앞에서 요리하는 노동에 지쳐

'누가 해준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 새삼 평생을 가족들을 위해

집밥과 도시락을 수십 년간 싸온 엄마의 매일은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까 싶다.


이 책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는

가족들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 세상의 모든 '집밥러'들에게

어느 순간부터 얹어진 부담감과 고됨,

집밥의 굴레 속에 괴로워진 마음을

조금은 희석시키고 달래주는 요리 에세이이다.


요리가 힘들어진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물론

집밥을 차리는 사람의 지친 마음을 헤아릴 뿐 아니라

한 번도 집밥을 만들어본 경험 없이

누군가 만든 집밥을 '먹기만'하는 사람에게도

꼭 함께 읽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어릴 때는 불이나 칼, 조리도구가 위험하니까

요리는 당연히 내 몫이 아니었다.

주로 살림을 담당하는 엄마의 손길 아래서

온 식구가 먹을 음식이 척척 만들어졌고,

마냥 '엄마가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어'하는 시기를 넘어

어느 정도 머리알이 큰 뒤로는

'이건 좀 짜네, 이건 좀 질렸어' 하면서

만들지도 않는 음식에 대해 지적질을 하고

투정을 부린 날도 적지 않았다.


여전히 적극적으로 요리에 가담하지는 않지만

어른이 되고 직접 요리를 하고 끼니를 챙겨보며

그 요리의 수고스러움이 얼마나 큰지,

오늘은 뭘 먹을까 메뉴 고민부터 장 보는 것까지

보통 일이 아님을 깨닫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그 순간만의 감정일 뿐,

여전히 집밥은 내 일이 아니라며 외면했던 건 아닐까

그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밖에서 먹는 밥, 조리된 음식을 사 오는 건

건강하지 않고 낭비라는 인식,

직접 만드는 요리만이 건강을 보장하고

애정과 정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요리를 직업으로 삼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매일 같이 이어지는 '집밥'의 굴레에서

즐겁지 않고 때로 불행하고 힘들었다는 고백 아래

우리의 엄마들이 수십 년을 이어온 부엌 분투기가

말로 하지 않았을 뿐 똑같이 힘들었음을

요리가 주는 이상과 현실이 이렇게 달랐음을

부끄럽지만 이제야 알게 되었고,


여전히 이런 고민 아래 있는 수많은 주부, 엄마들에게

집밥을 만들며 가지는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고

고민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며

부담감과 고민 아래 집밥을 미워하고 싫어하게 된

마음까지 헤아리고 토닥여주는 책을 통해

앞으로 내가 집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게 되었다.


풍성한 식탁, 밥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가족들,

그 모습에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엄마의 모습이라는

숭고한 노력과 희생으로 포장되는 집밥이 아니라


요리하는 사람이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부엌에 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며,

부엌 앞에서 그날의 피곤함을 감각하는 모든 이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제안하는 이 따스한 시선은

요리에 지친 당사자뿐 만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음식을 먹기만 하는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할 그리고 깨달아야 할 마음이라 생각된다.


꾹 눌러 담은 밥 한 공기에 갓 만든 따끈한 반찬,

어떤 날에는 급한 마음에 대충 끓여 낸 라면 한 그릇도

허기를 달래기에는 똑같이 충분하고 부족함이 없다.

꼭 힘주어서 온 힘을 다해 만든 요리가 아니라

그럭저럭 적당히 힘을 뺀 음식,

우리의 식탁에 적용할 수 있는 메뉴를 담은 레시피는

'오늘 뭐 먹지'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반가운 해결책이 될 것이다.


매일 잘 해야 한다, 신경 써서 만들어야

'몫을 다했다'는 생각이 비로소 드는 집밥에 대해

부담을 내려놓고 생각을 환기시켜주어 고마운 독서였다.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 끼니에 고민이 많은 언니에게도,

매주 주말이면 일주일 치 반찬을 만드느라

조금은 예민해지는 엄마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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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 해방 - 살찌지 않는 뇌를 만드는 21일 식습관 혁명
저드슨 브루어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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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으며

덩달아 과일·채소식 식단,

간헐적 단식이나 디톡스, 저탄고지 등

수많은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로

집콕 생활이 익숙해지며 먹방의 급부상,

배달음식을 너 나 할 것 없이 찾던 때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먹는 것이라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이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되려 영양 과잉의 시대에는

허기의 이유보다 습관으로 찾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행위,

식욕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다 보니

인위적으로 신체가 배부름을 느끼게 만든다는

위고비 주사가 성행할 정도이니

과연 '식탐 해방'은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

식탐은 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저드슨 브루어가 쓴 《식탐 해방》은

내가 느끼는 배고픔이 실제 허기짐이 아니라

'가짜 식욕'일 수 있다며,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식욕에 대해 재조명하며

식탐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효과적인 길을 제시한다.


그는 위가 비었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식욕인

실제 허기와 상관없이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이나 충동을 '식탐'이라 명명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매운 음식을,

기분이 울적할 때 단 음식을 찾는 것처럼

특정한 감정 상태일 때 음식이 당기는 것,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것,

적당한 양 이상으로 음식을 먹는 것

모든 것이 '식탐 습관'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저 '배고픔'이라 인식했던 식습관이

사실은 식탐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를 개선하고

식습관을 재설정할 수 있을까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는 식습관을 재설정하기에 앞서

음식을 바라볼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습관은 '계기-행동-결과'라는

뇌의 기전을 바탕으로 설정되기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계기)

케이크나 초콜릿을 먹었더니(행동)

기분이 좋아졌다면(결과),

뇌는 단 음식에 좋은 감정을 연결 지으며

비슷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그런 음식으로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당장은 그런 행동으로 기분이 나아지지만

이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은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식습관 회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새롭게 설정한다면

음식에 대한 식탐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식습관 회로의 분석을 위해 그가 강조하는 것은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이다.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졌지만 사실 복잡하지 않다.

뭔가 먹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

그리고 그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먹는 행동을 반복할 때,

쉽지 않겠지만 그 순간에 주의를 기울여

내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들여다보고

먹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인식하는 것.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더욱 명료하게 들을 수 있고,

그런 신호의 수신은 식습관의 주도권을

내가 잡을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는 메시지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건강한 음식만을 먹거나 적게 먹고,

몸을 움직여 운동하며 몸무게나 수치 등을

꾸준하게 측정하고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식탐을 끊는 데 무슨 의지력이 필요하냐는 말이

꽤 충격적인 느낌이랄까.


마음챙김의 대표적인 식사법인

'건포도 수련'을 활용한 음식 음미법,

몸의 감각을 느껴보고 다시 몸과 연결될 바디 스캔,

음식에 대한 갈망이 올 때

스스로 그 갈망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 몸의 신호를 알아채는 갈망의 도구,

음식 갈망에 맞서는 대신에

그 자체를 수용하고 달래는 RAIN 훈련 등은

실제 그가 만난 사례자들의 사연을 통해

'나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고


이 과정에서 음식을 찾는 자신을

미워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그런 스스로를 너그럽게 대하는 '자기친절'로

정서적으로 만족하지 못해 먹고 자책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식탐 문제를

벗어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며

습관일 될 수 있는 책망에서 벗어나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끌어 주었다.


다이어트라 하면

날씬한 몸과 숫자로 나타나는 몸무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나 먹고 싶은 음식을

얼마나 '잘 참는가'의 영역이라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당장 입에 무언가를 먹고 싶어도

참아야지라고 생각했을 뿐,

그 배고픔이 진짜 허기짐인지 어떤 감정 상태가

원인이 되었는지 내 뇌가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볼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식탐의 본질,

내가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상황이 어떤 때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면서

오래된 식습관의 회로를 비로소 알아차리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표는

그저 다이어트가 아니라

개개인이 가진 식사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게 되어

다시 몸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중한 나의 삶과 인생을 해롭게 하고

나를 혐오하고 책망하는 해로운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의 긍정적인 관계로 이끄는 것,

식습관의 변화가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이끌고

결국에는 삶의 변화로 나아가게 한다는

'진짜 건강'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임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독서였다.


어떻게 하면 식탐을 줄일 수 있을까,

21일이라는 시간 안에 혁신적으로

살이 빠지거나 식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유로 접근했던 마음을

본질적인 측면으로 이끌어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마냥 참는 걸로, 덜먹고 운동하는 걸로

식탐을 참으려 했던 지난 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조금은 더 건강하게,

몸이 말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강한 식습관을 실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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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책 - 괴테에서 톨킨까지, 26편의 문학이 그린 세상의 정원들
황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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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정원이 있는 집'하면

누구나 꿈꾸는 드림 하우스의 모습일 것이다.

초록빛 나무와 식물,

아름다운 빛깔의 꽃이 피어있는 정원,

그 풍경이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널찍한 집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부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너른 공간을 할애해 식물이나 꽃 등을

삶에 가까이 다가오게 만드는 정원은

누구에게나 리프레시 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최근 들어 식물 집사라는 말이 꽤 유행이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스스로를 '집사'로 칭하는 것에서 비롯된 말로,

나무나 꽃, 화분 등의 '반려 식물'을 가꾸는 이들이

스스로를 식물 집사라 칭한 것이다.


식물을 재배하거나 가꾸는 가드닝은

그 노동의 강도나 번잡스러움을 떠나

마음 한편에 치유와 재미, 추억 등

다양한 감정을 안겨준다.

그 감동과 재미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하지 못할 터.


여기 정원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있다.

괴테에서 톨킨,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김초엽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배경으로, 혹은 주인공으로

작품에 정원을 등장시킨 26편을 하나로 모아

그 안에 담긴 정원의 의미를 쫓아가며

문학에서 정원을, 정원에서 인간을 읽고자 한

독서 에세이 《정원의 책》이다.


정원과 글쓰기는 얼핏 보면

전혀 관련이 없는 소재인 것 같지만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작업은

'가든 라이팅(garden writing)'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많은 작가들이 해온 일이라고 한다.


식물 재배법이나 기술적인 글은 물론,

정원의 역사나 이론서, 정원 가꾸기에 대한 에세이나

최초의 낙원인 정원이 묘사된 성경과 코란처럼

다양한 종류의 글이 한가득하다.


이 책을 쓴 작가 황주영은 '조금 과장하면

이 세상에 정원과 관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인류의 역사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원의 의미를

예술, 그중에서도 문학 안에서 찾고자 이 책을 썼다.


정원에 대한 정의는 물론,

작품의 배경, 혹은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러 작품들 속 정원을 탐구하며

우리는 왜 정원을 가꾸는가,

혹은 가꾸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실었다.


치유와 사랑, 욕망과 생태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분류한 26개 작품을 읽으며

단순히 꽃과 나무를 모아 심고 가꾸는 것 이상의

'정원을 통해 인간 읽기'라는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확장해나갈 수 있었는데,


시공과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정원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봄으로써

이미 읽어보거나 알고 있는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접근해 새롭게

다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아직 접해보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는

새로운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좋은 자극이 되었다.


정원이 서사의 중심이 되거나

강력한 은유가 되는 작품들을 보며,

마치 좋아하는 '최애' 중심으로

드라마나 영화 같은 극에 몰입하듯

'정원 덕질러'의 주관적 시선이 주는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식물을 돌보는 데는 손이 많이 간다.

물을 주고 햇빛이나 바람을 신경 쓰는 것 외에도

어떤 때에는 가지를 쳐주거나

잘 올라온 싹을 솎아줘야 충분히 자라듯

시간을 들여 살피고 돌봐야 하는 가드닝처럼

얼핏 대단한 의미를 가진 것 같지 않은

정원 배경이 담긴 작품 안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나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겨볼 수 있었다.


각 장에서는 문학작품에 투영된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세분화한다.


1장 〈치유의 정원〉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는

'비밀의 화원'처럼 인간을 자라고 회복시키는

정원의 가치를 담은 작품이 소개되었고


2장 〈사랑의 정원〉을 통해서는

좁은 의미의 성애부터

기억에 대한 그림을 포괄하는

'사랑'을 담은 정원을 소개한다.


완전하고 안온한 세계를 의미하기도,

닿으려 해도 다다를 수 없는 연인을

동시에 은유하는 무대로서의 정원이나

애니메이션으로 그 스토리가 익숙한

'캔디 캔디'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스토리부터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흥미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3장 〈욕망의 정원〉에서는 좀 더 치열하고

또 역동적인 인간사가 투영되었다.

실제 관광지로서도 그 엄청난 규모감과

화려함으로 압도되는 베르사유 정원에 담긴

루이 14세의 공간 통제 욕망을 읽기도,

유혹과 타락의 무대가 된 닫힌 정원과

피와 비명으로 지어진 아우슈비츠 사택의 정원까지

상상의 이야기 속에 펼쳐진 정원의 의미를 넘어

실제 우리의 역사 속 정원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4장 〈생태의 정원〉에서는

기후 위기로 위험에 처한 현대의 인류에게

강력한 울림을 주는 정원이 등장한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땅에 돌려주는

정원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

아직은 먼 미래의 배경이지만

엉망이 된 지구 모퉁이마다 씨앗을 심어

미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일한 국내 작가 작품인 '지구 끝의 온실'까지


문학과 정원이라는 세계를 관통하며

그 안에 담긴 희로애락의 감정은 물론

이를 캐어내 정성스레 가꾼 작가의

'가드닝' 솜씨를 엿볼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읽었음에도

스물여섯 편의 책을 다 읽은 듯

무척이나 길고도 다양한 호흡이었다.


책의 중간마다 들어간 정원 삽화와

각기 다른 매력으로 표현해 낸

정원을 담은 문장들을 통해서

역시, 하며 감탄하게 되는 작가들의 문장력은 물론

푸릇한 정원에 대한 애정, 갈증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참 싱그러운 독서였다.


정원을 소재로 삼은 작품을

그저 모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땅에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것을 두고 지키는 일'

이라는 정원의 의미를 더 확대해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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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아무것도
최제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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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별것 아닌 기분에서 출발해

뭔가 찜찜하고 미심쩍은 기분으로

다시 곱씹게 되는 순간이 있다.


무심히 지나친 순간이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이상했어,

혹은 이상한 점이 하나도 없었지만

마음 한편에 기묘하고 수상한 마음이 남아

이게 현실인지 곱씹으면서 내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헷갈려지기도 하며 말이다.


최제훈 작가의 미발표 짧은 소설

15편을 엮어낸 《아뇨, 아무것도》는

불투명한 틈새로 독자들을 이끌어

다가올 일상에서 자꾸만

작가가 펼쳐놓은 일상의 판타지를

스스로 감지하게 만드는 책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장면들을 담아낸

각각의 단편들 속에는

기묘하고 수상한 기척들이 담겨있어

반전으로 오소소 소름을 돋게 하거나

여운이 남아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수많은 물음표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는데


누구나 매일 쉽게 방문하는 편의점,

아파트 단지 지하 수영장,

회식을 마친 후 한 방향이라

같이 움직이게 된 어색한 동료와의 대화,

친구의 다이어리 같은

보편적인 일상의 조각 사이에

예상치 못한 전개를 집어넣어

긴장감과 미묘한 심리 변화를 유도한다.


각각의 단편들 속 주인공들이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내다가

어느 사건이나 기점을 계기로

내면의 변화를 가지게 되는데

그러한 변화 아래 드러나는 욕망의 본질,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혹은 그저 농담이나 우연인지

가늠할 수 없게 하는 스토리 전개는

짤막한 길이의 문장이지만

흡입력 있게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각각의 작품 사이에 자음 순서의 배치에 따라

중간에 쑥 들어와있는 '작가의 말' 역시

진짜 작가의 작품 후기인지

이 또한 하나의 소설인지 갸우뚱하게 하는

재미 포인트도 있었고


몇 개의 작품을 반복하면서

이제는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현상들조차 전혀 이상하지 않고

'이번에는 무슨 뒤틀림이 있을까'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기대하게 되었다.


탄탄한 서사와 잘 짜인 이야기,

아무리 예상을 하고 돌입해도

허를 찌르는 뒤틀림을 보면서

순수한 창작욕구에서 출발한 이 책이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의 결집이자

기묘하고 수상하지만

그러면서도 너무 소름 끼치거나 두렵지 않은,

적당히 귀여운 스릴러적 긴장감을 주는

재미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서두에서 제시되는 상황에

각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을

마음속으로 혼자 해석했던 결론이

뒤로 갈수록 손쉽게 와르르 무너뜨려

새로운 결말로 이끄는 참신함,


유머는 물론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다양한 스펙트럼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이지만


자유로운 창작의 마음에서 시작된

예상치 못한 반전의 즐거움과

여운이 남는 결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한 권의 책으로 묶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일상의 틈새에서 발견하는 작은 균열로

우리가 믿고 있는 세계를 뒤흔드는

이 이야기들은,

평범한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 속에서 '재미난 구석'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다.


'희미한 진실과 사소한 거짓이 섞여

구분이 안 되는 채로,

소설처럼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소설 속의 문장처럼

만들어 낸 균열과 뒤틀림의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우리의 현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게

희미한 진실, 사소한 거짓이 뒤섞인

소설 같은 삶이라는 메시지가

끝까지 많은 여운이 남았다.


맹렬한 폭염으로 지치고,

반복되는 일개미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일상을 비트는 작가의 시선이

새로운 짜릿함과 즐거움을 선사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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