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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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넉넉하진 않지만 평화로운 시골 마을,

양떼 목장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 베스와 프랭크.


여느 때처럼 양 떼를 돌보던 어느 날,

갑작스레 목장에 뛰어든 개 한 마리가

양 떼에게 달려들며 물어 죽이기 시작하자

자식처럼 아끼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침입자 개를 총으로 죽이고 만다.


울상을 지으며 나타난 개 주인인 어린아이,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온 아이의 아빠.


사실 아이의 아빠인 게이브리얼과

양떼목장의 안주인인 베스는

오랜 시절 인연이 닿아있는 사이이다.

10대 어린 시절 첫사랑이었지만

너무도 차이 나는 환경 속에서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이별을 겪게 되었고,

그 뒤에 베스는 자신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보던 프랭크와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마을을 다시 찾은 게이브리얼의 등장에

베스는 감정의 균형을 잃고,

프랭크 역시 불안해한다.


사실 베스와 프랭크에게는 깊은 상처가 있다.

바로 그들의 사랑하는 아들 바비가

몇 년 전, 목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것.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또래였던

게이브리얼의 아들인 레오를 보며

베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거의 미완의 감정과

현재의 책임 사이에서

자꾸만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양떼 목장에서 또 한 발 총성이 울린다.

그 총성 이후 프랭크는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잡히게 되고,

연일 이어지는 법정 심문 속에서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베스의 태도와

게이브리얼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진다.


이 책은 베스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농장을 운영하는 평온한 일상과

게이브리얼과의 뜨거웠던 10대 시절이

교차되며 보여지고,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현재 벌어진 사건의 피해자는 누구인지,

진실은 무엇인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서로 너무도 다른 환경 속에서

사랑에 빠져 선을 넘어버린

베스와 게이브리얼이 마주한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기만 했고,


그 순간에도 항상 베스의 곁에서

그녀를 따스하게 지켜보던 프랭크의 모습은

한 소녀의 사랑과 선택이

인생에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나비효과처럼 되새기게 만들었다.


이별 후 각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둔 상태의 베스와 게이브리얼은

오랜 시간이 지난 재회에

요동치는 감정을 드러내고,

그녀를 지켜왔던 프랭크와

그들 사이의 사랑을 완성시켜주었던

아들 바비를 떠올리면

그 감정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해서

읽는 내내 화가 나기도 했다.


왜 그들의 아이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지,

자신의 아이도 아닌

오래전 첫사랑의 아들인 레오에게

왜 그리 맹목적인 모습을 보이는지,

베스의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은

몇 차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스무 고개를 하듯 비로소 정답을 찾고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총성으로 시작된 사건,

과거의 선택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가 맞물리면서

억눌린 감정과 오래된 비밀이 드러나고,

각 등장인물의 내면이 변화하며

비로소 이 이야기가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보수적인 1950년대의 배경 속,

한참 차이 나는 가정환경이나

여성에게 유독 가혹한 사회의 편견,

규범을 넘어서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움직이는 베스의 여정은

어떤 의미에서는 응원하게 되기도 했다.


법정에서 피의자로 선 프랭크,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베스의 모습 때문에

소설의 서두에서는

‘과거의 사랑’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프랭크가 게이브리얼을 해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새로이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

그리고 반전의 반전처럼

그동안 쌓아온 서사를 무너뜨리는 전개는

쉴 새 없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상실을 겪은 베스가

무너진 삶에서 도피하듯

첫사랑을 통해 상처 없던 시절의

자신을 마주함으로써 얻은 치유를 통해


각자 무너진 삶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등장인물의 모습은

슬픔이 인간을 파괴하는 동시에

재창조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오래전 안타까운 이별로 끝난 첫사랑,

게이브리얼의 재등장이

베스에게 과거의 감정을 되살리며

혼란을 주었지만


그 감정이 단순한 불륜이나

사랑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고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외면했던 과거와 제대로 마주할 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가족의 기대나 사회적 규범에

쉬이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직관을 따라

행동하는 베스의 인생을 바라보며,

결국 여성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그녀 스스로

자아를 회복하고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울림으로 다가왔다.


목장에서 벌어진 총성이

단순한 사랑이나 치정에 의한 것,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에

그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너진 삶을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인지

고심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베스, 프랭크, 게이브리얼을 통해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 갈등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맺음 할 수 있는지는

모두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그 선택에 따라 인생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과연 나라면 베스처럼 용기 있게

자신의 인생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프랭크처럼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

상대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을까 싶다.

그 찰나의 선택이 불러오는 파장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그들을 통해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면을 떠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조명한 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치정’ 사건에만 주목하는 동네 사람들과 달리,

그 안에 담긴 엄청난 진실,

그리고 차원을 넘어서는

서로를 향한 각자의 사랑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우리에게 역으로 질문하는 책인 것 같다.


읽고 난 뒤에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고,

과연 남은 그들의 삶이 마냥 행복할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또 어떤 위기나 감정적인 흔들림이 있더라도

각자 자기 삶의 주체로서 살아갈

베스, 프랭크, 게이브리얼, 레오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살아가겠지 하는

안심이 되기도 한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꼭 영상화된 작품을 보고 싶다.

너른 초록빛의 시골 목장,

실제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그 작은 가정을 눈으로 보면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흐려지지 않을까 싶다.


소설 속 그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계속 이어질 그들의 삶에 응원을 보내며

이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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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김태윤.장민영.황종욱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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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중에는 바나나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바나나는 씨가 없는 품종이라

접목에 의존해 번식하는데,

이로 인해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아

병충해에 취약하다는 것.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환경이 적절하지 않아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한 생물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세계가 좁아지는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바나나뿐만 아니라 초콜릿, 커피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고,

이렇게 다양한 식재료들이 사라짐으로 인해

우리의 식생활이 단조로워지다 보면

그 끝에는 ‘과연 우리에게 먹을 음식이 남을까?’

하는 걱정에까지 이르게 된다.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이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있다.

‘로컬 오딧세이’라는 미식 행사를 여는

요리사, 음식 탐험가,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로

이들은 우리의 미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한 끼를 먹더라도 그 재료를 내어준 우리의 지구와

각 지역의 생산자,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식문화까지 지켜나가는

‘지속 가능한 미식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 《로컬 오딧세이》는

그들이 바다와 연안지역을 여행하며

그곳의 식재료와 음식 문화를

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탐구한 기록으로,

부산 기장, 속초, 태안, 제주도, 울릉도, 거문도

여섯 곳의 지역 특산 식재료를 발굴하고

이를 창의적인 요리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담았다.


성게나 염생식물, 재래종 돼지처럼

생태계와 기후 변화에 민감한 식재료를 통해

환경과 먹거리의 관계를 조명하고,

자신들이 직접 겪은 삶의 순간과

음식의 위안을 엮어내며

요리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선

문화적 경험임을 강조하는 책 속의 문장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시야를 확장하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셰프의 손길 아래 만들어지는

말똥성게 그라탱, 태국풍 골뱅이무침,

페루식 염생식물 요리, 그리스식 수블라키 등

다양한 문화와 조리법을 접목한

실험성 넘치는 퓨전요리는

사진과 문장만으로도 입에 침을 고이게 해

절로 허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의 참여로

각 식재료의 역사적 배경과 문헌적 정보도 함께 제공되며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그들의 기록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 여섯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지역성과 생태, 기억과 조리법이 어우러진

인문학적 여정으로서 접근한 그들의 시야를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자라났으며,

어떤 기억과 문화가 깃들어 있는지 배우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책의 서두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성게알이나 멸치 같은 식재료를 시작으로

점점 찾아보기 힘들거나 가공이 어려워

선뜻 먹지 않게 되는 부새우나 탱자처럼

흔히 지나치기 쉬운 식물, 부수어획물이나

재래종 식재료를 만나볼 수 있었다.


덧붙이는 설명을 통해 이러한 식재료들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자원이자

창의적인 요리를 통해

새로운 문화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보통 대부분의 식재료를 마트에서 구입하며

산지에서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나 다양한 식재료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가치가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멸치의 크기는 다른 ‘종’이 아니라

그저 나이 차이에 의한 것으로,

치어를 먹는 것은 미래의 자원을

당겨 쓰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어른 팔뚝만 한 크기의 삼치도

아직 ‘성장’ 중인 과정으로,

다 큰 생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지속 가능한 한 끼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기에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경각심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를 요리하는 셰프의 마음,

번거롭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을 통해

요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

그리고 자연환경을 연결하는

문화적 행위라는 관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저자들의 개인적인 기억과 요리 경험을 통해

각기 다른 환경에 사는 서로와 문화가 연결되는

유기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식재료와 요리법의

새로운 가치와 긍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파괴,

지역 공동체의 붕괴 같은 문제들로 인해

수많은 식재료를 수급하고 조리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먹는 행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게 하는

‘지속 가능성’의 관점은

앞으로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메시지는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전통적인 조리법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문화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방식으로 식재료를 해석하는

‘로컬 오딧세이’ 행사를 통해

요리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열린 실천이며,

‘로컬’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관계와 기억, 생태와 문화가 얽힌

복합적인 개념임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 지역의 식재료와 요리법을 담은

요리책이기도 하지만

이런 시각들 때문에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에세이로 와닿는 측면도 있었다.


그동안은 맛 위주로만 생각하던 음식이지만

식재료에 초점을 맞추어보며

‘왜 이 재료를 먹지 않았을까?’

‘이 식재료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요리는 어떤 생태적 영향을 줄까?’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을 수 있었고,

요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가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요리를 통해 지역을 이해하고, 생태를 존중하며,

기억을 되살리고, 문화를 교류하고,

삶을 성찰할 수 있다는 것.

로컬 오딧세이 행사를 통해

저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철학을 깨달으며

요리법이나 지역 식재료에 대한 이해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감각의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는 메뉴를 고르는

‘선택’의 문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이는 환경과 공동체,

문화에 대한 태도를 드러내는 행위로,

지역 식재료를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곧 삶을 책임 있게 살아가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깨우칠 수 있었다.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의

식재료와 사람을 만나고,

음식을 통해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어떤 장소를 기억하게 하는,

잊고 있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통해

우리가 자신과 타인,

과거와 현재를 다시 연결할 수 있다는

관계를 회복하는 도구로서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를 두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메뉴를 만들까

고민하는 저자의 고민과

결과물로 만들어낸 창의적인 음식을 보면서는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하고 때로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창조의 본질이라는 메시지 또한 인상적이었다.


바다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성게를 푸짐하게 충분히 먹는 것,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지역 품종을 소비하는 일상의 작은 선택이,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매일 하는 요리와 식사 속에서

지속 가능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꽤 의미 있는 선택지로 작용할 것 같다.


요리를 통해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가르쳐 준 이 책 덕분에

우리가 매일 하는 사소한 행위가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깨달으며

마음에 조용하지만 강력한 울림으로 남았다.


맛있게 만들어진 한 그릇의 요리,

그 안에 담긴 서로와의 연결을 잊지 않으며

앞으로 느리고 더딘 발걸음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의 여정을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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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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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 출판사의 문예부 편집자 다치바나.

회사에서는 젊은 히트 메이커,

업계에서는 천재 미스터리 편집자로 불리던 그는

도작 사건으로 인해 다른 부서로 좌천된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평범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그의 앞으로 의문의 원고가 도착한다.


그 안에는 그의 이름과 함께,

그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처음엔 황당했지만

미스터리 편집자로서의 본능이 피를 끓게 했고,

그는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배달되는 살해 협박 원고에는

아들과 함께 평온한 주말을 보내는 사진이 담겨 있기도 해,

살인 계획이 현실에 가까워짐을 실감하며

다치바나는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을 느낀다.


다음 원고에는

‘자신을 살해할 방법’이 쓰여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 안에는 범인 X의 직접 만나자는 제안이 들어 있었다.

나를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범인과

과연 그는 직접 만나게 될까.


평범한 직장인 다치바나에게 도착한

살인 계획 원고로 인해

그의 잔잔하던 일상에는 거친 파도가 일어난다.

주말마다 아이와 즐기던 공원에서의 공놀이,

퇴근 후 사랑하는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저녁밥,

그를 지탱하던 평온한 일상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그동안 미스터리 소설로 단련된 그는

살인을 예고하는 범인의 계획을 간파해

그를 잡고 말겠다는 다짐을 한다.


시간이 흐르고,

범인이 살인을 예고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가 죽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긴장감으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세 번째 원고를 통해 직접 대면을 요구한 범인,

과연 그 현장에서 그는 죽게 될까.

아니면 범인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왜 그는 다치바나에게 살인 예고를 했을까.


회수되지 않는 궁금증은 계속 쌓이는 와중에

이야기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자극하며,

이야기 속 여러 장치와 심리전을 벌이게 만든다.

무섭지만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으로

대결을 지켜보는 쫄깃한 매력이 가득했다.


실제로 대면한 범인이 꺼낸 이야기,

과연 그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하는 고민은

다치바나가 범인 X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고

과연 그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다치바나에 대한 살인 예고로

긴장감을 이끌었던 극의 흐름은,

범인 X와의 대면 이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책을 읽으며 이후의 스토리를 예측했던 독자 모두가

허를 찔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구의 경험인지, 누구의 대사인지 짐작할 수 없는

끔찍하고 비틀어진 사건과 심리가 이어지고,

뒤로 갈수록 하나씩 깔아둔 서사가 회수되며

처음 호기심을 갖게 된 범인 X의 정체를 넘어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무엇인가 하는

새로운 미궁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범인 X와 다치바나의 결투가 마무리된 후

모든 것이 끝난 것인가 싶을 때 즈음,

예상치 못한 새로운 원고가 도착한다.

X가 보낸 것과 같은 원고의 내용에는

다치바나의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담겨 있고,

새로운 두려움과 다시 뒤집힌 진실을 따라

각각의 등장인물을 의심하고 추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또 한 번

이야기의 흐름이 전복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범인 X는 가해자, 다치바나는 피해자라고

믿었던 책의 서두와 달리

이야기를 더해갈수록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그리고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심해야 하는지,

이 말이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

어느 것 하나 믿을 수 없는 상황은 멘붕과 혼란으로 이끌어

작가의 문장 아래 ‘독자가 놀아나는’ 듯한 기분으로

찜찜해지는 것은 덤이었다.


이야기의 말미 에필로그에 접어들면서

또 한 번 끝났다 싶었던 이야기가 다시 뒤집히고,

진범의 ‘살인 계획’은

여기까지 계획했던 건가 하는 허탈함과 충격이 와닿는다.

과연 ‘완벽하게 아름다운 일류 살인’을 통해

그가 느끼고자 했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물음표가 남기도 했다.


이야기의 서사가 회수될 때마다

새로운 혼란과 공포를 안기는 문장은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로,

책을 읽는 독자의 시선을 교란하고 흔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낸 작가의 함정은

이 작품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이 한가득했다.


모든 이야기를 다 읽고 진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충격의 얼얼함이 가시질 않는다.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면

진실을 알기 전에 느꼈던 감정,

예상했던 문장의 주인공이 바뀌면서

같은 내용임에도 다시 읽을 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의 평처럼

영상화된다면 어떨까 하는 기대가 든다.

예상을 비껴가는 이야기의 흐름,

독자의 서사를 무너뜨리는 전개,

완벽한 ‘살인 계획’이 수시로 새로운 국면으로 초대하며

짜릿한 즐거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현실 공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직 뜨거운 햇살이 남은 이 계절에

더위를 한 번에 씻어주는 그런 독서가 될 것이다.

실제 일상 속에서 존재할 법한,

마치 정말 뉴스에 등장할 듯해서

어쩐지 더 무섭고 두려운 느낌, 찜찜한 기분이 남았다.


《나의 살인 계획》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을 넘어,

독자의 심리를 교란하고 흔드는

감각적인 장치들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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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을유세계문학전집 14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손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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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약 4년이 지난

1923년 6월의 어느 날,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꽃을 사러 나가는 여성

‘댈러웨이 부인’의 모습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빅 벤의 종소리를 기점으로 수시로 화자가 바뀌며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는다.

각 인물이 가진 내면의 갈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일반적인 소설처럼

특정 인물의 시점으로만 전개되지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주다가도 순식간에

제3자의 시선으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시로 변하는 시점은 때로는

멀미가 느껴지는 듯한 혼란을 주기도 했다.


거기에 중심 인물뿐 아니라

핵심적이지 않은 주변 인물들의 내면까지

풀어내는 서술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꽤 어렵게 느껴졌다.


주인공 클라리사는

결혼을 하며 자신의 이름을 잃고

‘댈러웨이 부인’으로서 매일을 살아간다.


파티를 준비하는 고상하고 여유로운 모습 속에서

겉으로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이는 사회적인 가면일 뿐,

그 안에서는 과거의 선택과 잃어버린 사랑,

그리고 현재의 공허감 속에서

고독과 존재의 불안을 끊임없이 느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삶의 아름다움을 붙잡으려는 욕망을 가진

클라리사가 여는 파티는

사회와 연결되려는 시도이자

삶을 긍정하려는 의식적인 행위로 비친다.


파티를 준비하고 오래전의 연인을 마주하며

그녀는 짧은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순간을 수없이 오가며

시간의 상대성과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깨닫게 된다.


극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댈러웨이 부인과 정반대의 캐릭터인

전쟁을 겪은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셉티머스가 등장한다.


남성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떠밀려

전쟁에 참전했지만,

그 이후 환각과 환청, 불면에 시달리는

후유증을 앓게 되고

부적응자로 분류되어 사회와의 격리를 앞둔 그는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상반된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는

사회가 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실한가,

아니면 내면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진실한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삶과 죽음, 사회와 자아,

외면과 내면이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존재하는

클라리사와 셉티머스를 통해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두 인물이

같은 질문 앞에서 잠시 마주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욕망과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던 클라리사는

파티에서 셉티머스의 자살 소식을 들은 뒤

그 죽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되묻게 된다.

그녀는 그의 죽음을 단순한 비극이 아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로 삼아

삶의 방향을 다시 정립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사회적 역할에 순응하면서도

내면의 공허함과 자아의 갈망을 느끼는

이 여성의 복합적인 정체성은

시대를 넘어 현대의 우리에게도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존재론적 탐색을 제안한다.


단 하루의 이야기 속에

삶과 죽음, 사회와 자아, 시간과 기억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담아내며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과 사람이 갖는

감정의 복잡성을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무척 특별한 경험이었다.


긴 시간이 지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지만,

여성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여전히 댈러웨이 부인처럼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내면에서는 다른 삶을 꿈꾸곤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맞춰

자신을 조율하면서도

내면은 자유와 진정성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찬,

단순히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선을 가진

그녀를 따라가며 어려움을 느꼈듯,

타인과 그 내면을 이해한다는 것에는

얼마나 많은 상상과 공감의 노력이 필요한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사회가 규정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속

부적응자로 분류된 셉티머스에게

‘자신과 닮았다’는 공감을 느끼고,

그가 죽음을 통해 표현한

순수함과 저항에 감동하며

그 죽음마저 저항과 소통의 시도로 여기며

포용하는 클라리사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작가가 꿈꾸는 어떤 이상향이랄까,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억압된 사회의 이름으로만 살았던 그녀가

셉티머스의 죽음을 통해

같지만 다른 모습으로 한걸음 내디디는 모습은

커다란 변화이자 울림 있는 행동으로

느껴지게 되리라 생각한다.


다른 시대 속에서 살고 있지만,

두 인물의 삶을 교차로 들여다보며

자꾸만 지금의 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응접실로 나온 그녀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극에 드러나지 않는 결말이

더 궁금해지는 작품이었다.


각 인물들의 내면을 관통하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과 시간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댈러웨이 부인》은

여전히 불합리한 세상,

매일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존재의 유한함과 삶의 무상함을 환기하며

각기 다른 자극점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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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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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일같이 루틴처럼 반복하는 일상이 있다.

밖에 나가기 전에는 선크림을 바르고,

비타민 D를 챙겨 먹고 출근길을 나선다.

일하는 동안에는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자

창가에 블라인드를 내려두며,

밤에 침대에 누워서는 조명을 켜둔 채

휴대전화로 유튜브 영상이나 SNS를 들여다보며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현대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로 손꼽히는 비타민D,

하루에 15분만 햇볕을 쫴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바삐 해가 뜨기도 전에 학교와 회사로 나가고

해가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에서는

햇볕을 쬐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기에 간편하게 물과 함께 삼키는 약이나

한번 맞으면 몇 개월은 효과가 유지된다는 주사로

햇빛을 대신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편리해졌고,

과학의 발전은 자연의 모든 것을 대체할 기세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농작물을 키우고, 동물을 성장시키며

때로 인간을 아프고 낫게 하는 햇빛과 어둠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을

빛과 어둠의 중요성,

그것이 생체리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


과학 전문기자 린 피플스.

《광합성 인간》을 통해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생체 리듬과 빛의 단절에서 찾는다.

우리가 자연의 리듬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조명하며,

빛과 생체 리듬의 과학적 연결고리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빛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스스로가 다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녀는 인간의 생체시계는

태양의 주기에 맞춰 설계되어 있으며,

부족한 일조량은 생체 리듬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하 벙커에 들어가

빛을 통제하는 실험에 스스로 참여하며

태양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입증하기도 한다.


과연 신체 리듬이 빛과 어둠의 영향을 받을까?

받는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심각할까? 하는

의구심과 물음표로 가득 찼던 마음은

벙커에 들어간지 채 오래지 않아 무너지는

그녀의 생활과 건강수치를 보며

심각성을 깨닫고 진지하게 임하게 만들었다.


책은 태양의 리듬에 맞춰 진화한

인간의 신체와 생체시계에 대한 분석,

인공조명과 도시생활이 교란시킨

건강과 사회적 문제,

생체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제안과 미래의 전망이라는

세 가지 굵직한 주제를 다룬다.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로

자연광은 인간의 생체시계, 호르몬 분비,

정신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인간 존재의 문제라는 해석을 제시한다.


현대 문명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실내 중심의 생활과 인공조명,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서 이탈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탈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회복을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과의 재접속'에서 시작된다 강조한다.

기술적인 해결책보다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 햇빛을 더 많이 받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라는 주장이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생체 리듬' 때문에

처음에는 건강과 관련된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 닿을수록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를 되찾자며

'진정한 건강과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작가의 철학적 메시지는

인간 존재의 방향성을 되묻는

선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영상을 들여다보면서

'왜 잠이 안 오지' 생각했던 것,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느라

햇빛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했던

직장 생활을 되짚었을 때

유독 왜 건강에 많은 문제가 생기고

우울감이 찾아왔었는지,

사실은 빛이 원인이 되어

신체 리듬이 무너지고

생체 시계에 문제가 생긴 거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이 나 하나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세대의 건강과 사회로 이어진다는

책 속의 메시지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할

심각한 '경고'임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따라 빛이 설계한 몸속 시계에 대한 진실,

빛을 잃은 삶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살펴보고 나니

문득 이 붕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낮에는 햇빛으로부터 멀리,

밤에는 인공조명에 의존하여

건강하지 않은 매일을 보내고 있는 일상에

불현듯 '바꿔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긴 것이다.


책은 그저 문제 제기에만 그치지 않고

자연광과 생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 자연광과 더 가까워지기

아침 햇빛을 적극적으로 쬐고 실외 활동을 늘리며

창가 자리를 활용에 실내에서도 가능한 한

자연광이 들어오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할 것.


✔ 인공조명 재설계

아침에는 밝고 푸른빛,

저녁에는 따뜻하고 어두운 빛으로

생체리듬에 맞는 조명환경을 조성하고,

자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TV, 형광등 등

인공조명 사용을 줄여

야간 조명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한다.


✔ 도시와 건축의 변화

창문, 채광, 실내구조 등을

자연광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공원이나 산책로, 건물 배치에서

햇빛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의 도시 설계로

사회적 측면에서의 과제를 지적한다.


✔ 인식의 전환

빛은 환경 요소가 아니라 건강 자원으로,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한 필수 자원이라는

인식을 가지자는 제안이다.


'빛을 되찾는 삶'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본래적 연결을 회복하자는 책 속의 메시지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치료를 받거나

약을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기존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빛과 어둠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고 새로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빛이 얼마나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우리가 자연광과 생체 리듬의 단절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독서였다.


이 단절을 회복하지 않으면

진정한 웰빙은 불가능하며,

건강한 삶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진정성 있고 호소력 넘치는 문장을 통해

나의 하루가 얼마나 자연의 리듬과

연결되어 있는지 되짚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결국에는 기술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안이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발전에 기대기 이전에

햇빛을 더 많이 받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으로

지금 현대 사회와 개인이 떠안고 있는

생체시계, 신체 리듬과 건강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소소하게는 아침 출근길에 햇볕을 쬐는 것,

밤에 인공조명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일들을 실천하면서

잃어버린 생체리듬을 되찾아

건강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빛 부족 사회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이다.


불면증이나 만성피로, 우울감을 가지고 있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 쉽게 공감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햇볕을 쬐는 일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일깨워 주기에

우리의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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