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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일같이 루틴처럼 반복하는 일상이 있다.
밖에 나가기 전에는 선크림을 바르고,
비타민 D를 챙겨 먹고 출근길을 나선다.
일하는 동안에는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자
창가에 블라인드를 내려두며,
밤에 침대에 누워서는 조명을 켜둔 채
휴대전화로 유튜브 영상이나 SNS를 들여다보며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현대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로 손꼽히는 비타민D,
하루에 15분만 햇볕을 쫴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바삐 해가 뜨기도 전에 학교와 회사로 나가고
해가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에서는
햇볕을 쬐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기에 간편하게 물과 함께 삼키는 약이나
한번 맞으면 몇 개월은 효과가 유지된다는 주사로
햇빛을 대신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편리해졌고,
과학의 발전은 자연의 모든 것을 대체할 기세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농작물을 키우고, 동물을 성장시키며
때로 인간을 아프고 낫게 하는 햇빛과 어둠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을
빛과 어둠의 중요성,
그것이 생체리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
과학 전문기자 린 피플스.
《광합성 인간》을 통해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생체 리듬과 빛의 단절에서 찾는다.
우리가 자연의 리듬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조명하며,
빛과 생체 리듬의 과학적 연결고리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빛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스스로가 다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녀는 인간의 생체시계는
태양의 주기에 맞춰 설계되어 있으며,
부족한 일조량은 생체 리듬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하 벙커에 들어가
빛을 통제하는 실험에 스스로 참여하며
태양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입증하기도 한다.
과연 신체 리듬이 빛과 어둠의 영향을 받을까?
받는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심각할까? 하는
의구심과 물음표로 가득 찼던 마음은
벙커에 들어간지 채 오래지 않아 무너지는
그녀의 생활과 건강수치를 보며
심각성을 깨닫고 진지하게 임하게 만들었다.
책은 태양의 리듬에 맞춰 진화한
인간의 신체와 생체시계에 대한 분석,
인공조명과 도시생활이 교란시킨
건강과 사회적 문제,
생체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제안과 미래의 전망이라는
세 가지 굵직한 주제를 다룬다.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로
자연광은 인간의 생체시계, 호르몬 분비,
정신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인간 존재의 문제라는 해석을 제시한다.
현대 문명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실내 중심의 생활과 인공조명,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서 이탈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탈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회복을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과의 재접속'에서 시작된다 강조한다.
기술적인 해결책보다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 햇빛을 더 많이 받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라는 주장이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생체 리듬' 때문에
처음에는 건강과 관련된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 닿을수록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를 되찾자며
'진정한 건강과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작가의 철학적 메시지는
인간 존재의 방향성을 되묻는
선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영상을 들여다보면서
'왜 잠이 안 오지' 생각했던 것,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느라
햇빛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했던
직장 생활을 되짚었을 때
유독 왜 건강에 많은 문제가 생기고
우울감이 찾아왔었는지,
사실은 빛이 원인이 되어
신체 리듬이 무너지고
생체 시계에 문제가 생긴 거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이 나 하나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세대의 건강과 사회로 이어진다는
책 속의 메시지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할
심각한 '경고'임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따라 빛이 설계한 몸속 시계에 대한 진실,
빛을 잃은 삶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살펴보고 나니
문득 이 붕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낮에는 햇빛으로부터 멀리,
밤에는 인공조명에 의존하여
건강하지 않은 매일을 보내고 있는 일상에
불현듯 '바꿔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긴 것이다.
책은 그저 문제 제기에만 그치지 않고
자연광과 생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 자연광과 더 가까워지기
아침 햇빛을 적극적으로 쬐고 실외 활동을 늘리며
창가 자리를 활용에 실내에서도 가능한 한
자연광이 들어오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할 것.
✔ 인공조명 재설계
아침에는 밝고 푸른빛,
저녁에는 따뜻하고 어두운 빛으로
생체리듬에 맞는 조명환경을 조성하고,
자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TV, 형광등 등
인공조명 사용을 줄여
야간 조명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한다.
✔ 도시와 건축의 변화
창문, 채광, 실내구조 등을
자연광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공원이나 산책로, 건물 배치에서
햇빛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의 도시 설계로
사회적 측면에서의 과제를 지적한다.
✔ 인식의 전환
빛은 환경 요소가 아니라 건강 자원으로,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한 필수 자원이라는
인식을 가지자는 제안이다.
'빛을 되찾는 삶'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본래적 연결을 회복하자는 책 속의 메시지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치료를 받거나
약을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기존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빛과 어둠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고 새로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빛이 얼마나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우리가 자연광과 생체 리듬의 단절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독서였다.
이 단절을 회복하지 않으면
진정한 웰빙은 불가능하며,
건강한 삶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진정성 있고 호소력 넘치는 문장을 통해
나의 하루가 얼마나 자연의 리듬과
연결되어 있는지 되짚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결국에는 기술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안이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발전에 기대기 이전에
햇빛을 더 많이 받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으로
지금 현대 사회와 개인이 떠안고 있는
생체시계, 신체 리듬과 건강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소소하게는 아침 출근길에 햇볕을 쬐는 것,
밤에 인공조명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일들을 실천하면서
잃어버린 생체리듬을 되찾아
건강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빛 부족 사회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이다.
불면증이나 만성피로, 우울감을 가지고 있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 쉽게 공감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햇볕을 쬐는 일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일깨워 주기에
우리의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