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마지막 가르침 - 삶의 자유를 위한 부의 알고리즘
다우치 마나부 지음, 김슬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5월
평점 :
품절








돈벼락 맞았으면 소원이 없겠네 싶을 만큼

돈과 부에 대한 갈망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일 것이다.


나 역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월급을 쪼개 저금을 하고 돈을 모으며

'30살 이전에 1억 만들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월급은 정해져 있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쓰는 돈을 줄이고 최대한 많이 저축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스갯소리로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처럼

적은 돈을 모으고 모아 어느 세월에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다.


돈을 벌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15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지난 시간 동안 직장을 옮기기도 하고,

이제는 회사에서 벗어나 내 사업을 하면서

여전히 소득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이어온 길다면 긴 사회생활에서

돈을 좇아 살아오면서 한 번씩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돈을 모으면 부자가 될까?

내가 이렇게 돈을 모으는 그 끝에는 뭐가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가?

같은 일명 현타의 순간들이 찾아오며


'돈의 본질'은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의 부'는 무엇인지,

또 무얼 쫓아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궁금증이 이어지게 되었다.


부자들은 생각하는 것부터 다르다고 했다.

일반 사람들이 구독 서비스 등을 구매하며

한 달에 얼마 만 내면 되네라고 생각할 때,

부자들은 이게 일 년이면 얼마이고

그 돈이면 ~을 할 수 있다는

다른 시각으로 부와 경제를 바라본다고 말이다.


그들이 가진 시선을 나도 가질 수 있다면

부를 축적한 그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어떻게 해야 돈 벌기에 집착하지 않고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돈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진지한 고민을 더해.


이 책은 나처럼 부자를 꿈꾸고

돈을 벌어 인생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자유를 위한 진정한 돈의 의미와

부의 알고리즘을 이끌어주는

금융전문가가 써 내려간 돈에 관한 소설이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우연히 길을 찾는 한 여자를 도와주기 위해

대저택에 들어가게 되었다가

보스라 불리며 투자로 엄청난 부를 쌓은

초로의 한 부자를 만나게 된

중학생 남자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부자는 어마어마하게 쌓인 지폐를 두고도

'이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라며

본인이 내는 돈에 대한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면

본인이 머물고 있는 이 저택을 상속하겠다는

어마어마한 제안을 한다.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가게 2층에 살고 있는 중학생 유토는

이 어마어마한 '부'에 대한 갈망으로

미스터리하고 무언가 숨겨져 있는 것 같지만

그의 제안에 뛰어들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몰입하게 되는데….


부자는 저택에 방문한 여자 나나미와 유토에게

다음과 같은 수수께끼를 내었다.


‘돈 자체에는 가치가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없다’

‘다 함께 돈을 모아도 의미가 없다’


이 세 가지 문장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면

그가 가진 대저택을 물려받을 수 있다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돈에 대한 관점들은

하나같이 모순 투성이에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저축을 하며 살아왔지만

'부'와 '돈'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나 역시

중학생인 유토와 마찬가지로 물음표 가득한

의문을 가진 채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었다.


부를 추구하고 있지만 막연하게 느끼는

돈에 대한 두려움이나 돈에 종속되고,

돈에 휘둘리는 삶을 살고 있기에


어떻게 돈의 흐름이 이뤄지고

또 어떤 시각으로 돈을 바라볼 때

삶과 돈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는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그들을 따라

나 역시 돈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을 접하고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모두가 고심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나 노후문제,

저출생이나 국가부채, 부동산과 주식과열 같은

문제를 재조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어서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또한 돈으로 재편되는 사회 너머에 숨어있는

진정한 부의 알고리즘과 돈의 본질을

제대로 깨우쳐 돈의 진정한 주인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까지

부자의 가르침으로 새롭게 알게 된 가치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충격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되고,

돈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시작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 활동에

정작 사람과 사회가 소외되는 작금의 현상을

오롯이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깨어있는 시각을 통해 결과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돈에 대한

일반 상식을 하나씩 깨뜨리며

어디에 열심히 매진하고 가치를 두어야 할지

인생관에 대한 조언으로 이어져

앞으로 무엇에 매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돈'과 '부'에 국한되지 않고

책의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뤄낼 수 있는 많은 것들,

그리고 감동적인 반전이 더해져

돈과 관련된 소설이지만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책이어서 더 좋았다.


책을 끝까지 읽고 덮고 나니

한 달에 저축하는 금액이나 통장의 잔액에 찍힌

숫자에 대해 '많을수록 좋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맹신을 가지고 살아왔던 지난날을 내려놓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돈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지

'무엇을 쫓으며 일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이제는 스스로 찾을 수 있겠다는

설레는 기대감이 든다.


마냥 돈, 돈하면서 진짜 돈의 본질을 깨우치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독서일 것 같다.

인생이 바뀔 돈에 대한 설명서로

사회 초년생에게도, 한창 돈에 치이며 살아가는

주변의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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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 - 31년생 현역 작가의 느긋한 건강법
소노 아야코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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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삶의 후반을 보내기보다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10년은 앓다가 가는'

경우가 참 많다.


그래서일까 점점 노년의 건강이나 질병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요즘이다.


얼마 전 인터넷 서핑 중 한 영상을 보았다.

100세를 훌쩍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치아로 식사를 하고

하루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며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의 모습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꼭 먹어야 할 음식,

꼭 지키는 생활습관을 보여주며

'장수'와 '건강'에 대한 노하우와

본인만의 주관, 루틴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100세에 임박하는 평균수명으로,

'누구나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한 사실'인 양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곤 했다.


하지만 35년생인 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조금씩 체력적인 한계로 노화가 나타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노년의 건강이

절대 만만치 않은 과제임을 깨닫고는

'이제는 제대로 신경 써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작품으로 인정받은 유명한 작가이자,

우리 할머니보다도 더 많은 연세인

31년생의 90대 할머니임에도

여전히 현역 작가로 활동 중인

소노 아야코가 써 내려간 이 책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내 몸을 받아들이는 자세,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니라며

자신만의 느긋한 건강관리법을 담은

그녀만의 生의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가끔 외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떠올려보면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쑤시고' 하면서도

병원에 다녀오자던가

이렇게 주물러 드리면 어떨까요 하고 물으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그냥 둬라.' 해서

갸우뚱할 때가 있었는데,


몸과 변화, 식욕과 인간 본연의 의지 등

다양한 주제를 펼쳐가며

본인만의 건강법을 단단한 신념으로 풀어간

소노 아야코의 글은


아프다 하면서도 천하장사 같은 힘으로

가사와 본인의 일을 척척해내고,

그러면서도 심지 있게 나름의 주관으로

본인을 지켜왔던 할머니의 모습이 겹쳐져

추억 어린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 나이 때 어르신이라면 다 그런가 싶을 만큼,

나만의 건강 지키는 법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고, 또 효과적인 걸까 하는

호기심도 발동하면서 말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체력적인 한계는 물론이거니와

각종 호르몬의 영향, 혹은 노환이라는 이름으로

따라오는 질환이나 질병을 앓게 된다.


그렇게 아픈 몸을 가지고 살다 보면

어떤 날에는 '이렇게는 못 살겠네' 싶어

울적한 마음에 휩싸이다가도

어떤 날에는 '조금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마음으로 내 몸과 타협을 하며

어르고 달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고 했다.


어떤 면에 있어서는 애잔한 마음으로,

어떤 면에 있어서는 젊은이들보다

단단한 주관으로 본인을 지키고 보살필 줄 아는

소노 아야코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며


강단 있게 나의 몸을 경영하고,

또 그것이 우선 자신의 '책임'이라며

타고난 건강의 한계나 노화로 변해가는 신체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고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그녀의 담대함에

존경 어린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젊은 나이임에도 조금이라도

몸에 불편하거나 아픈 구석이 생기면

온통 신경이 거기에 쓰이기 마련이고,

갑자기 떠난 가족의 결원에

와르르 마음이 무너지거나

돈을 혹은 재능을 얻기 위해 무리하곤 했다.


조금씩 고장 나는 몸을 자연스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나다운 하루를 보내고,

식욕, 돈, 재능, 컨디션 등 모든 것에

적당히 '지킬 수 있는 나만의 최선'으로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내는

그녀의 자세는 그 어떤 젊은이보다

절로 건강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고 위생적인 것,

건강한 식재료,

아픈 것을 낫게 하는 약,

넉넉하고 풍족한 환경이 전제되어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건강하다는 것의 본질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또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건강관에 변화를 가져온 독서가 아니었다 싶다.


예상대로 인생이 살아지는 것은 아니니

때로는 내 몸 보호를 위해 잔꾀도 필요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은 스스로 지켜가며

몸을 경영하는 중심을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그녀의 메시지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그렇다고 바로 쓰러져 죽는 것은 아니다.

아프다고 몸 사리고,

젊다고 무리하다가는 지킬 수 있는 건강이 아니다.


31년생이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걷는

노년의 작가의 느긋한 건강법을 통해

건강관리와 마인드 컨트롤,

인생을 경영해나가는 자세를 다시 배운다.


할머니의 따끔하지만 인자한 잔소리처럼

두고두고 한 번씩 펴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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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
최다혜.이준수 지음, 구희 그림 / 미래의창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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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월이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맹렬한 더위의 시작이다.
아직 봄인데도 어떤 날에는
한낮 최고 온도가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이상고온이 이어지다가
이틀 뒤쯤 뉴스에는 갑자기 강원도 산간에
40cm의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니
정말 심각한 기후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작년에도 한창 꽃이 피고 따뜻해야 할 날씨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낮아져
과실나무의 꽃이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나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떨어지는 바람에
과일값이 심상치 않게 올라 과일을 살 때면
마트에서도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망설이곤 했고 말이다.

날씨와 환경오염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 사람도 많겠지만,
만약 이렇게 이른 무더위와 폭설,
갑자기 오른 과일값에 나의 소비가
원인이 되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책은 두 명의 아이를 둔 부부가 써 내려간
지구를 구하고 지갑을 두둑이 하기 위한
절약 생활을 담은 책이다.

전쟁 같은 맞벌이와 육아의 치열함 속에
고군분투하는 저자들은
돈도 시간도 부족한 현대사회 속
배달음식이나 편리함을 도와주는
다양한 소비로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소비로 행복은 충족되지 않았고,
'편하기 위해' 사들였던 물건들로
나날이 쌓여가는 짐 속에서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조금씩 커져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이웃집에 들렀다가
짐으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자신들의 집과는 달리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지고 있어
여유 있는 공간 속에서 평온한 행복을 만끽하는
그들의 모습에 큰 자극을 받고
미니멀라이프 실현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소비로 행복을 추구하기란 너무 어렵기에
소비를 줄이는 미니멀 라이프로,
적게 쓰고 적게 벌며 대신 여유를 찾자는 것.

아이를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출근하며
눈물바람으로 이별하던 오늘의 눈물진 삶보다는
조금 덜 벌더라도 육아휴직을 하고,
그로 인해 소득이 줄었지만 소비를 줄여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행복하다면
더 나은 삶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그렇게 바뀌기 시작한 그들의 일상,
소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다 보니
그들의 삶은 어느덧 쓰레기가 감소하는
제로 웨이스트로 연결되었고

돈을 안 쓰면 돈이 남고, 남는 돈을 모아
지갑이 두둑해지는 경제적 여유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가 딸려오는
현대의 환경에서 소비를 줄이는 절약과
제로 웨이스트 활동은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환경보호에도 일조해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했으니,

책의 소제목처럼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라 할 수 있겠다.

의도한 계산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제로 웨이스트와 절약으로 인해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혹은 가까이에서 수급하며
신체적인 건강도 더 좋아지기도 했고

자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과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샴푸바, 고체 치약 사용으로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과 양립,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몸소 체험하며
물건과 관계 맺기, 분리수거와 쓰레기 줍기 등
오염이 확실한 미래 지구환경에서 필수적인
환경 감수성을 깨우치게 되는 소득을 얻었다.

소소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지구와 가정경제 모두를 구하는
그들의 일상과 삶을 따라가며

무조건 '불편하더라도 지구를 위해서'
실천을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친환경을 추구하면서도 삶의 재미도,
가정 경제까지 챙기는 똑똑한 노하우에

그동안의 환경보호 실천을 담은 책들과 달리
'이 정도는 나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책의 뒷부분에는 지구를 구하는 한 달간의
환경 실천 달력이 마련되어
매일매일 내가 실행한 환경 활동을 기재하며
작은 실천이 얼마나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육식 줄이기(단계별 채식 실천), 에너지 절약하기,
제로 웨이스트, 소비 줄이기의
각 항목별 실천 목록을 안내하고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를 작성해 봄으로써,
스스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용기를 내미는 것이 조금 민망하니까,
혹은 환경보호 활동이 번거롭고 귀찮은데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싶었던 생각을

'내 지갑을 두둑이 만들어 준다'라는 결과로
설득력 있게 실천을 이끌어주었다는 점에서도
환경보호와 실천을 시도해야 하는
색다른 동기부여를 일깨워준 것 같아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렵고, 막막하기만 했던 환경보호를
소비생활과 엮어 알기 쉽고 실행하기 쉽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이 책 덕분에
조금은 더 절약과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용기가 생겨났다.

처음에는 1부터, 차근차근 10으로
나중에는 100까지 나아갈 수 있게
나 역시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를 작성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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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마케터는 스토리를 만든다 -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22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박희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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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디자이너와 마케터를 거쳐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온라인에서 내가 제작한 제품을 판매하는
지금의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경쟁자'라고 할만한 대상이 거의 없을 만큼
없었던 시장을 만들어냈기에

이 시장의 대부분의 수요에 대한 공급은
우리를 통해 거의 다 이루어지다시피 했고,
제품의 가격을 비롯해 형태, 포장 방식 등
모든 것은 우리가 '기준'이 되었기에
일명 장사하는 재미가 참 좋았다.

학교를 다니며, 마케팅을 공부하며 배웠던
'블루오션' 시장이 이런 거구나 하며
짜릿한 성장의 곡선이 이어져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요즘은 뭐든 쉽게 그리고 빠르게 따라 한다.
1-2년 재미를 보나 싶을 즈음에,
따라하는 후발주자, 일명 '카피캣' 들이 등장해
미묘한 갈등을 일으키게 되었다.

누가 봐도 우리와 비슷한 디자인, 구성인데
가격은 살짝 더 낮아서 누가 봐도
'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제품을 파는
경쟁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 친밀감과 충성도를 가진
단골 고객들은 '이런 거 따라 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며 우리를 지지해 주었고,
나름 애쓴 선점의 시간 덕에 경쟁자들의 등장에도
크게 흔들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를수록,
그리고 경기 불황이 이어질수록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건 어렵지만
이미 잘 만들어진 것을 따라 하는 후발주자는
어려울 것이 없기에 경쟁자가 늘어만 갔다.

비슷한 제품도 파는 사람 하나 없던 시장은
어느덧 수십, 수백 개의 경쟁자로 꽉 찼고,
그들은 각자가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더 많은 구성으로
이익을 낮추면서까지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니, 나름 탄탄한 고객층을
그리고 안정적인 마케팅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우리에게도 흔들림이 찾아왔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 하는
위기감이 본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을 놓고 싶지 않고,
쌓아온 노하우를 제로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모험은 두렵기만 하다.
무엇부터 해보면 좋을까 싶은 찰나에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카피캣이 난무하는 레드오션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힘'을 담아낸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현업에서 20여 년 차 마케터로 일하며
막대한 비용과 시간, 노동력이 투여되는
상품 · 서비스 · 브랜드를 경쟁자들로부터
지켜내고 궁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는
일명 '감성 마케팅'이라 불리는
스토리텔링 법칙에 대한 비법을 담은 책이다.

일명 '이야기가 매출을 바꾼다'라는 논리로,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로 들려
처음에는 마음이 크게 움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고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태도로
마케팅을 전환하면 선순환이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으로,

1장에서는 마케팅에 스토리텔링이 왜 필요한지,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이 가지는 속성이 무엇인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는 어떤 힘이 있는지 다뤄
'스토리텔링'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짚어주었고

2장부터 4장까지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크게
3가지의 틀로 나누어서 구체적인 공식과 함께
다양한 브랜드의 성공사례를 예로 들어 소개하였다.

겨울에도 판매량이 높은 코카콜라,
러시아의 국민라면이 된 팔도 도시락,
고디바 초콜릿 로고에 담긴 비밀 등
60개 기업의 성공 사례는 익숙하게 접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스토리'의 역할을
새로이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했고,
그 안에 담긴 가볍지 만은 않은 기업들의 노하우는
'우리 일에 어떤 부분을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누구나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A to Z 단계별 가이드를 제공하여,
브랜드 마케터로 활동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실무 적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에 담겨있는 마케팅의 내용들은
기업이나 브랜드에 적용하기 좋은 사례라
큼직하게 비용이나 체계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려운 자영업자, 개인사업자에게는
먼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었지만,

견고하게 형성된 스토리 여부에 따라
내가 만든 상품과 기업, 브랜드의 가치가
실제보다 높아지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요즘은 인플루언서를 통한 공구 마케팅에서도
무조건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 등
본연의 가치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인플루언서 자체의 소통이나
'이것을 왜 파는지'에 대한 스토리 등이 있어
그 스토리로 인해 구매를 결정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이 있다.

고객으로부터 이른바 원픽을 받기 위해
남들과 다른, 새롭고 확장성 있는
스토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무조건 거창하고 규모감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기획하라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작은 부분이라도
고객과 '이야기하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뾰족하게 마케팅하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희망찬 해결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조금씩 떨어지는 매출의 아쉬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마케팅의 방향성에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에
이 책의 메시지들이 매출을 올리고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냥 쉬이 흘리지 말고, 좀 더 깊이 있게
실현 가능한 것들을 검토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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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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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카페에 혼자 갔던 날이 기억이 난다.
집 근처의 멀지 않은 작은 회사에서
2년여를 근무하다가 더는 안되겠다 싶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 후
포부 있게 큰 물로 나가 구한 두 번째 직장은
역삼역 테헤란로 빌딩 숲 사이의
꽤나 이름있는 대기업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서류와 실기, 면접을 통과하고
드디어 첫 출근 일이 되었던 날,
혹여나 조금이라도 늦을까 걱정이 되어
약속된 시간보다 한 시간은 일찍 도착했고,
그렇다고 회사에 벌써 들어가기도 애매해
시간이 붕 떠버렸었다.

각자 자기 갈 길을 가기 바쁜 직장인들 사이,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찾은 게
바로 카페였다.

역삼역에는 한 빌딩에만 해도
몇 개의 카페가 있을 정도로
직장인들이 한가득이라
아침 시간에도 어찌나 사람이 붐비는지
'그들만의 세상에 들어온 낯선 침입자'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안에 들어가는 데만 해도 꽤 용기가 필요했다.

당시의 나는 커피를 입에도 대지 못했음에도
그저 '앉을 장소와 때울 시간'이 필요해서
마시지도 않을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놓고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내가 이들 속에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눈을 돌리며
너무도 익숙한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바빴었다.

일본 문학계의 유명한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도 이름을 알린 권남희 작가의
첫 스타벅스 '혼자 방문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눈치 없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내가 일해도 되나? 하며 바짝 쫄았다니,
그때의 내가 떠올라 살포시 미소가 지어졌다.

직장이 멀어 독립한 딸,
지병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 어머니,
세상을 떠난 반려견까지
갑작스레 '독립생활'을 하게 된 작가는
빈둥지증후군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덩그러니 앉아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어느 날 문득 들른 스타벅스에서 느낀 편안함
그리고 타인과 어우러져 그들 속의 일부가 되는
그 경험은 '혼자'가 익숙지 않은 작가에게
다른 장르의 쾌적함과 안도감을 주었나 보다.

그렇게 방문한 매일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음료'와 함께 기록된 글 꼭지들이 모여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카페에 가면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는 업무 미팅을 위해서,
혹은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담소를 나누기 위해서,
혼자서 공부나 업무를 하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잠시 들러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등
각자의 이유로 카페를 찾고 시간을 보낸다.

나 역시 카페에 가면
'내가 이곳에 방문한 목적'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처음 혼자 방문한 카페에서 주변을 관찰하듯,
주변의 사람들을 보며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에 빠지기도 하고
그들의 주문한 음료나 푸드를 보며
'저건 무슨 맛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우연히 들른 스타벅스에서 2층 출입구로 들어와
얌체같이 집에서 챙겨온 텀블러 음료를 홀짝이며
가방 속에 있는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를
스타벅스 휴지통에 버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혼자 4인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콘센트에 노트북을 꽂고 집에서 가져온 음료로
'스타벅스에 온 기분'만 내는 사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고 '뭐 이런 무개념이'
싶은 생각이 들다가 퍼뜩
그런 그를 처음부터 관찰하고 있는 나도
매너 없기는 매한가지네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타인과 테이블 하나 건너로
같은 모양의 의자에 앉아 공간을 공유하고
엇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상 속 풍경.

이만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나나 그이나 다를 것 하나 없는데
그 안에 각자의 이유와 하루가 담겨있다.

스타벅스에 앉아 음료 한 잔을 시켜둔 채
눈을 굴리며 옆 테이블의 혹은 저쪽 멀리 자리 잡고
열심히 무언가에 열중하는 누군가를 관찰하듯
소소한 일상 속 풍경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모습을 참 맛스럽게,
또 향기롭게 기록해둔 책이 아닌가 싶다.

만약 그녀가 스타벅스에서
혼자 덩그러니 앉아
뜨거운 커피가 다 식도록 눈알만 굴리며
눈치를 보던 그때의 나를 보았다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이야기로 책에 담았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늘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좀 별로,
하고 생각했던 고정관념도 깰 수 있었고
누군가를 몰래 슬쩍 훔쳐본듯한
작은 에피소드들이 마음을 몽글몽글
포근한 느낌으로 즐거워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스타벅스에 가고 싶어졌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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