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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나아가는 법 -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매일 1%씩 성장하는 삶의 기술
김나헌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한 회사를 거쳐
꿈꾸던 회사에 이직하게 되었을 때의 기억이 난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IT업계의 외국계 대기업,
설레고 벅찬 마음에 이제부터는
진짜 제대로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엄청난 자신감과 포부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설레었던 마음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다르지 않게 반복되는 일상,
과연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현실의 벽에 세게 부딪치면서
매일 퇴근길에 혼자 울 만큼 자존감이 떨어졌었다.
얼마나 힘들게 들어왔고,
꿈꾸던 자리였는데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나의 성장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이어져
점점 더 나를 위축되고 작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마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과연 사회생활을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고,
또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한참 흘러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지금도 순간순간마다 여전히
그 질문은 꼬리표처럼 따라오고 있다.
늘 내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더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면서도
해내지 못할까 봐 실패할 까 두려운 마음에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미지의 세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그저 지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현실에 멈추어있지 않고
용기 있게 익숙한 안전지대를 벗어나
스웨덴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자신을 내던지며
더 나답게 일하며 사는 삶을 깨우친
스포티파이의 유일한 한국인 여성 개발자
김나헌의 매일 성장하는 삶의 기술을 담은 책이다.
국내에서도 이름난 포털인 네이버에 근무하며
충분히 안정적인 생활이었을 텐데도
그녀가 과감하게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과감하게 떠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삼십 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누군가에겐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늦은 나이라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증명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며
여전히 일을 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으로 떠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하였다.
언어 문제는 물론,
국내와 다른 물가와 문화에 적응하며 헤매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을 통해 본인의 욕심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고,
또 일과 삶의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법은 물론
회의나 발표에 부족한 영어로도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법을 익힌 그녀의 노력을
과연 늦었다고 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이지만,
왜 그리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는 생각보다 드문 것 같다.
일을 하는 나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 지향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며,
성과를 낼 수도 혹은 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에서 배운 것은
결과의 성공 여부를 떠나 우리의 안에 계속해서
남아있다고 믿는 그녀의 자세는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던'
나의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을 성공으로 이끌게 하기 위해
애쓰고 또 때로는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과정 속
나조차 잘 모르던 나를 알게 되고,
또 여러 상황을 겪으며 변화하는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성장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었는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늘 부족하고 망설이는 과거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 앞에
불안으로 무기력해질 수 있고,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은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도전 앞에 그리고
실수와 실패 앞에 조금은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위로와 응원이 되리라 생각된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를 추구하는
세상의 말에 휩쓸리다 보면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강요하며
스스로에게 무자비한 사람이 되지 말자고,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릴 줄 아는 절제와 단순함이
훨씬 성숙하고 용감한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수많은 타인의 성공 앞에 마음이 어지럽고
그의 페이스에 따라 나를 채찍질할 때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의도적으로 세상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두고 나에게 질문하며 진짜 중요한 것을
쫓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글을 써 내려간 그녀가 용기 있게 나아간
세상의 발걸음에서 깨달은 조언들은,
하나같이 직장 생활을 하며 내가 겪었지만
포기하고 넘어가거나 안주하고 외면했던
세상 속에서 얻은 '성장의 과정과 결과물'이었다.
그녀보다 더 많은 나이임에도,
더 긴 사회생활의 과정 속에서 그녀가 깨달은 것들을
미처 깨우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한
그간의 마음이 어쩐지 부끄러워지기만 했다.
분명 더 나아지고 싶기에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결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희망과 기대보다는 늘 다가올 불확실함에서 오는
위험과 부담감만을 먼저 생각했던 지난날의 내가
손에 쥐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많은 고민과 걱정은 자연스럽게
불안과 무기력을 불러오게 되는데도 말이다.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변화하고 싶다면 시간을 달리 쓰고,
사는 곳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들 속에
나를 데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거창한 계획이 아닌 단순한 행동으로
매일 1% 조금씩 쌓아가는 노력과 실행이,
두려움을 넘어 나를 믿고 오늘을 살아갈 때
늘 일과 삶에 자연스레 따라오던 불안과
고민을 떨쳐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이제라도 하나씩 용기 있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앞에
매일 꾸준한 발걸음을 쌓아봐야겠다는 다짐이다.
이런 오늘이 쌓이면 언젠가 이만큼 성장한 나를
마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사회 초년생은 물론 매너리즘에 빠져있거나
늘 돌다리를 두드리느라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혹은 생각이 많은 스스로를 위해
선물하면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