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정호승 시선집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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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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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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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당신이 내게 진심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미지근하고 솔직한것보단 뜨겁지만 거짓된게 나을 때도 있다.

살다보면 일부러 무언가를 감추거나 속이려고 하는 거짓보다, 그 순간에는 진실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의도치않게 거짓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리고 우리 삶을 더 많이 흔드는 것은 아마 후자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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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아닌지 따져보는 데에 사랑할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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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푸코는 구조주의의 창시자로 불리며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수인 프랑스 철학자이다.

<말과 사물> 저서가 나왔을 당시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현상학 운동이 크게 유행하던 때였다. 하지만 푸코는 구조조의에 가까운 견해를 펼치며 지식은 개개인의 이성보다는 한 사회를 지배하는 인식 구조를 통해서 만들어진 거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길거리에서 벗고 다니는 사람은 정신병자로 몰리겠지만, 모두가 벌거벗은 공중목욕탕에서는 옷을 입고 들어오는 사람이 정신병자 된다. 이처럼 상식은 어떤 장場에 있느냐에 따라 상대적이다.
이처럼 각각의 시대에는 거대한 인식의 틀이 있는데 푸코는 이를 ‘에피스테메’라 한다. 푸코는 구체적인 문헌 자료들을 통해 에피스테메를 밝히려고 했고 <말과 사물>에서 보여주고 있다.

<감시와 처벌>은 동성애자인 푸코가 노동자, 죄수, 이민자 등 핍박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저항 활동을 했을 때 나온 저서이다.
현대의 권력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개인의 행동을 통제하고 있다. ‘규율과 지도’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력에 복종하도록 길들여지며,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통제해 나간다. 개인은 살아남기 위해 사회가 정한 훈련을 받고 사회가 요구하는 규격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과거 봉건사회나 근대사회나 개인을 지배하는 방식이 바뀌었을 뿐 지배하는 권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푸코는 벤담이 제안한 감옥 설계 방법인 ‘일망 감시 체제’에 주목하며 권력의 문제에 대해 집중하고, 지식과 권력이 어떻게 연결되고 작용하는지 밝히는 데 몰두했다.

<광기의 역사> 중세의 광기는 지금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예지적인 재능, 이성을 넘어선 영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17세기부터 광인에게 윤리적 결함이 있다고 해서 격리 수용을 하였고, 19세기에는 정신질환자로 취급했다. 이처럼 지식은 담론으로 구성되며 담론은 시대마다 달라진다. 푸코는 ~대한 지식보다 지식의 표현(말,담론)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담론은 불연속적이고 단절적이기에 고고학처럼 과거의 한 장면만 고정해두고 고찰하는 식으로 지식을 탐구하고자 했다.

미쉘 푸코는 사회학 분야에서 담론 개념에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학자이다. 사회적인 구조와 기능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싶다면 아래 저서들이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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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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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뭔가를 시작하려는 우리는 ‘그건 해서 뭐하려고 하느냐‘는 실용주의자의 질문에 담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재밌을 거 같아서 하는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
라고 말하면 됩니다.

무용한 것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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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아 실존주의를 선언한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
무신론적 실존주의 사상가로서 사회 참여를 주장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상계의 ‘제임스 딘’이라고 할 만한 인물로 구속받는 것을 싫어했는데 보부아르와 계약 결혼을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자유를 추구했던 두 사람에게 결혼이란 인습의 굴레와 주변의 눈에 얽매여 억압과 구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식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다. 처음 계약기간은 2년이었지만 둘 사이의 계약은 평생 동안 지속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집단적 폭력을 경험한 196-70년대 젊은이들에게 평화와 자유는 최상의 가치였기에 억압적 권력에 맞서며 개인의 자유를 외치는 사르트르는 이들의 우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때 그는 절대적인 내면성을 추구하는 실존주의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며 ‘앙가주망’ 곧 참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교직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공산주의자들의 생각에 동의했고, 마르크스 이론에 동감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미국의 베트남 참전, 68 혁명, 알제리 전쟁 등 역사적 투쟁의 중심엔 항상 그가 있었다.

사르트르 철학의 핵심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이다. 이 말은 인간은 사물과 다르게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펼칠 수 있으며 ‘나는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책임짐으로써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를 뜻한다. 여기서 ‘자유’는 해방이라기보다 형벌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동물처럼 주어진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즉자존재와 다르게 인간은 자신의 삶을 의식하며 의미를 찾는 대자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끊임없이 외부 대상으로 자신의 속을 채우려고 하지만 끝이 없을 테니 불가능 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를 비극의 숙명이라고도 본다.

사르트르는 196-70년대 문학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을 뒤집었지만 그의 사상을 독창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이데거, 니체와 같이 생각을 나란히 한 인물로 무신론적 실존주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래 저서들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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