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릿 - 한동원 장편소설 담쟁이 문고
한동원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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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사람을 꿈틀거리게 한다.

까까머리 고등학생들의 모습과 1980년대 후반의 모습은 현재와 한끗 차이의 모습을 보인다. 늘 머릿속에 오래도록 흐르고 있는 음악은 그래서 어쩌면 그 당시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후반의 모습은 민주화투쟁 등 사회 전반적으로으로 흐르고 있었던 사회적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시기였고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꺼려하던 시기였다. 그것은 교사들에게도 전도가 되었는지 우발적으로 낸 사고에 대해 상당 부분 권위를 가지고 있었던 교사의 권력에 의해 좌우지 되었다. 이러한 억압된 상황에서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작가 한동원은 이런 물음에 대해 그동안 잘못 인식되었던 것들을 짚어내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갔다. 그리고 찾아 낸 밴드로 인해 잠시나마 학교로부터의 해방과 사회제도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돌발적이지만 자신이 학생이란 생각을 잠시 잊고 자신만의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는 동광을 주인공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똥광이란 별명은 그래서 이 소설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별명인 것 같다. 그리고 우연히 기타를 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그 모든 것들이 공식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음악을 하고자 하는 원동력도 물론 필요했겠지만 주변에선 많은 사람들이 자라면 법조계나 언론계 등 소위 잘 나가는 곳으로 취직을 하거나 공부를 하도록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광은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록 그룹을 만들었고 이것은 자신의 선택에 있어서도 탁월한 일이었다. 한창 사회의 억압에 있어 강하게 표출하고 싶은 나이, 고등학생의 눈에는 모든 것들이 강렬하고 자신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갖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친구들, 특히 함주석을 통해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자신의 옷 스타일부터 자신의 모든 부분들을 체크하고 내세우기를 좋아하는 그들은 자신의 모든 부분들이 사회와 동등한 눈높이를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고 같은 고등학교에 배정된 아이들과 함께 대충이 아닌 체계적인 인기밴드를 만들어내고 여러 가지 구상된 그림들이 하나씩 실제의 모습으로 튀어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흐르고 있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제스처들은 음악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들에겐 행복할 수 있고 누구보다도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음악이 그들에겐 전부였고, 오디션은 하나의 꿈을 위한 통과의례와 같은 관문이었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그들은 음악에 미쳐있었고 열정적이었으며 그것의 증거로 그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듣는 것으로도 모자라 모조리 외우고 다녔다. 이때까지는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시작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됐다. 그러나 그들에겐 거대한 학교라는 공간이 음악이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꿈과 희망을 찾고 안정을 찾아갔다.

공연 준비로 바쁜 그들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위기는 연습을 통해 단호하리만큼 자신의 입장을 보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고 또 좋아하는 뮤지션은 다르지만 언제나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를 꿈꾸는 모습들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의 당당함이 엿보였다.
그 꿈의 실현은 하나의 작은 울림을 가져왔고 누가 보아도 당당당한 모습을 심어주었다. 한치 앞도 예견할 수 없는 상황들은 그들의 정신력을 더욱더 강화시켰고 두드리고 울리는 음악의 선율은 세상의 깊이를 드러냈다. 처음 음악에 대해 생각했던 동광의 모습은 진지했고 늘 쓸쓸한 모습도 이제는 의젓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함주석의 기타 소리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리고 그들이 평소 추구했던 음악을 끝까지 놓지 말고 이어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읽어가는 내내 음악의 선율이 느껴져 소설에서 보이고 있는 1980년대의 모습이 음악적 열정과 함께 내 맘 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아버렸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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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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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깜깜한 밤에, 낯선 세계에 빠져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치는 밖의 바람 소리에 잠시 생각을 해 본다. 모든 것이 싫어지고 희미해져 이제 다시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면, 그리고 다시는 올 수 없는 그런 무의미한 일에 나를 던지고 있다면 어떠할까.
자살의 순간 기억력은 최고조에 오르고 미처 밝히지 못했던 속사정은 이제 다른 누군가를 통해 알려야 한다.

소설은 우체국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무언가를 보내고 있다. 이 소설의 핵심이기도 한 테이프를 통해 사건은 이어지고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우리는 살아가는 지금에도 왜 낯선 풍경이 없겠는가마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 낯선 풍경은 지금 현실의 문제와 맞물려 현장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극히 평범하고 또한 전체적으로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제 더 이상 말을 들어줄 수 없고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아 일어난 일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을 하겠지만 당사자인 본인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엔 어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그 슬픔은 모든 것을 어깨에 이고 있는 것처럼 무거움을 넘어 절망감을 가져온다. 테이프는 더 이상 듣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소중한 것으로 인식해야 할 때가 된다.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테이프의 행방에 따라 작가는 왜 그녀가 자살을 할 수밖에 없는 극단의 모습을 보였는지, 왜 많은 것을 버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담겨진 테이프를 듣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다양함과 더불어 슬픔이 느껴진다.

이야기는 작가의 노력에 의해서인지 균형을 잃지 않는다. 이것이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커다란 매력이다. 슬픔에 대해 어느 한 곳에 집중을 했다면 이야기의 흐름과 구성에서 작은 틈을 보였겠지만 이 소설은 테이프를 따라 사건이 진행되면서 작은 단서와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 주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선을 고정 시키게 만든다. 눈은 소설을 읽고 있고 머릿속은 세상의 풍경에 잣대를 놓지 못하게 한다.
소설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이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힘일 것이다.
클레이가 테이프를 듣는 장면과 그녀를 자살로 이끌 수밖에 없었던 주변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풍경과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계속된 진실을 가리지 못하고 뒤에서 떠드는 루머 속에 그 진실은 묻히게 된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에 또 다른 시선을 돌리는 현재의 모습은 이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으로 비춰져 한번쯤 이 소설을 읽고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타인의 불행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루머의 시작되고 부풀려지며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그 모습에 계속해서 좋아만 한다면 루머의 부피는 날이 갈수록 늘어만 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보기 좋아 보이지 않게 된다.
삐딱한 마음으로 시작된 비딱한 시선의 루머, 타인을 조금이라도 존중했다면 테이프에 녹음된 해나의 음성은 듣지 않아도 됐을 것이며 해나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 그녀를 자살로 몰았는지.
사건의 진실은 조금은 밝혀지고 계속된 루머로 인해 그녀의 자살과 관련된 13명의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이 느껴진다. 소설은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작가는 배려해 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소문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무엇이 중요한지. 타인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보다면 나쁜 소문, 루머의 크기는 감당을 할 수 있는 모양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위해 조금은 귀를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가볍지 않은 소재를 담담하게 그려낸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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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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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그대로 읽으면 ≪이선 프롬≫, 나는 ≪겨울≫이란 이름으로 번역 된 소설을 읽었다. 내가 읽은 이 소설엔 슬픔과 절망이 이분법처럼 스며들어 있었다. 또한 작가의 내면 풍경으로 소설 속은 온통 겨울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사색하기 좋아하는 나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대학 다닐 때, 작가에 대해 이미 여러 번 작가의 이름과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선배에게서 들었었다. 그리고 몇 해 전 그녀의 작품을 우연히 원서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책 선물을 받았는데, 원서였고 그녀가 바로 ‘이디스 워턴’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미국 현대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고전으로 일컫는다. 그리고 내가 읽은 이 작품은 그녀의 대표작 중 제일 전면에 내세워진 작품이다.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나갈 때쯤, 마침 번역되어 나온 작품이라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읽기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주변에서 들었던 것들을 잊고 책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원서를 읽었던 느낌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어서였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원서도 다시 찾아보았다. 어쩌면 내게 있어 이디스 워턴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작가였는지 모르겠다.

소설보다 먼저 읽은 것은 연보였다. 작가의 삶에 대해 먼저 읽은 탓인지 나는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소설에서 작가를 보게 된 것이다.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그 당시의 모습과 주인공이 많이 닮아 있었고 그녀의 자전적인 부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소설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런 부분들을 밖으로 한 번도 뱉어내지 못하고 가슴에 '멍'으로 채워 놓은 채 살아가야 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작품 전반을 흐르고 있는 이 무거운 느낌, 이 느낌 때문일까 읽어가면서 행간에 숨어 있던 무거움이 어딘가에 갇혀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언덕에 올라 있어도 그녀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그곳이 그녀가 추억에 잠기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느껴졌다. 마치 그녀가 뒷모습을 보인 채 쉬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소설을 읽어 가면 갈수록 작가가 이야기 하려는 녹색의 의미들이 하나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붙들고 있었던 손에 힘이 들어갔고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이선에겐 언제나 어두운 터널처럼 무엇이라 정의 내릴 수 없는 것들이 풍겨져 나왔다. 그리고 그 느낌은 햇살의 눈부심과도 같이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내 맘으로 들어왔다.

때론 그 모습이 어디론가 떨어지는 나락의 모습이었고 또 어떤 면에는 살아가면서 운명처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선이 있는 목재소가 어둠에 있을 때 나도 마치 그 곳에서 있는 것처럼 느껴져 어디론가 탁 트린 벌판으로 나가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라는 제도 안에서 이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나의 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회라는 틀과 벽이라는 거대한 문제가 늘 고스란히 마음으로 파고들어오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본능처럼 그것을 넘을 수 없음을 이선을 통해 느꼈고 내가 원하는 꿈과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바꾸고 싶었지만 억지로 바꿀 수 없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순간, 순간의 모습은 어쩌면 이미 따뜻했거나 다정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낯설게 다가왔다.
책장을 덮으면서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았던 것이 있다면 믿으면 믿는 만큼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머리 위의 구름들은 여전히 구름이 낀 모습들로 비춰지고 있었다.

‘이디스 워턴’이 보여주는 한 젊은 남자의 모습과 짧은 흐느낌은 애원의 목소리로 보였고 놀라움과 더불어 한층 크게 다가오는 현실은 매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모습을 작가는 여리지만 뜨거운 심장으로 승화시켜 놓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나를 인생이란 먼 길을 떠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한 슬픈 남자의 내면 풍경이 소설 전반을 흐르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다해 쓰다듬어 주는 그 느낌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표지를 보면서 소설에서 이야기 하던 ‘운명’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또한 이디스 워턴의 작품이 다시금 놀라운 업적을 이루었다는 것을 단순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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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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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도 있고, 마음 아픈 사랑도 있고, 용서와 복수에 대한 삶의 절절함이 느껴지는 소설을 읽었다. 처음 이 책을 펼쳐 보고 작가의 약력을 읽었을 때 한 유명 배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어려운 일들이 많은 지금 그냥 편안하게 읽어가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읽어 갈 수록 점점 그 재미에 빠져 들었고 꽤 재미있고 괜찮은 이야기에 매료 되어 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생각할 것 없이 작가가 이야기 하는 스토리에 눈은 온통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약력에서 발견한 그 배우의 작품이 많나 하는 의심을 가질 만큼 이야기는 나를 소설 속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용이와, 순이의 삶에 나는 이미 빠져 든 것이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도 주체하지 못한 채 책장을 넘기는 떨림이 가슴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왔다. 착한 아이에게 듣게 되는 이야기는 물끄러미 바라본 하늘처럼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호랑이를 잡으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이야기에 빠져 들수록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한 사람의 욕망 때문에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하나를 희생해야하는 것을 보면서는 마음이 찢어 질 듯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재미와 흥미를 갖춘 소설은 앞으로 이어진 이야기에 더욱 더 궁금함을 갖게 했고 앞으로앞으로 헤쳐 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내왔던 고향의 모습까지 보이면서 예전 공터에서 놀던 모습까지 가져다주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이던 자리가 이 소설에서도 하나의 소설 속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고 나는 소설이 들려 주는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어 소설이 주고 있는 재미를 더욱 더 느끼낄 수 있었다.
용이가 가지고 있는 복수는 산을 내려오는 산기슭의 모습과 함께 겹쳐졌고 그들의 모습은 빠르게 움직였다. 백두산의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그 곳에 있었고 해가 떴고 해가 졌고 그림자가 산 속을 덮었다. 생애를 이어가기 위해 그 속에 살면서 어머니의 마지막을 위해 복수의 칼날은 매일 매일 갈아지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과 지난날의 모습은 긴장과 마음의 상처로 마음을 파고들었고 인기척 없는 새벽의 달처럼 접근할 수 없는 벽을 가지고 있었다.
사냥꾼들에게 호랑의 존재가 있듯 배우 차인표에겐 작가의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소설을 다 읽은 지금은 작가 차인표만이 존재했다. 무언가 마음에 담아 두었던 것들이 이제 하나씩 밖으로 나왔다. 말과 함께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흘렀던 시간 만큼 과거의 삶을 통해 하나의 온전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나마 작가 차인표의 삶에 박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색안경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잠시마나 이 소설에 빠져 그 슬픈 사랑에 박수를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그리고 잠시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약력에 소설가의 이름을 깊이 새겨 보는 것으로 소설이 쏟아낸 이야기를 대신할까 한다.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보게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소설이라 이 소설이 참 좋다.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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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심리학
마이클 맥컬러프 지음, 김정희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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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상황에서 우리는 판단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것은 용서를 하느냐, 복수를 하느냐 하는 극단(?)의 물음을 자신에게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 복수와 용서의 두 가지 갈림길에서 우리는 서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며 처음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많은 경우, 복수의 마음의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초연의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많은 갈등을 하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거나 마음이 아닐 런지 저자는 여러 가지 상황을 토대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조사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지도 모를 이야기를 책 속에 풀어 놓고 있다. 어떤 것이 더 커다란 가치인지에 대해에서는 이 책을 다 읽고 복수의 심리학의 여행을 마친 후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그러나 그곳에 내재되어 있는 저자의 생각은 우리가 지금껏 지나오면서 가졌던 마음과 심리들을 체계적인 질문지에 답을 해 가는 것처럼 간결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읽어내고 말을 해 주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신뢰를 하게 되었다.
복수의 힘도 본능이며 용서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본능이 존재한다고 한다. 또한 이것은 인간이 선택하게 되는 본능에 의해서 결정하고 선택을 내리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그 어떤 것이 필요한지는 복수심을 이해하고 난 뒤의 일이며 심각하게 한번쯤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면서 말을 한다. 그리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의 순간 전략과 탐색을 통해 자신의 결론을 도출하고 확인을 통해서 복잡함을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가해자를 어떻게 나에게서 멀리 할 수 있고 힘을 쓰지 않고 유익한 방법으로 도출된 결과를 가져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해결될 수 있고 쓰러트릴 수 있을지. 상대와 다른 나를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저자가 안내하는 여행에 동행을 했다.
어떤 법칙이 존재하거나 어떤 현상에 대해 저자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비열한 전략도 전략이며 충분히 이것을 숙지한 다음 행하게 되는 결과도 고스란히 자신의 몫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인간이 진화해오면서 행하게 되는 일종의 게임과도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은 무작위한 결과가 아닌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많은 상황에서 생산성 높은 전략과 결과의 시뮬레이션 앞에서 우리는 최고의 ‘성공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과 상대방에 대한 교훈을 함께 느끼면서 자신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의 협력을 통해 그리고 자신의 결정에 따라 가해자가 한 사람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지금껏 내가 알고 있었던 생각과 많이 틀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해자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마음도 함께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듯 용서를 하는 사람에게도 용서의 마음이 싹트지 않으면 어떤 실행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실현의 단계를 맞볼 수 없으며 또한 자신이 원하는 모델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고 실수를 통해 그런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것을 보면서 어떠한 가능성은 늘 유지하고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지 우리가 그동안 공유하고 있었던 사회의 분위기와 맞물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다시금 확인을 하고 눈으로 읽어가면서 태도의 변화와 새로운 것을 수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가능성을 늘 열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역동적인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요즘, 내가 생각하는 방식과 상대방의 방식이 다르다면 그 안에서 선택을 하고 소중하게 관계를 맺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의 생활 방식을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어느 것이 합당한지 어느 것을 통해 먼저 확인하고 해결하려고 하는지는 자신의 몫이며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는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하는 것이 커다란 설득력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공격적인 성향과 수비적인 성향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결정을 나는 존중한다. 이 책을 통해 조정이 가능함을 느낀 것이 커다란 장점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복수는 커다란 공간에서 복수의 이데올로기를 갖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복수의 심리학에 대한 커다란 틀과 그 정수를 느낄 수 있어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하나의 이분법이 아닌 저자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마디로 독특했다. 그리고 그 모든 저자의 이야기가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 많이 놀라웠음을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읽고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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