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당신에게 알라딘 서재란? A. 제게 알라딘은 인터넷 서점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뵙고 지금도 연을 이어가고 있는 분도 계시지요-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요. 사람들의 글을 보고, 댓글로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 적도 있고, 닮고 싶은 분, 내공이 강한 분들 보며 더 배우고, 더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져야겠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군대 이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한편으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분들이 많아 무척 즐거웠습니다. 물론 어떤 때에는 말싸움이라면 말싸움이고, 논쟁이라면 논쟁을 하면서 기분 상했던 적도 있지만요. 하지만 모두 알라딘 서재가 건강한 공간이기에 그런 일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0년간 알라딘 서재에서 많은 분들이 나가기도 했고, 또 새로운 분들이 들어와 그 분들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나간 분들은 아쉽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근 몇 년 책 읽기, 글쓰기를 소홀히 하며 서재 운영도 부실해졌습니다. 불이 붙으면 다시 활활 타오르겠지만 예전만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Q. 지난 10년간 알라딘 서재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3가지만 알려주세요)
1. 첫 번째는 알라딘 불매 운동입니다. 알라딘으로서는 기억하기 싫겠지만, 큰 사건임은 분명합니다. 이때 열심히 활동하던 많은 분들이 나가면서 서재 한 편이 횡했으니까요. 다른 분들이 다시 채운다고 하더라도 있던 분들의 빈자리는 티나게 마련입니다.
2. 두 번째는 촛불 집회 당시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언론 광고를 낸 일입니다. 서재의 여러 분들과 함께 주도한 일이라 제게는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계좌를 공개하고 적게는 만 원에서 많게는 십만 원까지 보내주시는 분들의 돈을 모으고, 문구를 만들고, 고생해서 신문에 광고가 나온 날. 사람들은 아침 신문을 일찌감치 사서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3. 세 번째는 '주간 이주의 달인' 30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입니다.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알라딘 적립금(얼마였지요?)을 주던 때인데, 주말이면 30위 언저리에 걸친 분들이 리뷰와 페이퍼를 열심히 써서 30위 안에 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발표날 순위가 공개되면 일명 '주급'을 탄 30위 명단을 캡쳐해서 올리고 오른 분들은 즐거워하고, 못 오른 분들은 순위에서 벗어난 원인을 분석하며 다음 주를 노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말싸움 또는 논쟁, 댓글 이벤트, 캡쳐 이벤트, 물만두 님 책 출간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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