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님 (http://blog.aladin.co.kr/fallen77)
Q. 알라딘 10주년을 맞이하여 축하 메시지
A. 알라딘 서재는 꽤 독특한 공간인 것 같아요.
리뷰를 쓰는거야 어디서든 마찬가지지만 
리뷰라는 형식이 아니라도 책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같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그 느낌을 공유하는거야 기본적인거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읽다가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책, 관심 없었던 책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고,
그 호기심에 그 책들을 읽어보게 되기도 하니 말이죠.
지난 십년간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책에 대해 누구든, 어떤말이든 할 수 있는 장소로 계속 남아주었으면 좋겠어요.

Q. 당신에게 알라딘 서재란?
A. 제게 알라딘 서재는 일상을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할 때도 있고 또 고단할 때도 있지만출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책을 읽고, 책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들이나 느낌들을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 적고 있노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져요.
그 때는 제가 '여기로부터 벗어난' 느낌을 받아요.
제가 글을 적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지만,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다들 자신들의 영역에서 제 몫의 역할을 하며 살고들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되죠.
지금의 제게는 아주 필요한 공간이에요.


Q. 지난 10년간 알라딘 서재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3가지만 알려주세요)
1. 첫째로, 사람들을 사귄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인지 만나서도 이야기 나누는 것이 즐거웠어요.
몇몇 사람들과는 꽤 오래 우정을 지속하고 있고요.
알라딘에서 사귀게 된 사람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는 달라요.
순전히 내 의지에 의해 선택한 사람들이고, 그래서인지 서로에게 공간을 준다는 느낌도 강해요.
'모신 하미드'의 [주저하는 근본주의자]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오죠.

"지루한 예의 바름 말고요. 정중한 예의 바름 말이죠. 당신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줘요. 나는 정말로 그게 좋아요. 흔하지 않은 일이에요."


저는 알라딘 서재를 통해 '서로에게 공간을 주는' 사람들을 사귀었어요. 

2. 둘째로, 논쟁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의견을 보인 적도 있고 의견을 보이지 않은 적도 있죠.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제게는 아주 인상 깊었어요. 
결국은 지저분해졌다고 말하게 되는 순간이 오긴 하지만, 
저는 그 논쟁들을 통해 정말 다양한 (생각을 가진)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어떤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면서는 제 생각이 변하기도 했어요. 

3. 셋째로, 기억에 남는게 아니라 제 책장에 책이 남아요. 
서재를 하지 않았다면 사지 않았을 책들을 
서재를 통해 많이 사게 됐죠. 
서재를 둘러보다 누군가 느낌을 적어놓은 글을 보고는 
저 책이 뭐지, 하고 사게되고 
서재를 둘러보다 신간 소식을 접하고 
앗 저 책이 새로 나왔네, 하고 사게되고 
결국 알라딘 서재를 통해 사게 된 책들이 쌓이고 쌓여서 
책장에 꽉꽉 들어차게 됐죠. 
기억 보다 책, 이 되겠네요.
서재를 하지 않았다면 제 책장에 책은 지금의 사분의 일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거에요.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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