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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 유동하는 근대 세계에 띄우는 편지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조은평.강지은 옮김 / 동녘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너가 성장하고 자신이 누군지 고민할때 즈음에 이 편지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구나. 오늘 아빠는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책을 읽었단다. 오늘날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이 책의 저자는 현대 사회를 유동하는 세계라고 표현하더구나. 어떤 가치도 고정되있지 않고 액체 마냥 흘러다닌다는 것이지.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한가지 가치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도태됨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액체 마냥 빠르게 유동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구나. 

 나는 이런 세상을 인스턴트 라면에 비유하고 싶다. 출출할 때 먹는 라면 만큼 맛있는게 없지. 거기에 계란과 치즈까지 넣었다고 생각해보렴.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구나. 그런데 라면만큼 빠르게 조리되고 입맛을 자극하면서도 열량은 큰, 그러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음식도 없는 것 같다. 세상은 마치 라면처럼 재빠르게 끓어오르고 또 소비된단다. 그리고 그 맛은 꽤나 입맛을 자극하지. 이런 인스턴트 라면과 같은 문화적 컨텐츠들이 쉴새없이 만들어지는 요즘이다. 가끔 라면을 먹을 수는 있지만 매일 이러한 것을 섭취한다면 우리의 건강은 자신도 모르게 나빠지게 될거야. 오늘날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과 해악은 인스턴트 라면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유동하는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과 같은 세상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떠할것 같니? 이 시대는 sns를 통해서 그 어느때 보다 서로가 긴밀하게 엮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외롭기 때문에 사람들과 소통하기 원하고, 그래서 이런 sns는 사람들의 이러한 욕구를 해소시켜줄 수 있은 도구로 각광 받고 있지. 온라인 인간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오가고 있구나. 이 책에서는 sns가 우리가 가진 본질적인 외로움을 해소시켜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의견에 찬성하면서도 나는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단다. sns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말이야. 너가 너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자칫하면 공허해질 수 있는 sns를 진정한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아빠도 sns를 통해 너의 엄마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어.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 좁혀진 정신적인 간격만큼 육체적으로도 좁혀디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말이야.

 결국은 아빠는 이렇게 생각한단다. 어떤 도구에도 너 자신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이야. 아무리 거대한 온라인의 세계가 있다고 해도 결국 그것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니까. 너가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그 교류의 창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겠니. 어떠한 방식으로도 사람들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일을 멈추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너가 이 편지를 읽을때쯤이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아빠는 어릴적부터 막연하게 꿈꿔온 건축가라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이 삶이 항상 꿈꿔오는대로 진행되어 왔던건 아니란다. 아직도 내가 추구하는 건축을 완성해나가고 있는 입장이라 조심스럽지만, 젊은 시절에 열정을 바쳤고 또 여전히 이 일을 사랑한단다고 이야기할 수 있단다. 어떤 일을 선택하든 나는 너가 오랜시간동안 식지않을 열정을 쏟을 무언가를 찾았으면하는 마음이야. 이 책에서도 그러더구나. 우리의 삶은 불확실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삶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이라고. 비록 생물학적으로 너를 만들어낸 것은 엄마와 아빠이지만 너만의 인생 일정표를 만들어가면서 너의 삶을 스스로 창조해 갔으면 좋겠구나. 

 물론 세상은 너무나도 불확실하단다. 그렇기때문에 이 책의 저자도 이 세상을 유동하는 현대라고 부르는 것이겠지. 어떠한 일도 확실하게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다. 그러나 너가 힘들때 아빠가 옆에서 힘이 되어줄게. 그리고 아빠도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이 항상 힘이 되어주었단다. 힘들때야말로 서로의 사랑과 소중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한다. 무엇보다도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구나. 이렇게 불확실한 시대야말로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서로 기대며 나아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그저 가족 간에 머무르는게 아니라 나의 주변사람들을 돌아보며 함께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정말 소중하게 지니고 살아가야할 가치들이 무언가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단다. 우선 인간 그 자체보다 세상에 중요한 것은 없다는 신념, 즉 모든 체계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지. 그러면서도 우리를 서있게하는 지구에 대한 존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단다. 이 터전이 없다면 우리도 살아갈 수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이뤄지는 진실한 소통을 빼놓을 수 없겠지.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나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고 나만의 인생을 창조해가는 것을 잊지 말고 꾸준히 이루어 갔으면 좋겠다. 항상 아빠가 응원할게. 사랑한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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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2012-10-21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이건 끝까지 읽지 못했다.. 먄..

일개미 2012-10-21 15:46   좋아요 0 | URL
딸래미에게 쓰는 44개의 편지 중에 첫번째...아 오글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