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향 독서법과 독서치료
박연식 지음 / 고요아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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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치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징검다리가 되어 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어떤 분야를 연구할  때 지름길은 선행연구에 대한 탐색인데 초보자에게 이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인터넷 검색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방대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내게 필요한 자료만을 정제하는 것 역시 많은 수고가 따른다. 즉 지금까지 발표된 학위 논문이나 학술 논문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한 인터넷에서는 어떤 사이트가 도움이 되는지, 지금까지 발행된 단행본에 대한 정보 등등. 하지만 이제 저자가 독서치료 관련 문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 것을 징검다리 삼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치료적 문헌에 대한 저자의 방대한 탐구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의  불로그(http://blog.naver.com/nicebook)를 방문해 보면서 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독서치료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알려진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이지만 본격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이다. 이는 독서치료가 발전할 수 있는 필요조건들이 충분히 무루 익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즉 독서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양질의 도서보급, 인터넷의 발달로 문헌 검색이 쉬워졌고 산간 벽지에서도 책을 구입하기 용이해진 점, 그리고 이용자 중심으로 도서관의 역할 변화 등등. 이런 모든 요소가 갖추어 졌다 하더라도 독서치료가 사람을 돕는 학문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료를 발굴하고 분류하여 유통하는 수고가 필수적인 바 저자의 수고가 많은 이들의 시간을 절약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생산된 독서치료 관련 연구문헌들을 주제별, 대상별로 분류해서 제시하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이 책은 단순하게 독서치료관련 문헌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장과 치료의 관점에서 책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 <전방향독서법>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실례를 보여준다. 현재 공공 도서관에서 책을 분류하는 표준은 DDC(듀이십진분류법)가 보편적인데 이를 응용하여 우리 나라는 경우는 KDC(한국십진분류법)의 체계를 따르고 있다. 즉 000 총류, 100 철학, 200 종교, 300 사회과학, 400 순수과학500 기술과학, 600 예술, 700 언어, 800 문학, 900 역사이다. 십진분류법은 오랜 시일동안 나름대로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어서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독서치료적으로 자료를 검색하기에는 매우 불편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용자가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이용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우울증"이라는 키워드로 문헌을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양의 목록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 상담이나 정신건강분야에서 목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문헌이 철학이나 문학, 사회학, 그림책, 음악, 미술, 오디오와 비디오 같은 멀티미어 자료 등 십진분류의 큰 항목을 넘나들면서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치료적인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10진 분류는 힘을 쓰지 못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듯이 자료는 어떤 관점을 가지고 분류되오 있을 때 활용가치가 극대화되는 법이다. 저자는 바로 이점에서 독자에게 중요한 아이디어를 준다. 독자 스스로가 능동적인 독서주체가 되어 자신의 성장과 치료, 전문성, 휴식이라는 좌표를 설정한 다음에 읽은 자료들을 분류해 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저자의 관점을 수용한다면 21세기에 정보의 바도 속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맞춤형 정보분류 체계를 활용하여 보다 행복한 삶을 가꾸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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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좋아! 큰북작은북 그림책 2
주디 시라 지음, 마크 브라운 그림, 김서정 옮김 / 큰북작은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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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라는 이동도서관 사서가 어느 날 동물원을 마을로 생각하고 책을 풀어 놓고 읽기 시작했다. 몰리 사서의 책 읽는 소리에 점점 매료된 동물들이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가젤과 나무타기 캥거루, 누, 도마뱀붙이, 라마, 밍크, 비버, 비비, 여우원숭이, 웜뱃, 주머니 늑대, 주머니쥐, 치타, 판다, 하이에나와 해달 같은 동물들이 각자 자신의 포즈를 취하며 책에 심취한다. 뿐만 아니라 각양 각색의 곤충들도 책을 읽는다. 몰리 사서는 동물들이 책을 잘 사용하는 법을 지도하느라 바쁘다. 그러다가 각 동물들은 자신들의 서사를 글로 써서 책으로 엮어내는데 이렇게 쌓인 책으로 동물원 도서관이 탄생한다.  단지 책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고, 그것을 발전시켜 도서관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동물원 도서관을 스스로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온화하고 화사한 톤의 그림들이 책 가득히 펼쳐지고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그들의 표정이 매우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그저 그림을 보는 것만으르도 즐겁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는 좋은 작품이다.

 200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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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키운 아이
칼라 모리스 지음, 이상희 옮김, 브래드 스니드 그림 / 그린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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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현직 사서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쓴 것 같다. 도서관 서비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참고봉사인데 이는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정보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멜빈이라는 아이는 이런저런 호기심과 알고 싶은 욕구(need)를 가지고 도서관에 온다. 마즈, 베티, 비올라 세 분의 사서선생님은 어린 멜빈에게 눈을 맞추고 말을 걸며 그가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아낸다. 그리고 신속하게 협력하고 자료를 찾아 주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년의 지적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더 넓은 정보와 지식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서선생님들이 키운 아이 멜빈은 자라서 사서선생님이 된다. 세분의 선생님들처럼 그 역시 사람을 키우는 사서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도서관의 모습이 어떠해야할지 보여준다. 도서관은 책을 보존하는 기능도 있지만 그것이 활용될 때 진정한 존재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식은 끊임없이 유통될 때 가치를 가지게 되며 더 많은 지식의 생산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책을 연결시키는 시스템과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훈련된 참고사서가 필요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공공 도서관이 참고봉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느낄 수있다.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정보가 활용되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책은 사서선생님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사람을 키워내는 도서관,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그런 도서관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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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
이영애 외 지음 / 죠이선교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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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 / 이영애 외 | 죠이선교회 | 2007년 03월  

자조적 독서치료의 대가 이영애님이 이끄는 신성회의 리더들이 펴낸 책이다.  평범한 주부들이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을 발족하게 된 동기, 그 모임을 통해서 내적 치유를 경험했던 이들의 사례, 자조적 독서치료의 치유역동, 모임을 이끄는 지침 등을 수록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들의 모임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먼저 놀라운 수용성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의 상처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상처를 말이나 글, 기타 예술 매체로 풀어내면 스트레스를 극복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일을 위한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말할 상대가 없을 때 내면세계는 병들게된다. 신성회는 이런 여성들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다. 비판 없이 내 말을 들어주는 그룹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면의 힘을 키워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수용성은 대표 저자인 이영애님의 인품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분위기 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신성회의 독서방법을 "거울독서"라는 키워드로 정의한다. 거울 독서란 책을 거울 삼아 자신의 내면세계와 관계를 조명하는 독서방법을 말한다. 책의 내용 자체를 학문적인 관심으로 연구하는 것과 심리적 치료를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전자가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있다면 후자는 책을 통해서 자신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신성회의 독서는 "마중물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샘물을 퍼 올리는 펌푸에 마중물 한 바가지를 부어 넣고 힘차게 저으면 깊은 곳의 생수를 길어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어 자신의 내면 깊은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듯이 독서에는 생존을 위한 독서가 있는 한 편 건강과 행복을 위한 독서가 있다. 이 책은 주부들이 자신들의 정신적, 관계적 건강을 위해 십 수년간 책을 읽고 변화되어 온 삶의 기록이다. 본문 속에 그녀들이 읽고 효과가 있었던 책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영애 님의 부군이신 정동섭 교수께서 일생에 걸쳐서 읽을 만한 도서 목록을 부록으로 정리해 두었다. 이 책 한권 한권이 신성회라는 그룹을 통해서 검증된 도서들이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

책은 우리의 좋은 스승이다. 자신이 읽고 변화될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전문 상담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책과 치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변화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놀라운 소식이며 독서치료의 탁월한 장점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서 변화된 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보고 싶은 이들, 또한 앞으로 독서상담 그룹을 이끌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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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참깨! -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독서치료
하제(김경선)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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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학은 사람에 대한 공부이다." 내가 수 십년간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오면서 내린 결론이다.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건만 아직도 사람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감히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사람은 신비하고 복잡한 존재인 것이다. 특히 사람의 정신과 관계의 영역을 다루는 상담은 고성능 의료장비로도 관찰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룬다. 그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엄마들처럼 말이다.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엄마들 가운데는 자신의 심리정서적 문제와 양육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마음과 관계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거울이 필요하다. 바로 책이다.

아이와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려는 저자의 열정과 독서 편력, 그리고 다루는 케이스의 양이 놀랍기만하다. 이 책의 앞서서 출간한 <책아, 우리 아이 마음을 열어줘>가 독서치료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다면 <열려라 참깨!>는 그 책들을 현장에서 적용한 임상사례보고서라고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아동기에 흔히 겪을 수 있는 발달적 주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한 책, 그리고 그 책에 내담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면서 문제를 극복해 가는지 기술하였다. 케이스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활용한 책들을 나도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독서치료에 문학을 적용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비문학적 성격의 자가치료서는 책 제목만 보아도 어떤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지만 문학의 형식을 입은 작품들은 주제를 은밀하게 숨기는 속성 때문에 반드시 읽어보아야한다. 그렇게 때문에 책을 매체로 하는 독서치료 상담자는 평소에 좋은 작품을 읽고 분석하여 치유적 발문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또한 하나의 작품이 내담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지 사례들을 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저자의 발자취는 후학들에게 많은 시행착오를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활용하는 범위를 아동으로 한정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한 책 뒤에 소개된 <가족 독서를 위한 도서목록>은 저자가 직접 읽고 적용해 본 책들이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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