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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담 게시판에서는 가끔 ‘질문자 대 답변자’의 싸움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의견 차이에 의한 논쟁’이 뜨거워져서, 점차 흥분 상태가 되고, 격렬한 비난으로 격화됨에 따라 ‘의견 다툼’을 하던 분위기가 점차 ‘인신공격’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다음은 질문자와 응답자 양쪽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다.



“아무래도 질문의 의도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신처럼 쉽게 결정을 내리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우선, 저의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주십시오. 제가 질문하고 싶었던 것은 ○○라는 것입니다. 읽어보면 즉시 알 수 있습니다. 확실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아무런 이익 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독단적인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그런 코멘트는 실례 아닙니까? 당신 같은 사람은 질문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질문을 할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는 쪽이 오히려 실례 아닌가요?”


“답변을 할 때에는 질문을 잘 읽어보아야 한다는 말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답변을 적는 일은 쉽지 않지요. 그런 답변을 요구하는 것도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고요.”


“피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질문을 받지 말아야지요. 잘난 척 좀 적당히 하십시오”



이런 식의 말싸움이 이어진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논쟁도 어떤 의미로 ‘재미’가 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논의(서로의 의견을 전하는 것으로 보다 바람직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가 아니라 ‘인신공격’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람에 대해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네.’, ‘성격이 도대체 왜 저래?’, ‘도저히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당연하다. 생각 그 자체를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말로 표현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자신이라는 인간 자체’, ‘모든 인격’을 부정당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성격, 인격, 평소의 생활방식,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처럼 들릴 것이다. 문자 그대로라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은 ‘당신의 모든 것은 쓸모가 없다’는 의미이다.


설사 이런 말을 했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의 ‘모든 점’을 부정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감정이 앞서 ‘자기도 모르게’ 격한 말을 했거나 ‘더 적당한 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을 뿐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주는 충격은 매우 강해서 그야말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화법’의 전형적인 예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이런 ‘인신공격’ 같은 말은 가능하면 삼가야 한다. 그런 말을 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생각해보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당신은 정말 가망이 없어.”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성격은 빨리 고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삼가는 편이 낫다.


또 상대방의 인격이나 성격이 아니라 ‘행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달하는 기술도 갖추어야 한다.



X “또 지각이야? 그 게으른 성격 좀 어떻게 고칠 수 없어?”

O “정시 5분 전에는 반드시 사무실에 도착하는 게 중요해.”


X “당신은 다른 사람과 협력할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이군요.”

O “저녁식사 후의 설거지는 일주일에 두 번만 당신이 하면 어떨까?”


X “일을 똑바로 좀 하란 말이야!”

O “3년 후의 일을 생각하고 행동하면 도움이 될 거야.”


이렇게 말한다면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다. 굳이 상대방의 성격이나 인간성에 관하여 언급할 필요는 없다. 하기 어려운 말도 ‘어떤 행동을 어떤 식으로 고치면 좋은가?’ 하는 발상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보다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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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제가 한 말 때문에 그렇게 상처를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나쁜 뜻은 없었어요. 이해해주세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전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금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뭐야? 그까짓 걸 가지고 화를 내? 너도 정말 한심한 인간이다. 그래, 일단 귀찮으니까 내가 사과는 하고 넘어갈게.’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인격까지 부정을 당하면 이중으로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상대방이 이런 태도를 보이면, ‘아, 그냥 조용히 넘어갈 걸 그랬어.’라고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이 있다. 하지만 상대방도 무의식적으로 그 효과를 노리고 “나쁜 뜻은 없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함정에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를 확실하게 관찰하고 만약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이나 미안해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이 말해주자.


“정말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닌가요? 그럼 다행이지만.”


“나쁜 뜻이 없었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나쁜 뜻이 없다고 해도 그런 말을 들으면 저도 이렇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앞으로는 신경 좀 써주세요.”


말의 내용 자체보다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로 말을 하면 상대방은 그 순간에 감정이 상해서 ‘뭐야, 이 사람? 이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는 없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사람은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어. 자칫하면 다음에는 내가 보복을 당할 수도 있겠어.’라는, 일종의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그런 공포는 항상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당신에게 그와 비슷한 말을 하거나 당신을 함부로 대할 확률은 훨씬 줄어든다.

한편, 상대방의 ‘나쁜 뜻은 없었다’는 말에 대해 대화를 가볍게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지요. 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


“아니에요. 별것도 아닌데 너무 신경 쓰지는 마세요.”


이런 식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애매하게 말을 하면 상대방은 마음속으로 당신을 더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고 분명하게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상대방이 ‘이 사람, 무서운 사람일지도….’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하지만 그렇게 냉정한 태도를 보이면 그 후의 인간관계가 나빠지는 것 아닌가?’, ‘상대방에게 미움을 사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나쁜 뜻이 없다면 앞으로는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말아주세요.”라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뜻을 분명하게 전달한 뒤에 분위기를 바꿔서 “그런데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라고 다른 문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취한다. 정리하자면, 순간적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만든 뒤, 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지 말고 밝은 분위기로 전환하거나 대화의 내용을 바꾸는 것이다. 용기를 내서 실행해보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반드시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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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함께 있고 싶은 사람, 함께 있기 싫은 사람 등의 판단을 내릴 때 어떤 점을 고려하는가? 그 사람의 외모보다는 그 사람이 말하는 내용, 말할 때의 표정이나 목소리, 질문 내용이나 말투,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때의 맞장구나 반응 등을 통하여 판단하지 않는가?


‘화법’은 그 사람의 인상이나 매력을 결정하는 것임과 동시에 그 후의 인간관계를 결정한다. 상대방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바랄 때 “이것 좀 해줘.”라는 말만 하는 사람과 “이것 좀 해주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 부탁해도 될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결국 의미는 같다. 하지만 전자와 후자는 인상을 판단할 때 어느 정도 차이를 만들어낼까? 또는 그 말을 듣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대방이 그 부탁을 들어줄 확률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까?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성격이 별로’인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때문에 인생에서 많은 손해를 본다.





화법을 크게 분류하면, 상대방을 침울하게 만들거나 화나게 만드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화법’과 상대방을 즐겁게 만들거나 긍정적인 기분이 들게 만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화법’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경계는 별것 아닌 한 마디이거나 누구나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평소에는 깜박 잊고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화법’을 구사하는 것만으로 일은 물론, 사생활까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호감을 얻고 상대방에게 의욕을 심어주며 결과적으로 자신의 협력자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매력 있는 사람, 진정한 의미에서 아름다운 사람은‘말투가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것은 1년에 수천 명을 만나는 기업 연수 현장 경험을 통해서 보더라도, 심리학 연구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아름다운 화법을 구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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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지금까지 소개해온 기술에서 ICT(정보통신기술)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오히려 ICT가 관여하지 않는 기술을 찾는 쪽이 어려울 정도다. 표면적으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도 컴퓨터로 설계를 하거나 기능을 보다 높이기 위해 막대한 데이터를 배후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7장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며 2017년 이후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ICT의 미래를 대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ICT라고 하면 AI(인공지능)일 것이다. AI란 컴퓨터를 사용하여 인간의 지능(intelligence)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기능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을 총칭하는 말이다. 이 책에서 지금까지 소개해온 것처럼 각 산업, 각 업무에 맞춘 응용 사례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에 사용되는 기초 기술을 가리키기도 한다.


응용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을 인식하는 화상인식’, 음성을 이해하고 문장으로 변환해 주는 음성인식’, 문장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자연언어 처리’,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래의 사건을 예측하는 예측 분석은 모두 AI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기초 기술로는 기계 학습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2016년 미국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AlphaGo)AI가 프로 바둑기사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 AI가 장기에서 프로기사를 이긴 경우는 드물지 않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기계 학습이다. 프로들의 수만 국에 해당하는 대국 데이터(기보)를 컴퓨터에 학습시켜 다음의 수를 판단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과거의 AI에서는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가 직접 장기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 기준을 만들어 컴퓨터 프로그램 안에 기입했지만 기계 학습에서는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2011년에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서 퀴즈왕(사람)에게 승리를 거둔 것으로 유명해진 미국 IBM의 질문응답 시스템 왓슨도 기계 학습을 이용했다. 왓슨은 대량의 문헌을 읽고 내용을 정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동으로 작성한다. , IBM의 왓슨처럼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코그니티브(cognitive; 인지 컴퓨팅)이라고 부르며, AI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코그니티브는 인지능력(경험이나 지식에 바탕을 둔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굳이 AI라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그 정의가 너무 넓고 붐이 가열되었다가 기대 밖의 결과를 낸 과거의 도전들과 획을 그으려는 생각에서다.


AI는 과거에 두 번 정도 커다란 붐을 일으켰는데, 2013년 이후의 붐은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번에 커다란 성과를 올린 것은 화상인식과 음성인식이다. 기존의 컴퓨터가 힘들었던 영역이었는데 여기에 기계 학습을 적용한 것이다. 컴퓨팅 파워 향상과 낮은 가격화가 뒷받침되면서 응용 범위를 명확하게 하자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정밀도와 속도로 인식과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문에 기계가 인간을 초월한다’, ‘AI가 일을 빼앗는다는 주장과 걱정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계가 인간을 초월한다고 해도 특정 영역에 기계를 이용했을 경우의 이야기다.




일본항공이 하네다 공항에 실험적으로 도입한 ‘NAO’


옥스퍼드 대학의 AI 연구가인 마이클 오스본(Michael A Osborne) 준교수는 닛케이(日經) 컴퓨터(201633일호)를 통해 “(인간의 지성을 AI가 초월하는 시기는) 50~100년 후.”, “필요한 기술 대부분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화나 질문 응답, 번역 등 자연언어 처리는 현시점에서 아직 기대와는 괴리가 크다. 1장에서 소개한 챗봇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역이 한정되어 있다. 의미 없는 잡담이나 FAQ에 바탕을 둔 일문일답은 대응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대화에서 인간의 영역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AI가 인간의 일을 빼앗는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스본 준교수는 2013년에 발표한 논문 The Future of Employment(고용의 미래)에서 앞으로 10~20년 내에 미국 노동 인구의 47%, 영국 노동 인구의 35%AI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런 예측을 하는 배경에는 기계 학습이 있다. 예를 들어, 재판에서의 판례, 의사의 문진 결과 등의 데이터를 기계 학습시키면 장래에는 판사나 변호사, 의사 등과 동등하거나 그것을 뛰어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원래 컴퓨터는 수작업으로 만든 사무 계산이나 기술 계산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일을 빼앗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AI의 진화에 의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조차 대신할 수 있게 된다. , 그것에 의해 판사나 변호사, 의사라는 직업이 사라질까? AI의 판단 결과를 이들이 듣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 <7장 더 빨리, 더 편리하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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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테크Fin Tech

 


가상 통화가 다가온다


핀 테크는 특정 기술의 명칭이 아니라 파이낸스와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는 풍조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미국에서는 2014년부터 일본에서는 2015년부터 주목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관공서, 금융기관, IT 기업, 벤처기업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핀 테크의 발단을 2008년에 발생한 리먼 쇼크에서 찾는 논객들도 많다. 금융기관에 대한 높은 불신감과 실망이 고객을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량으로 해고된 금융기관의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일본에서는 금융청이 20159월에 공표한 ‘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방침에서 금융청은 금융행정 전체에 관한 커다란 방침을 제시하고 핀 테크도 언급하면서 주목을 모았다. 기존에는 앞으로 1년 동안의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검사에 관한 방침이 주된 내용이었다.


금융청으로서는 일본이 핀 테크 움직임에 하루빨리 대응하여 장래의 금융 서비스에서의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 서로 협력하면서 해외의 사례 조사나 일본국 내외의 전문가들과의 대화 등을 통하여 핀 테크의 동향을 선점해서 파악해나간다. 그리고 이용자 보호 등의 금융행정상의 과제를 양립시키면서 장래의 금융업, 시장의 발전, 고객의 편리성 향상과 연결되도록 함과 동시에 일본 국내외의 전문가들의 식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술 혁신이 일본의 경제와 금융의 발전과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한다.”(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에서)


금융청은 이 방침을 내세우는 전제로서 핀 테크가 초래할 구조적 변화에 일본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응이 늦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 변화 움직임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IT 벤처 등의 논 뱅크 플레이어(Non bank player)와 금융기관과의 연휴, 협력 등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상황에 비교할 때 일본에서는 이런 유기적인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 또 일본의 금융기관(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포함하여)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이나 개인의 욕구, 즉 세계적인 캐시 매니지먼트 서비스(Cash Management Service)’, 전체 은행 시스템 구조의 국제 표준화, 낮은 해외송금 수수료 등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과제도 있다.”(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에서)


물론 금융과 기술의 융합은 예전부터의 주제로, 1990년대에도 두 분야의 융합이 제기되었다. 냉전이 종결되면서 군수 관련 사업에 종사하고 있던 엔지니어들이 금융가로 들어와 금융 공학을 발전시켰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금융의 온라인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마츠이松井 증권이나 모넥스(Monex) 증권 등 온라인 전업 증권회사가 등장했고 2000년에는 인터넷 전업 은행인 저팬 네트(Japannet) 은행이 개업했다. 현재 시가 총액이 50조 원을 넘는 미국의 페이팔PayPal이 창업을 한 것은 1998년이다. , 이 시기에 창업한 기업 대부분은 2001년의 닷컴 버블의 붕괴와 함께 파산을 맞이했다. 이런 경위로부터 핀 테크의 움직임을 냉정하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1990년대와 핀 테크를 비교하면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가상 통화의 등장이다.


가상 통화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비트코인(bitcoin)은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라는 인물의 논문을 바탕으로 200913일부터 유통이 시작되었다. 2013316일 키프로스(Cyprus)EUIMF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모든 은행 예금에 대하여 과세를 결정할 때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어 거래 가격이 폭등, 비트코인은 전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국가 같은 관리 주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기존의 금융기관이나 국가에 대한 신용 불안 수용처가 된 모습이었다.

 


비중앙집권화의 트렌드


이것을 금융의 비중앙집권화(Decentralized)라고 부른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이 트렌드를 간파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20142월에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 곡스(Mt. Gox)가 파탄에 이르러 주목을 모았다. 그 당시와 비교하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의 지면을 시끄럽게 만드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비트코인은 땅 속에서 뿌리가 확장되듯 살아남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조금씩 생산해내고 있다.


2016525일 비트코인 등 가상 통화에 대한 규제를 포함시킨 개정 자금 결정법이 성립되었는데, 가상 통화 거래소에 등록제를 도입하여, 구좌 개설 당시의 본인 확인 등을 의무화하고 고객의 자산과 자기 자산을 구분하는 분별 관리를 요구한 것이다. 자금 세탁(money laundering)이나 테러 자금에의 악용 방지를 목적으로 삼은 법 개정이지만 위치가 애매했던 가상 통화를 규정하고 그 존재를 인정한 법 개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개정 자금 결제법은 가상통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물품을 구입하거나 빌리는, 또는 노무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에 그 대가를 변제하기 위해 불특정인에 대하여 시험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불특정인을 상대로 구입 및 매각을 할 수 있는 것.(이것과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것도 포함)

전자적으로 기록된 재산적 가치에서 전자정보 처리 조직을 이용하여 이전할 수 있는 것.

법정 통화로 표시되거나 법정 통화를 바탕으로 채무 이행 등이 이루어지는 통화 기준 자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이런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한다. 전자머니나 포인트 등은 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국채나 지방채, 예금통화 등은 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블록체인(Block chain)

 

비트코인의 기반인 블록체인에도 뜨거운 시선이 모아지게 되었다. 가상 통화는 블록체인에 의해 신뢰할 수 있는 발행 주체가 없더라도 공공 거래 장부라는 형태로 신뢰성을 담보한다. 가상 통화 거래에 참가하는 전원이 같은 장부를 가지고 거래를 기록한다. 누군가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장부가 파괴되더라도 다른 참가자가 존재하는 한 블록체인은 소멸되지 않는다. 또 악의가 있는 사람이 함부로 내용을 바꾸는 행위를 방지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기존의 금융기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금융기관이 존재하는 의미 중의 하나가 금전 거래 장부를 정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제나 융자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장부가 있어야 하며 금융기관은 그것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왔다.


블록체인은 블록이라고 불리는 데이터들을 시계열로 고리(체인)처럼 연계시켜 취급한다. 블록은 미리 정해진 데이터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 시간마다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어 블록체인의 최신 블록에 다음의 블록으로서 접속된다. 이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 발생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가상 통화인 경우에는 그 사이에 발생한 거래 기록이다. 통화 이외에도 어떤 거래 기록을 블록체인 구조에 기록할 수 있다.


시간이 변함에 따라 이 블록은 증가한다. 비트코인인 경우, 거래 기록이나 검증에 관한 계산에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계산에 협력한 사람에게는 그 대가로 비트코인이 지불된다. 블록체인 속의 블록 내용을 바꾸려면 그때까지의 모든 블록도 바꾸어야 한다. 하나의 블록만 바꾸어도 검증이 실행되어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블록체인을 바꾸려면 막대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을 되감기 위해 막대한 계산량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관리자가 없는 블록체인이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할 수 있다.

 


블록체인 활용 방법 모색


원래 비트코인을 위해 개발된 블록체인이지만 다양한 거래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용 형태는 크게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 chain)’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 chain)’으로 나눌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불특정 다수인 블록체인을 가리키며, 비트코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에스토니아의 LHV 은행은 증권이나 자동차, 집 등 디지털 데이터로부터 실물까지 모든 자산을 담보로 기재할 수 있는 컬러코인(Colored Coins)’의 시험운용을 개시했다. 또 미국 나스닥도 블록체인을 사용한 미공개 주식거래 시스템 나스닥 링크(Nasdaq Linq)’를 개발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스(Barclays) 은행과 비트코인 교환소인 세이펠로(Safello)가 공동으로 금융 분야에의 블록체인 응용에 착수한 것 이외에 스위스의 UBS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또는 프로그래밍 언어 이더리움(Ethereum)을 사용한 증권의 완전자동 매매 시스템 연구를 개시했다.


한편,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한정되어 거래의 승인 속도를 높여준다.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이 독자적인 가상 통화 ‘MUFG 코인을 개발한 것 이외에 미국 시티 그룹도 세 종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한 내부 통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은행 역시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이용한 공공 거래 장부를 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ABN AMRO 은행, ING 은행, 라보 은행(Rabobank) 등 세 은행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컨소시엄 타입이라고 불리는 움직임도 있다. R3CEV는 블록체인을 사용한 차세대 금융 기반의 구축을 지향하는 컨소시엄인데, 4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참가한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 YFJ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은행, 노무라 홀딩스, SBI 홀딩스 등이 참가하고 있다.


가상 통화와 블록체인은 아직 여명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넷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텔레비전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과 마찬가지로 가상 통화나 블록체인 역시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5장 산업이 바뀐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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