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녀는 오늘도 잔뜩 가시가 돋아 있겠지.”


저는 불편한 여성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와의 어색한 관계는 석 달 정도 이어졌습니다. 대기업 완구회사에 입사한 지 약 10년, 지금은 기획개발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팀원은 모두 열네 명. 대략 4년 전부터 직속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상사는 감정의 변화가 심했습니다. 처음에도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부서 이동을 요청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한 부서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것보다 다른 부서에서도 일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것이 부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같은 사무실에서도 내선전화를 걸어 일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면서 주의를 주기도 하고, 조용히 내 옆으로 다가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내가 팀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기분 나쁘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행동들 때문에 부장이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도 말을 걸기가 불편해서 거리를 두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부장이 그런 나의 태도를 느끼고는 ‘기분 나쁜 부하 직원’으로 여기는 듯해 우리의 관계는 점점 더 어색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불편한 상황을 개선하고 싶다는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지인을 통해서 세미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처음에는 일하는 엄마로서 흥미를 느껴 참가했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부장과의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랑은 부메랑’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애정은 자신이 먼저 주는 것. 자신의 이해득실은 제쳐두고 먼저 관심과 사랑을 주면 그것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에 힘입어 제가 먼저 부장에게 다가가 솔직해지자고 결심했습니다.




품 안으로 들어오는 부하 직원을 거부하는 상사는 없다


불편한 사람에게 다가가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상, 상사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요. 부장에게 먼저 말을 걸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 마침 부장이 혼자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부장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부장님, 잠깐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요.”


부장은 잠시 경계하는 표정을 비쳤습니다. 몇 개월 만에 제가 갑자기 다가가 말을 건넸으니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지요.


“요즘 여유 있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서요. 잠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부장의 굳은 표정에도 기죽지 않고 말을 건넸습니다. 부장은 여장부의 기질을 갖고 있어서 아랫사람이 부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그녀의 방식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저는 부하 직원으로서의 입장을 드러내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지금까지의 저의 태도에 대해 사과하고 일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것,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실적을 낼 수 없었던 것 등을 인정하면서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불편해하고 어색해하던 부장의 표정이 점차 부드러워졌습니다. 잡담과 함께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그렇게 부장과 단둘이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게다가 부장은 마지막에 저를 위해 함께 힘내보자는 말도 건넸습니다. 아무리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품 안으로 뛰어들어온 부하 직원을 거부하는 상사는 없다는 사실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부장과의 불편한 관계는 개선되었고 일도 편해졌습니다. 부장은 더 이상 이런저런 쓸데없는 지적을 하지 않았고, 저도 적극적으로 말을 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랑은 부메랑과 같습니다. 인간관계를 좋게, 또는 나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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