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동경해온 의류점을 접고 파트타임마저 끊어버린 나는 파워스톤 팔찌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말을 하면, “빚에 허덕이다가 영적인 세계에 빠져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나 자신도 결단을 내리고 그만두기는 했지만 “정말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순간이 있었고, 주변에서도 처음에는 그런 걱정을 해주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까지 찾아오던 손님들에게 미안하지 않아?”


“파워스톤만으로 먹고살겠다니, 정말 무모하다.”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뭐야, 그 가게, 옷은 진열하지 않고, 이상한 팔찌를 팔던데?”


이렇게 빈정거리듯 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먹고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이런 말은 듣기 거북했다. 가장 기가 죽었던 것은 오랜 친구로부터 “의류 판매 사업으로 성공하겠다던 뜻을 접은 거야? 포기한 거야? 정말 유감이다. 실망이야…. 너의 뜻이라는 게 그 정도였던 거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


나는 반박할 수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 도착한 순간 분노도, 슬픔도 아닌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아! 더 이상 못 참겠어!”


소파에 놓여 있는 베개에 화풀이를 하듯 발로 힘껏 걷어찼을 때, 우주님이 나타났다.


“뭐야? 오늘은 표정이 묘한데.”


“저도 화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실망이야. 너의 뜻이라는 게 그 정도였어?’라는 말을 들으니까 참을 수가 없습니다.”


“흐음, 그 말은 결국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지?”


“네?”


“뭐가 ‘네?’야! 너 누구에게 화풀이하는 건데? 네가 최근에 들은, 의류점을 그만둔다는 데에 관한 비판이나 조언들, 그거 모두 너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듣게 된 말들이라고.”


“무슨 말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럼 왜 화를 내는데? 왜 가슴이 아픈데? 너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고 넘어가면 되는 거 아니냐? 애당초 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네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아. 네게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전부 너의 내부에 있는 에너지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니까.”


“아, 그건…, 하지만….”


“‘하지만’이 아냐! 너는 깨끗하게 체념할 줄을 모르는 인간이야. 그리고 그 ‘변명하는 듯한 말버릇’ 좀 그만해. 그럼 묻겠는데, 왜 반박하지 못했지? 왜 그런 말에 신경을 쓰는 건데? 그 말들이 너의 정곡을 찌르는 것 같으니까 반박하지 못하는 거 아냐?”


“…….”


“잘 들어. 그건 드림 킬러dream killer야.”


“드림 킬러요?”


“우주에 주문을 하는 초보자 앞에 반드시 나타나는 ‘드림 킬러’라고. 잘 들어. 드림 킬러가 나타나면 너 자신이 시험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돼.”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는 동물이다. 불행한 사람은 마음속으로 계속 불행하다고 생각해야 안심할 수 있고 행복한 사람은 계속 행복해야 안심한다. 그런 성질이 있다. 이것은 일종의 생존 본능이다. 익숙한 상황이 행복이건 불행이건 그것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안전하다고 뇌의 중추, 뇌간이 판단하는 것이다. 이른바 마음의 전제라는 것이다.


이 전제는 매우 강하다. 불행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하고 주문을 해서 행복한 변화가 찾아오면 반드시 그동안 익숙했던 불행으로 되돌리려는 훼방꾼이 나타난다. 그래서 좋은 일이 있어도 그것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느껴진다.


이 훼방꾼이 드림 킬러다! 그럴 때에는 자신의 잠재의식이 시험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주문 초보자는 대부분 그때까지 불행한 주문만 해왔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사고, 즉 현재 의식으로 갑자기 행복한 주문을 하면 잠재의식이 겁을 먹는다. 드림 킬러는 주문을 한 본인의 잠재의식의 반발과 불안을 그대로 눈앞에 드러낸다. 그런데 이것 역시 커다란 힌트다. 히로시의 경우를 예로 들어 말한다면 익숙한 상황을 놓아버린 그 자신, 정확하게는 히로시의 잠재의식이 아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으로 정말 괜찮은 것일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드림 킬러에 맞서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잠재의식은 지금까지 100엔짜리 컵라면만 주문했던 당신이 갑자기 3천 엔짜리 스테이크를 주문했다는 데에 불안감을 느끼고, “정말 괜찮을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정말 괜찮을까?” 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니까, 자신의 주문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문제없어.” 라고 대답하면 된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전적인 신뢰와 사랑을 전하고, “커다란 변화와 행복을 받아들일 준비는 갖추어졌어! 그러니까 스테이크를 주문하자! 이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내가 된 거야!” 라고 다시 한 번 당당하게 주문을 한다. 그렇게 하면 주변의 목소리는 저절로 사라질 테니까 반드시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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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hyun 2017-07-2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대화체가 가볍고 발랄해서 읽기가 쉽네요.

낙조의꿈 2017-10-1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언제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