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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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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잠깐 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이 책이 우리나라 작가의 손에서 쓰여지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 말이다. 그야말로 요 몇 년 우리나라의 뉴스는 알랭 드 보통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뉴스의 상은 커녕 일반적인 뉴스의 모습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던 상태가 아닌가, 때마침 손석희 뉴스가 있어줘서 얼마나 다행이며 그의 뉴스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때이니 이 시점에 '뉴스'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던 작가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걸까? 아니면 말을 했는데 영향력이 없어서일까? 어쨌든 영향력이 있는 작가 중에는 이런 책을 쓰지 않은 것이 분명하므로 아쉬움을 느낀다. 아, 심지어 이 책은 표지부터 편집까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보통씨의 문장력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다.

 

20대 때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남녀의 심리에 대하여, 인간 존재의 내면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렇게 그의 글을 읽어오던 중 그의 글이 처음 내가 접했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나 [우리는 사랑일까], [불안] 등에 비해 읽기가 쉬워지면서 좀더 대중에게 가까워지는 글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반갑기도 했고 서운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가 대중에게 가깝기도 하고 필요하기도 한 [뉴스의 시대]를 쓴 것을 만나며 서운함이 많이 가셨다. 님, 이 길로 오시려 그 걸음들을 하신건가요? 이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뉴스의 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뉴스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뉴스를 크게 정치 뉴스, 해외 뉴스, 경제 뉴스, 셀러브리티 뉴스, 재난 뉴스, 소비자 정보 뉴스의 여섯 가지로 나누고 뉴스의 각각의 종류들이 현재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전달과정의 문제는 무엇이고 따라서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다양한 예와 더불어 우리에게 설명한다.

 

올해 우리나라에 일어난 사건 중 가장 큰 뉴스 거리가 세월호 침몰 사건이란는 것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분류로 본다면 그 사건은 재난 뉴스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정치 뉴스로 확대되어 2014년 4월 16일 이후 현재 진행형 뉴스이지만 그것을 끈질기게 보도하며 냄비같은 국민들의 관심을 '의미화'하는 곳은 JTBC 손석희 뉴스 밖에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정치 뉴스에 대하여 말하면서 알랭 드 보통이 쓴 글 중 '뉴스가 제공하는 국가에 대한 소식들이 국가 그 자체는 아니다.(52쪽)'는 문장이 나오는데 어쩌면 많은 뉴스 채널들은 국민들이 뉴스들을 국가 그 자체의 모습으로 본다고 착각하며 그런 뉴스들만 내보내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상당 부분 그것이 통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어 속이 상한다. 언론이 국민을 어리석게 보고 국가의 모습을 특정한 모습으로 꾸며대는 것에 우리는 모욕감을 느껴야 하는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고 무릎을 탁 치는 꼴이니 속이 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뉴스들이 언제쯤이면 정치 뉴스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려나를 생각하면 가지 못할 먼 길처럼 느껴져서 답답하기도 하다.

 

뉴스는 분노에 찬 반응을 제거해서는 안 된다. 뉴스는 우리가 정당한 이유로, 정당한 수준에서, 정당한 시간 동안 화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건설적인 기획의 일부가 되도록 말이다. (66쪽)

저널리즘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제안하려는 목적으로 국가적 삶의 모든 사안을 다루는 망명정부다. 혹은 그렇게 되어야 한다. (77쪽)

 

개인적으로는 재난 뉴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을 하였는데, 이는 늘 내 마음 속에 간직하는 생각인 '인간은 광활한 우주의 티끌만한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철학자로서의 알랭 드 보통을 다시 만난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 수도 있겠다.

 

사고에 관한 뉴스는, 삶이란 게 이렇게나 취약하고 우리 앞에 몇십 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게 결코 보장될 수 없다면, 오후 내내 사랑하는 사람과 말다툼을 벌이고 조그만 잘못을 저지른 친구를 용서하지 않으려 하거나 변변찮은 한직에 있다는 이유로 진정한 재능을 가진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함으로써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233쪽)

 

사실은 한 번을 더 읽고 나서야 리뷰를 쓸 수 있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중간에 책을 읽다가 잃어버리고서야 다시 읽게 되어 신간 평가단 리뷰 마감일이 다 되어서야 겨우 한 번을 읽게 되었다. 이 리뷰를 쓰고 나면 다시 한 번 읽을 생각이다. 많은 밑줄들이 그어 있는 책이라 그리고 오랜만에 읽는 보통의 책이라 곱씹어 보고 싶다.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면서도 동시에 너무 이상적인 것은 아닌가라고 품었던 의문들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책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 볼 참이다. 그렇다고 리뷰를 다시 쓸 것 같지는 않다. 역시나 글은 쓰는 것 보다는 읽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같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지만 같은 이야기를 두 번 쓰는 것은 영 내키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읽으면서 던지는 질문들과 해답들은 그저 나만의 것으로 간직하련다.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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