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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말 2 - 6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평점 :
[시월의 말1]리뷰는 http://blog.aladin.co.kr/tiel93/9970801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에서 카이사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어쩌면 이 시리즈 자체는 카이사르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리하여 마리우스와 술라를 거쳐 카이사르라는 꽃을 피우고 그 꽃이 얼마나 완벽한지에 대하여 말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시리즈를 읽는 내내 느끼게 된다. 그 완벽한 꽃이 졌다.
어떻게 카이사르는, 귀족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그는 태생에 제약받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무한한 곳까지 볼 수 있는 걸까? 카이사르에게는 계급이 없다. 그는 내가 알거나 문헌에서 본 사람들 중에서 엄청나게 큰 그림을 보면서 가장 작은 디테일까지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33쪽)
피어나는 꽃, 옥타비우스의 생각을 빌려 말했듯이 작가는 소설 내내 카이사르의 완벽함에 대하여 쉬지않고 말한다. 그러하기에 때로는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삐딱한 시선으로 읽곤 했지만 그래도 카이사르의 비범함 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전 권에서 카토조차 인정했던 카이사르의 비범함을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아! 키케로 정도는 가능하겠다. 그러했던 위인이 죽었다.
"오, 가이우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이제 우리는 어찌한단 말인가? 이 세상이 자네 없이 어찌 돌아간단 말인가? 차라리 우리의 신들을 잃는 편이 쉬웠을 텐데" (330쪽)
애도의 마음이 비단 루키우스 카이사르 뿐일까? 그를 완벽하게 사랑하지 않았던 나조차도 그의 죽음에는 애도의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은 힘겹게 살아가다가 너무나 쉽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카이사르가 추구하고자 했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로마의 모습이 모래성처럼 부서질 것만 같아서 그의 죽음을 읽으면서도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로마인들은 제 아무리 카이사르일지라도 재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니 소설이기에 지는 꽃은 지는 꽃으로 두고 피어나는 꽃에 더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안토니우스는 벌써 물이 건너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에 그것이 새로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피어나는 또다른 카이사르는 옥타비우스요, 그는 그런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해방자들이라 자칭한 그들이 꺾은 카이사르의 운명을, 그리고 난파된 로마의 운명을 이제 또다른 카이사르가 책임지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책의 3권은 내용이 짐작 가능하지만 이 다음 시리즈인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라니! 그래, 내 기억에도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랑 사랑을 했던 것 같은데 카이사르의 마지막 여인이었던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상황에서 안토니우스를 선택했으며, 안토니우스는 그간 클레오파트라를 모르지도 않았을텐데 풀비아를 제쳐두고 어쩌다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하게 될까? 궁금증이 밀려온다. 어서 3권을 독파하고 빨리 다음 시리즈이자 마지막 시리즈인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