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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ㅣ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평점 :
평전 치고는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이다. 300 페이지가 채 안되니 말이다. 처음엔 이렇게 두껍지도 않은 책을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참 알차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차이콥스키의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놓았다.
그뿐인가? 사실 클래식에 웬만큼 조예가 깊지 않으면 차이콥스키의 대표곡 '호두까기 인형' 정도 밖엔 잘 모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차이콥스키의 곡 CD가 두 장이고, 총 24곡을 들을 수가 있다. 이 곡들을 들으면서, 매 쳅터가 끝날 때마다 수록된 CD에 대한 설명장을 따로 읽을 수가 있어서 좋다. 그 음악들을 듣고, 설명장을 읽으면 차이콥스키가 그 유명한 발레곡만 쓰지 않았다는 걸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는 피아노 곡도 썼고, 극음악도 썼으며, 관현악, 실내악도 썼다. 또한 가곡도 썼다. 언제 또 이런 것을 썼을까, 새삼 놀랍기도 하고 나의 클래식에 대한 얄팍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중간중간 사진도 곁들여져 보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우리가 평전을 읽은 건 그 사람의 삶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커서일 것이다. 이 책 역시 읽으면서 몰랐던 차이콥스키의 인간적 내면을 읽을 수가 있어서 좋기도했고, 동시에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하긴, 그런 건 예술하는 사람의 독특한 일면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사실 차이콥스키는 명성에 비해 그리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성격이나 정서상태도 그다지 원만하고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어쩌면 예술가이기에 져야하는 십자가 같은 것은 아니었을런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것 때문에 그처럼 훌륭한 음악을 탄생시키기도 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자면 베토벤도 얼마나 지난한 삶을 살았던가? 베토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차이콥스키는 베토벤을 비롯해 몇몇 음악가들을 평가절하 하기도 했다. 우리로선 감히 쳐다 볼 수 없는 음악가들을 평가절하했다니 역시 차이콥스키 그만이 할 수 있는 예술에 대한 도도한 태도는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그의 음악은 우리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존 윌리엄스나 제임스 호너, 하워드 쇼 같은 현대 음악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니 과연 차이콥스키 포에버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등장하는 당대 유명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과 음악용어를 수록했고, CD의 수록곡에 대한 해설을 따로 해설해 놓았다. 더구나 연표도 나와 있는데, 차이콥스키에 대한 연표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예술사와 서양사도 함께 나와 있어서 비교하며 볼 수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 책은 역사상 한때를 풍미했던 음악가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가 있어 차이콥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와 번역자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