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패배 클라시커 50 9
볼프강 헤볼트 지음, 안성찬 옮김 / 해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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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웰링턴의 말처럼, 패전 다음으로 슬픈 일이 승전 아니겠는가. 

Gerstenberg Verlag의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각 분야에서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균형감각을 재고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깊이와 가독성이 떨어진다.

앞으로 일어날 전쟁은 / (베르톨트 브레히트)

앞으로 일어날 전쟁은
첫번째 전쟁이 아니다. 그 이전에도
이미 여러차례 전쟁이 일어났었다.
지난번 전쟁이 끝났을 때
승전국과 패전국이 있었다.
패전국에서 하층 서민들은
굶주렸다. 승전국에서도
하층 서민들은 역시 굶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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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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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고통당한다."

- 에픽테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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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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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꽂이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꽂아 놓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 밀란 쿤데라

2) 매혹적이다! 환상적이다! “끓고 있는 얼음”과도 같은 이 어마어마한 소설을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흔한 언설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 못된 상상이 이빨로 고삐를 잡아끊고 마구 뛰놀았고, 땀에 젖은 눅눅한 공중에서 물고기 떼가 살랑거렸다. “물체의 4차원을 발견”한 듯 마르케스는(Homo iste statum quartum materiae invenit) 머뭇거리는 우리의 엉덩이를 발로 뻥 차버린다. 우리가 넘겨진 곳은 “자세한 듯하면서도 막연”하고, “흥분과 실망, 회의와 터득”이 자폐적으로 순환하며, 기쁘지만 동시에 서글퍼서 향수(鄕愁)마저 느껴지는, 야릇하기 짝이 없는 세계이다. “엄숙한 존경심과 불경한 호기심의 이율배반”은 어쩌면 “문학의 운명”이다. 우리는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 근데 그게 묘하게 짜릿하다. “성경에 나오는 얘기는 다들 믿었잖아요. 똑같은 얘기를 내가 했다고 해서 남들이 믿지 않을 까닭은 없죠.” 따지고 보면, “손으로 만져볼 수도 없는 이념들을 가지고” 죽고 죽이는 우리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지 않은가. 바야흐로 좋은 시절(buen dia-『백년 동안의 고독』은 5대에 걸친 부엔디아 가문의 일대기이다, 불어로는 다름 아닌 belle epoque!)이 아닌가.

3) 이전에 천명관, 『고래』에 대한 감상평을 쓰면서 ‘작가가 동시대의 소설작품에 빚진 것이 별로 없는 듯하다’는 은희경의 심사평을 인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어 보니, 『고래』가 마르케스의 분명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예컨대, 영화라는 걸 처음 접한 마콘도 사람들이 “한 영화에서 죽어 땅에 묻혔고, 그래서 그들이 애도의 눈물까지 흘려주었던 사람이 다음 영화에서 아랍사람으로 바뀐 채 다시 (살아나) 나타나는 장면"을 보고 그런 “엉터리사기는 참을 수 없다"며 화를 내면서 극장의 의자를 부숴버리는 대목에서는 기시감(旣視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여전히 훌륭한 소설이다).

4) 또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하얀 전쟁』의 저자, 안정효의 충실한 번역에 힘입은 바 크다. 안정효는 이후 한국번역문학협회가 제정한 제1회 번역문학상(1982)을 수상하기도 했다.

5) 책을 다 읽고 나니 송두리째 뿌리 뽑힌 공허의 거울 속에서 웬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하나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노인은 다시 아이가 될 채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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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31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백년동안의 고독》이 1970년대 말에 문학사상사 잡지에 처음 소개되었는데(번역도 안정효 씨였어요) 그땐 독자의 반응이 미미했어요. 중남미 문학이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세계문학의 흐름을 아는 작가들만 알고 있는 정도였죠. 그러다가 단행본이 나오고 마르케스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안정효 씨가 번역상을 받은 해에 마르케스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어요. ^^

묵향 2015-02-05 11:40   좋아요 0 | URL
오!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보니 어떤 기사에, 안정효 선생께서 1975년 ˝백년 동안의 고독˝을 번역하신 것을 시작으로 전문 번역가의 길을 걷게 되셨다고 써있네요~ 그리고 마르케스가 노벨문학상을 타고 안정효 선생님이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하신 것이 1982년이니,

첫 번역작을 고르신 선구안이랄까, 선견지명이 대단하셨네요^^
 
한국 여성인권운동사
한국 여성의전화 연합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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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로 써내려간 역사.

2008년에 절반쯤 읽었던 것을 마저 읽었다. 이 책의 속편 격인 정희진 외 6명, 『성폭력을 다시 쓴다(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한울아카데미도 강추. 대학 시절, 어렴풋이 해답을 보여주고 생각을 형성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줬던 책 중의 하나다.

원칙을 되새기며 오늘을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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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 30수 - 사랑과 이별과 노래와 시 경쾌하게 고전읽기 8
유병례 지음 / 아이필드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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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 머리 식히며 몇 수씩 읽던 책. 구양수, 왕안석, 소식, 이청조 등이 쓴 사랑의 詞 모음. 『시경詩經 』도 어서 읽어야 하는데...

찬찬히 의미를 새기면 실은 무척 매혹적인 작품 한 편.


남향자 南鄕子

- 이순 李珣

想見處, 상견처
晩晴天, 만청천
刺桐花下越臺前. 자동화하월대전
暗裏回眸深屬意, 암리회모심촉의
遺雙翠, 유쌍취
騎象背人先過水. 기상배인선과수


당신을 만났을 때,
저녁 하늘 맑게 개었지요.
붉게 타는 자동화 꽃나무 아래, 사람들 오가는 월왕대 앞에서.
살며시 바라보며 그윽한 사랑의 눈길 보냈지요.
일부러 비취 비녀 살짝 떨어뜨리고,
코끼리 타고 등 돌려 먼저 물을 건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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