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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 수학천재들 이야기
스캇 패터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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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제 그대로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정확히는 장악했던) 수학천재들 이야기’다.
그들만의 정교한 수학적 기법들이 탄생되는 과정, 그들의 혜성 같은 등장과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져 있던 파멸의 징조, 한없이 커져만 가던 그들의 붕괴와 그 붕괴가 몰고 온 경제적 파국...
퀀트들이 걸어왔던 파란만장했던 일련의 사건들과 영욕의 세월들을 생각해볼 때 5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의 분량은 결코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980년대를 마이클 밀켄같은 정크본드의 제왕들이 지배했고, 1990년대를 조지 소로스같은 헤지펀드의 대부들이 지배했다면 그 이후는 퀀트들이 월가를 호령했다.
저자의 직업이 언론 기자인 관계로 책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지나치게 극적인데다가 약간의 과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짧은 기간에 끝없이 올라가던 높은 탑을 쌓았다가 더 짧은 시간에 몰락해버린 퀀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그들은 물리학 이론만큼이나 정교한 수학 공식으로 시장을 이기는 법칙들을 만들어(발견해) 냈으며, 컴퓨터를 이용해서 시장의 변동성을 찾아내고 빛의 속도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들은 점점 경이적인 수익률에 도취되어 갔다.
퀀트들의 성공 신화는 저 멀리 달에 까지 이를 것 같았다.


(저 우주 끝까지라도 이를 것 같았던 그들의 성공 신화)

하지만 모든 달콤한 성공에는 끝이 있는 법. 2008년 끔찍한 경제 위기가 터지자 사람들은 일제히 퀀트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물론 너무도 정교하고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퀀트들의 이론은 그만큼 큰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정교한 괴물의 노예가 되어버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인과 코사인 값들 뒤에 있는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늘어놓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책과 기사를 썼다.
LTCM의 사례는 여기저기서 너무나 많이 들은 터라 성경의 창세기에 비견할만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닥 새롭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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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숄즈 모형은 월가에 혁명을 불러왔다. 아인슈타인의 1905년 상대성이론 발견이 원자폭탄의 발명뿐만 아니라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던 것과 똑같이. 블랙-숄즈 모형은 사람들이 광대한 화폐금융과 투자의 세계를 보는 방법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그것은 그 자체의 파괴적 힘들을 확인시켰고, 2007년 8월에 발생해서 세계적인 금융 붕괴로 절정에 달하게 되었던 일련의 금융대재난으로 이어지는 길도 열었다.
-p.71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답이 평범하다는 것, 즉 투자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누구보다도 현명했다는 사실이었다.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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