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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본성
제프리 잉햄 지음, 홍기빈 옮김 / 삼천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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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세대의 화폐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무한증식과 통제불능의 상태를 향해 가는 중일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화폐를 단순한 물물 교환의 척도나 상품이 아닌 그 자체로 '사회적 관계'임을 강조한다.
화폐는 사실이고 약속이며 권리이다. 게다가 이는 통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격을 인정받는 모든 수단을 포괄한다.

하지만 화폐 제도가 유지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국가라는 다소 뻔한 이야기들도 있다.(물론 뒷부분에는 그런 통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어쨌든 화폐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위압적이고 모순적인 것이라는 주장은 나름 인상적이다.
결국 우매한 대중들이 화폐의 본질(돈의 속성)을 모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반적인 내용이 좀 전문적이고 난해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자본주의 이론이 나온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정의하는 화폐의 사회적 위치보다는 화폐의 미래가 더욱 흥미롭다.(왜냐하면 돈을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방식은 저자가 케임브리지 대학 사회학 교수이기에 좀 당연한 듯싶기 때문이다.)
앞으로 화폐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말 심오하고 진지한 문제다.
그런데 '지구적' 화폐같은 개념은 현재의 유로화를 볼 때 다소 황당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생활경제와는 너무 먼 이야기, 뜬 구름 잡는 이론에 불과할 것만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의 디플레이션에 관한 내용은 한 번 더 읽어볼만하다.
1980년대 인플레이션 거품의 정점에 있었던 일본경제의 추락과 현재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2011년 대한민국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 충분히 생각해볼 일이다.
서양의 정통 경제학자들처럼 우리나라의 정책 관료들도 통화정책이 디플레이션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저자는 신고전학파를 비롯한 마르크스주의자들까지 걸고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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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지금도 모든 일상 거래의 8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화폐 거래 총액의 비중으로는 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달리 말해서, 실제의 교환 매개 수단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화폐경제에서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p.15

'화폐의 종말' 운운하는 논의는 미래학인 것 같지만 기실 19세기 자유주의자들이 자기들의 통화 체제를 오해했던 바를 그대로 다시 적어 놓은 것일 뿐이며,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정치가 완전히 배제된 세계라는 그들의 헛된 희망 사항을 다시 한 번 되풀이 한 것에 불과하다.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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