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최은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점쟁이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Fortune Tellers를 빗댄 'Fortune Sellers'라는 제목이 참으로 재치 넘친다.

솔직히 이 책에 대한 엄청난 기대에 비하면 내용은 비교적 평범하고 무난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각종 언론 매체와 책을 통해서 넘쳐나는 미래 예측들에 질린 나머지 이 책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예측들은 기후 예측이나 경제 전망, 주가 예측같은 사이비 점성술 수준의 예측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미 케케묵은 예측오류인 맬서스의 인구론은 뭐 하러 굳이 끼워 넣었나 싶다.(이미 충분히 웃음거리로 쓰였다.)

논리적인 사고 과정과 과학적인 연구 상황을 고려한 종합적이고 진지한 미래 예측에 관한 내용은 별로 없는 편이다. 대부분이 극단적이고 경박한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을 언급하지만, 이미 '미래의 충격'은 출간 된지 40여 년 전의 저작으로 유효기한(?)동안 어느 정도 제몫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하긴, 어쩌면 '미래의 충격'이 그 정도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앨빈 토플러의 대표작은 '제3의 물결'이 꼽히는 것일지도... 물론 저자는 '제3의 물결'도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예측들을 어떻게 가려내야 할까.
저자는 꼼꼼하고 치밀한 과학적인 근거를 살펴보고, 그 방법론의 타당성 심지어는 예측가의 신뢰도와 그의 이전 실적들을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미드 'X-파일'의 잘 차려입은 남자(Well-manicured Man)가 스컬리에게 했던 명대사,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분이 귀한 말씀 내리셨지...)

어떻게 보면 시간이 지난 후에 과거의 일들을 비웃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다.
하지만 미래의 흐름은 단순한 평행선이 아니며 구성원들의 조그만 행동 하나에도 그 방향이 크게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럽게 말해야 할 것이다.(물론 이 논리는 저자가 예측가들을 비판할 때 그대로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폭발하는 글 솜씨가 조금은 부담스럽다.

 

("꼽냐?". 비웃기는 쉽다.)

-----------------------------------

'미래의 충격'과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유일한 차이점은 전자가 비소설이라는 분야로 잘못 포장되었다는 점이다. 종말론적인 예측을 파는 것은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 일로, 이런 책은 수백만 부가 팔리며 지금도 저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부를 가져다주고 텔레비전 시청률과 신문 구독수를 높이고 있다.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