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超설득의 심리학
케빈 더튼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마치 록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의 저자는 현란하고 요란한 말솜씨의 설득이 아닌 인간의 동물적 본능과 심리적 허점을 노리는 찰나의 설득법을 강조한다.
상대방이 설득당하지 않기 위해서 만반의 정신적 준비를 하고 마음의 벽을 쌓아놓은 상태에서 단단한 심리적 벽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설득법은 기존에 강조되던 교과서적 설득법과는 상당히 다르면서도 나름대로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저자 케빈 더튼이 강조하는 다섯 가지는
1. 단순성(Simplicity)
2. 본인에게 유리하다는 인식(Perceived self-interest)
3. 의외성(Incongruity)
4. 자신감(Confidence)
5. 공감(Empathy)
의 법칙들이다.

하지만 이런 딱딱한 전문 용어 말고 저자의 사례들이 훨씬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특히 책의 서론에서 연회에서 은식기를 훔치는 신사를 보고 불미스러운 상황을 피하면서 그를 설득하는 처칠의 한마디는 읽는 이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뒤이어 나오는 에피소드 또한 절묘한 설득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다.
친구와 술을 마시느라 아버지와의 생일 식사 자리에 늦은 남자는 아버지의 빈정거림을 못 견디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데, 그의 뒤를 쫒아온 친구의 한마디에 기분을 풀고 식당으로 돌아간다.

이런 놀라운 일화들을 읽고 나서는 개인적으로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훨씬 더 진지하고 폭넓은 태도를 갖게 되었다. 단순히 눈앞의 주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어떤 때에는 가장 솔직담백한 한마디가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허브 코헨의 '설득의 법칙' 이후 협상과 설득에 관한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좋은 책도 있고 좋지 않은 책도 있지만, 대부분 설득의 기교와 비법에 관한 장황한 설명들을 쏟아놓는다.
그런 테크닉에 지치거나 식상해진 독자라면 이 책이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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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에서 우리는 언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고대의 설득법을 살펴봤다. 또 요즘도 동물왕국에서는 그 방식이 아직 통용되고 있다는 것도 보았다. 이제 결론은 분명하다. 언어의 등장과 대뇌 신피질의 상승세로 설득기술이 더 효과적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실제로 더 악화됐다는 점이다. 동물들의 설득기술이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것이다.
동물세계에서 설득의 비결은 낭비를 않는 것이다.
-p.50

몇 년 전 런던 신문에 카리브 해 출신 흑인 노인이 퇴근길에 버스에서 겪은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다. 어떤 정거장에서 술에 취한 남자가 탔는데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 흑인 노인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신! 깜둥이 뚱보, 좀 일어나!”
“나보고 뚱뚱하다고 했어요?” 그 흑인 노인이 반문했다.
그러자 버스 안에 폭소가 터졌고 술 취한 남자는 창피해서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그 두 마디로 흉한 꼴을 피해간 것이다.
-p.237

길버트의 연구 결과는 익숙해지려면 좀 시간이 걸리지만 어떤 것들은 일리가 있다. 설득하는 데 공감능력과 본인에게 이익이라는 인식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적절한 단어와 효과적 언어를 사용해 어떤 상대든지 믿고 싶어지게 틀을 짤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처음부터, 적어도 첫 몇 초 동안은 믿는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득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우리가 하는 말을 믿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것을 못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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