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5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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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참 이상하지? 사람들 가운데도, 어른들은 더 알 수 없을 때가 많지 않니? 똑같은 사람이라도 피부색이 더 검다는 까닭으로, 더 가난한 동네에 산다는 까닭으로, 공부를 잘 못한다는 까닭으로 서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혹시 너희들 가운데도 그런 까닭이 친구를 고르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렴.

 

  너무 작고 약해서 일찍 죽을 운명을 갖고 태어난 무녀리 새끼돼지 윌버는 농장집 딸 펀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되었지. 하지만 좀 자란 뒤, 햄이나 베이컨이 될 수밖에 없단 걸 알고는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또 울어. 그때, 윌버를 도와주는 친구가 나타났어. 누군지 아니? 바로 침착하고, 창조적이며, 지혜롭기 짝이 없는 거미 샬롯이란다.

 

  어떻게 거미와 돼지가 친구가 될 수 있냐고? 넌 참 독특한 생각을 하는 아이구나. 그럼 될 수 없는 까닭은 뭐가 있니? 열 가지만 대 볼래? 거 봐! 없지?

 

  거미와 돼지,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쌓아 나가. 거위와, 양, 오리, 쥐... 농장에 사는 모든 동물들도 힘을 모아 도와 준단다. 물론 인간의 아이인 펀까지도.

 정말 재미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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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꼬리별의 전사 - 붉은여우 이야기 1 소년한길 동화 8
톰 맥커런 지음, 지넷 던 그림, 우순교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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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너희들은 어른이 되고 싶니? 만약 되고 싶다면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데?

  난 아주 어렸을 때, 어른이 되는 게 정말 싫었어. 내가 아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고, 까닭도 얘기해 주지 않고 무언가를 강요하는 사람들이었거든. 그래서 내가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펐단다. 너희들은 어떠니? 어른이 되면 좋을 것 같아?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내가 아이였을 땐 알지 못했던 좋은 점이 한 가지 있더라. 그게 무언고 하니, 내 눈 말고 다른 눈이 자꾸 생기는 거야. 눈이 여럿 달린 괴물이 된다는 게 아니라, 내가 아닌 것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지. 어려워? 

 

  너희도 어른이 되어가는 걸 느낄 때가 있잖아. 동생이 장난감을 뺏을 때, 처음엔 무조건 안 된다고 하다가도 시무룩해지는 동생을 보면 얼마나 갖고 싶으면 저럴까 싶어서 양보하잖아. 그 순간 넌 네 눈이 아닌 동생의 눈으로 그 일을 보는 거지. 어른이 되면서 볼 수 있는 눈들이 자꾸 많아지는 건 참 행복한 일이야. 언젠가는 세상 모든 것들의 눈을 가질 수도 있겠지? 물론 아주 많이 노력해야 될 거야, 나이가 많아진다고 모두가 그저 더 많은 눈을 가지는 건 아니니까.

 

  너희들은 자라서 어떤 눈을 가져보고 싶어? 혹시 ‘여우의 눈’ 같은 건 어때? 그런 친구들은  ‘여우 이야기’라는 책을 한번 읽어 봐. 그건 정말 뜻밖의 경험일 거야.

 

  인간들 때문에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삶의 터전을 빼앗긴 여우들이 있단다. 그들은 살아갈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지. 그 길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책을 읽기 전까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여우는 보게 된단다, 인간들의 도시에서. 자기 껍질이 걸려있는 유리창을. 그건 죽은 여우의 시체에서 벗겨낸 털로 만든 코트였지,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땐 아름다운 옷이지만 여우의 눈으로 보았을 땐 끔찍하고 잔인한 죽음이란 것을 그 순간 깨닫게 된단다. 여우의 눈으로 보는 인간은 소름이 끼칠 만큼 잔인한 존재였단다.

 

  그러나, 이 책엔 고통스런 광경보다는 여우의 눈을 가졌을 때 볼 수 있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훨씬 더 많단다. 어때? 책을 펼쳐서 여우의 눈을 가져 보고 싶지 않니?

 

  부디 부디, 너희들이 자라서 더 많은 이들의 눈을 가지길 바래. 가난한 내 이웃들의 눈,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의 눈, 나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눈, 온갖 동물들의 눈... 그 뿐만이 아니라, 바람의 눈과, 들풀의 눈과 강물의 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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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바다
다지마 신지 지음, 강우현 옮김 / 여성신문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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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커다란 바다거북 가우디의 이야기란다. 가우디는 도시의 높은 빌딩에 세워진 대형수족관에서 살아가고 있지. 그러나 이 바다거북이는 자기가 자라고 난 대자연의 바다를 그리워하며 날마다 눈물로 살아간단다. 그러나 인간들은 이 바다거북이의 슬픔에는 관심이 없어. 관리인은 이렇게 말해.

 

  “우리는 수족관 생물들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관심 없습니다. 저희들이 해야 할 일은 그 동물들을 잘 다루어서 구경 온 손님들이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수족관은 동물보다는 인간을 위한 곳이거든요.”

 

  혹시 너희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정말 행복할까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니?

그래서, 가우디는 연기를 한단다. 아픈 척을 하지. 그러면 사람들이 불쌍해서 놓아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 그게 아니라, 병든 물고기는 수족관의 물을 더럽히기 때문에 박제로 만들거나 놓아주는 걸 알게 된 거지.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박제를 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가우디를 바다로 돌려보내 준단다. 대단한 자선사업이라도 하는 양, 성대한 행사를 벌이면서...

 

  “그래서 가우디는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이 이야기는 끝날까? 설마, 아니겠지? 줄거리를 다 말해 주면 무슨 재미로 책을 읽겠니, 그치?

이 이야기는 그래서 끝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된단다. ‘에? 이게 시작이라구요?’하며 놀라는 친구들에게 살짝만 이야기를 더 해볼까?

 

  가우디가 돌아간 바다는 30년 전 그때 그 바다가 아니었지. 눈 먼 물고기들이 떠 다니고, 목 쉰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이상한 빛에 쏘여 병들어 버린 바다거북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바다... 숨이 막히고, 미끈거리고, 따갑고...

그 바다에서 가우디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란다.

 

  가슴이 아픈 이야기야. 내가 인간임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이야기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듯한 절망 뒤에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는 이야기이기도 해. 그래서 너희들이 가우디의 이야기를 꼭 한번 읽어줬으면 해. 그건 내 바람이 아니라, 바로 바다거북 가우디의 간절한 바람이란다.

 

  애들아, 가우디가 너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를 꼭 한번 들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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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발 중국 아가씨
렌세이 나미오카 지음, 최인자 옮김 / 달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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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남성과 동일한 시대를 살더라도 그 삶의 결이 결코 같지 않다. 똑같은 무늬의 천을 만들어 내더라도 직조방식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여성의 삶에는 더 세심한 눈을 가지지 않으면 결코 찾아낼 수 없는 진실들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섬세한 결을 따라잡는 작가의 꼼꼼한 눈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살짝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다. 이 글은 ‘아이린’이라는 한 여자아이가 중국 전족 풍습에 맞서서 씩씩하게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한 마디가 이 책의 무늬를 보여줄 순 있지만 직조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삶의 결까지 말해주진 못한다.

 

   “그녀는 싸웠다. 그래서 이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의 적은 구제도와 남성들이었다.”도 아니다. “그녀는 성공했다.”는 더더욱 아니다. 지금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그녀의 삶도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 역사 속에서 우여곡절을 거듭한다.

 

  아이린이 전족을 거부하려고 했을 때, 그것을 도와주는 사람은 할머니, 어머니가 아니라 바로 변화하는 중국의 근대를 읽어냈던 아버지였다. 아이린은 전족의 고통을 아는 어머니와 할머니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 않는가. 사랑한다고 해서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사랑할 순 없다는 것을. 작가는 지금도 여전히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는 논리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감동적인 깨달음으로 보여준다.

 

  또한 아이린이 전족을 거부하고 얻은 고단한 삶 끝에 얻어낸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깊이있는 통찰로 말해준다. 100년 전 버지니아 울프가 자유의 문을 열 수 있는 두 가지 열쇠라고 말한 것 가운데 ‘고정적인 소득’이 있었다면 아이린에겐 큰 두 발이 있었다. 전족을 거부한 그 발은 단순히 똑바로 걸을 수 있는 발이 아니라 바로 ‘노동할 수 있는 두 발’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낡은 관습과 억압에 맞서서 싸우는 많은 여성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들이 가리키는 달이 아니라 손가락 끝을 보면서 비난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녀들 스스로도 그 손가락에 고민의 끝자락을 걸어놓아 버리기도 한다. ‘큰발 중국 아가씨’를 읽고 나니, 문득 묻고 싶어진다.

 “그대, 무엇을 얻고 싶어서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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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양장)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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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대한 오해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큰 오해는 이 글을 읽고 있을 바로 당신이 하고 있을 생각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맞는 말이기도 한 이 생각을 동시에 틀린 생각이기도 합니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또한 '한때는 아이였으이 틀림없을' 어른을 위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권하기에 앞서 이 땅에서 여성으로 고단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먼저 권하고 싶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암탉'이라는 말의 어감이 그리 유쾌하진 않지요? 아마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얘기서부터 '알이나 잘 낳으면 그만인 암컷'이란 은유가 떠오르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에 나오는 암탉도 '알 낳는 일밖에는 할 줄 모르는-사실은 알 낳는 일 밖에는 할 수 없었던'양계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기 시작합니다.  그가 최초로 한 일은 바로 자신의 이름을 짓는 일입니다. '잎싹'. 그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는 순간,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잎싹의 꿈은 마당에 사는 암탉처럼 자기가 낳은 알을 품어서 병아리를 까는 것입니다. 예쁜 병아리를 낳아 기르고 싶어서 그는 마당으로 탈출할 게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성공합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가 상상할 수 있는 뻔한 전개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제목이 '마당에 나온 암탉'이 아니라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데에 이 이야기의 철학은 상상력을 타고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그 비상에 동참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펼쳐드세요. 그리고 읽어보세요.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양계장 안의 닭인가, 마당 안의 닭인가, 마당 밖의 닭인가?

여성임이 자랑스러워지는 책,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울고 싶은 책, 내 아이를 다시금 돌아보는 책, 분노를 넘어서 세상과 화해하는 황선미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 을 당신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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