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간 작가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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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전읽기 혁명 - 내 아이가 고전에 빠져든다! 성장한다! ㅣ 초등 고전읽기 혁명
송재환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이지성 작가 강연회에 가서 했던 질문 :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어렵고 힘든 고전을 읽히느냐, 독서가 주는 힘은 고전 읽기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그러한 자극을 다 받는다, 고전 읽기가 먼저가 아니라, 책 읽기가 먼저 아닌가!
했다가, 조금 타박을 주는 말을 들었던지라... 나는 이 책을 대하는 마음이 전투적(?)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마음도 누그러지고, 나름 여러모로 생각의 시간을 많이 얻었으며 그리고 정리도 되었다.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던 책은 이래서 다 이유가 있나 보다.
이 책에서 만난 가장 반가운 이야기는 '고전'의 정의였다. 공자의 <<논어>>, 플라톤의 <<대화편>>. 단테의 <<신곡>>과 같은 읽기에 힘이들어 여러 차례 시도했다가 책을 덮고, 덮는 그런 책이 아니라, 30년 이상 된(古傳), 수준 있는(高典) 책으로 읽다가 그 의미를 생각하느라 책을 자꾸만 덮게 하는 책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우리 아이들이 즐겨보는 <<강아지 똥>>이나 100만부 이상 팔렸다는 <<마당을 나온 암탉>>도 조만간 고전이 될 것이고, 희망찬 아빠가 어릴 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는 <<호첸플로츠 시리즈>>와 내가 너무 좋아하는 <<모모>> 또한 이미 고전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독서지도가 고전읽기와 그렇게 먼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와 반갑다.
처음 고전읽기에 내가 반발감을 가졌던 것은 많은 책을 읽도록 만드는, 독서 내공을 길러주는 일이 우선인데, 그 시작을 힘들고 어렵게 해야만 할까? 하는 거였다. 물론 무수한 줄을 치고 이 책을 읽었지만, 그 생각은 지금 또한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아침독서를 하면서 책읽기가 쓰기에 우선 되어야 하고 강제적인 글쓰기는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떨어뜨려 좋지 않다고 이야기 했지만, 궁극적으로 잘 쓰는 아이들을 만들고 싶은 마음처럼, 아이들의 책읽기 힘을 길러 궁극적으로 읽기 어려운, 그러나 지혜가 가득 담긴 그런 고전을 읽히고 싶은 마음은 나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가기 위해서는 거쳐 가야 하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그들(저자와 이지성 작가)과 나의 다른 생각이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년에 명작 고전을 엄청 읽은 아이가, 책을 잘 읽는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도 이런 나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학년별 고전 권장 목록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책의 말미에 제시되어 있다. 단 그 수준이 내가 생각하는 아이들의 독서수준을 상당히 넘어서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 모든 책들이 좋은 책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딴지를 걸고 싶지 않다.
또한 그 효과가 검증된 너무나도 좋은 고전 읽기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책 읽어라'해서는 안 된다는 것, 부모가 같이 읽고 아이와의 생각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혀서 좋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참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