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수업 레시피 - 이렇게 재미있는
권혁준 외 지음 / 박이정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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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교육과정이 작년 1~2학년군에 이어 올해부터는 3~4학년군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어과에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3~4학년군부터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시작된다는 거다.

8차시 이상의 수업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라는 단원명으로 한 학기 중 교사가 판단한 적절한 어느 시기에 좋은 책을 골라 모두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도록 되어 있다. 내년에는 5~6학년군에 적용이 될 예정이다.

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교실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에 큰 관심이 있었다.

평소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이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해 보고 싶은 활동들이 많아 무엇부터 해야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겠지만, 독서 교육에 관심이 없었던 이라면 이 시간에 또 다른 부담의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관련하여 의문이 하나 생겼다. 

지금까지 꾸준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그것은 '온작품 읽기'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거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작품 전체를 온전하게 다 읽는다는 '온작품 읽기'와 대응했을 때 말이다.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긴 호흡의 책을 아이들 각자가 한 권씩 들고 

함께 읽고, 줄도 쳐 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거리 많은 활동들을 하는 걸로 이해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듣고 교사는 읽어주는 형태의 그림책 읽어주기가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타당하다 할 수 있을까?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만약 그림책 읽어주기 활동을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포함한다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한 학기 수십 권의 책을 읽어줄 수 있는데... 굳이 3학년부터 이 활동을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1~2학년이 아닌 3~4학년부터 실시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그림책은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어느 분은 이야기 했다. 

이왕 시간을 할애해서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것이니 제법 호흡이 긴 글을 읽고 함께 생각하면서 긴 글 읽기에 대한 성취감도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보였다.

또, 강연을 갔을 때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그냥 책 한 권 읽는 것 보다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른 교과 혹은 교과 내에서 차시 조정을 하여 프로젝트 수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무척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 했더니, 프로젝트 구성이라는 것이 말만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리고 굳이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하면서 성취기준을 가지고 와서 프로젝트를 구성해야 할 이유가 있냐고도 물으셨다.

 

주절주절 두서없이 쓴 꼴이 되었는데,

다시 요약하자면

1. 독서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교사는 실천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2. 그림책 읽기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구성할 수 있을까?

3. 프로젝트나 성취기준을 고려한 한 학기 한 권 읽기여야만 하는가?

라는 의문으로 요약이 되겠다.

 

교육과정상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3학년부터 실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전 학년 이루어지고도 있다.

또한 실시해야 하는 학년에서도 제대로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교사 중에는 독서 소양이 부족하기도 하고 넉넉하기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독서 교육과 관련한 연수가 해마다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원격 연수도 넘친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기본 소양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본 소양이라 함은 아이들 책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알고 있는 선배 선생님은 2학년과 <<노란 양동이>>를 함께 읽었는데 참 좋더라 하셨고,

우리 책벌레 3학년 담임 선생님은 <<화요일의 두꺼비>>를 읽었는데,

교육과정 안에 온작품 읽기가 들어온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수업을 했노라 이야기 하셨다

각 학교마다, 각 교사마다 어떤 책을 이용하여 이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활동은 아이들에게도 교사에게도 참으로 대단한 만족감을 주는 뿌듯한 활동이다.

물론 활동 이전에 교사는 적절한 내용으로 수업을 구성하기 위해 먼저 책을 읽고,

동료들과 의논하면서 활동을 구성하느라 많은 시간 투자를 한다. 

그래서인지 이 활동은 아이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무척 뿌듯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어떻게 수업을 구성해야 할지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교사라면, 

<<동화수업레시피>>라는 이 책 한 권을 정독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행처럼 온작품 읽기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오리라 기대된다.

관심을 조금만 가진다면 교육에 몸담고 있는 경력 교사들은 어렵지 않게 수업 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신규 교사들은 산뜻한 아이디어로 더욱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번 의문에 대한 결론, 한 학기 한 권 읽기-어렵지 않다!

 

그림책 읽어주기로 구성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저학년에서 실시해 볼 수 있겠다.

그림책을 가지고 학습을 할 때 굳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책 한 권씩을 들고 읽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선생님이 읽어주든, 책 잘 읽는 친구가 읽어주든...

이다음에 짬을 내어 그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봄으로써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평소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활동과

한 학기 한 권 읽기로서의 그림책 읽어주기는 무언가 조금은 다른 활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위해서는 그림책 읽어주기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읽기 전, 중, 후 활동에 대한 구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서를 안내한 후 아이들이 그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정하게 하여

그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겠다. 

2번 의문은 저학년에서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실천한다면 그림책 활용이 가능하고,

생각거리 많고 내용이 철학적인 그림책이라면 고학년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나름의 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본다.

가령, <<행복한 청소부>>나 <<천사들의 행진>>과 같은 책에는 나누어야 할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말이다.

 

프로젝트 학습에 대해 말하자면,

이 책에서는 작품중심 문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위하여 <작품중심 문학교육>과 <작품중심 교과통합 수업>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좋은 문학 작품은 교육과정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웬만한 성취기준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 한다.

훌륭한 작품을 흥미와 감동을 느끼며 감상하다보면 문학 요소에 대한 공부는 저절로 달성될 수 있게 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작품을 중심에 두고 읽어가는 것도 좋지만,

주제를 중심에 두고 교과내, 교과간 통합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폭넓은 생각의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것은, 우리 학년에서 프로젝트를 실시한 후 큰 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3~6학년에서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 온작품읽기를 포함하여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넉넉한 시수가 확보되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학년(4학년)은 권정생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인 <<랑랑별 때때롱>> 읽기를 했다. 차시는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차시

교과

단 원 / 주 제

1

[본시]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준비 단계

황소 아저씨를 읽고 권정생의 삶 추측하기

2~3

미술

5. 내가 만든 그릇

30-31

강아지 똥을 읽고 유토로 장면 표현하기

4

음악

2. 느낌을 담아

26-27

강아지 똥익혀 부르기

5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단계

랑랑별 때때롱』①-이야기의 구성 요소 알기

6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단계

랑랑별 때때롱』②-문단과 글의 중심 생각 파악하기

7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단계

랑랑별 때때롱』③-인물이 추구하는 삶 알기

8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단계

랑랑별 때때롱』④-이야기 상상해 보기

(나에게 투명망토가 생긴다면?)

9

국어

7. 사전은 내 친구

206-211

랑랑별 때때롱』⑤-낱말을 분류하고 국어사전에서 찾기

10~11

과학

[수업보완자료]지구의 모습

136-137

소중한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 생각해보기

(50년 후의 지구의 모습 상상하여 표현하기)

12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후단계

작가나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13

사회

2. 우리가 알아보는 지역의 역사

80-82

권정생의 삶에 대해 조사한 내용 이야기 나누기

14

국어

10. 인물의 마음을 알아봐요

294-297

<강아지 똥> 동영상 보고 느낀 점 말하기

15

국어

10. 인물의 마음을 알아봐요

294-297

<엄마 까투리> 동영상 보고 느낀 점 말하기

16

국어

[독서]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독서후단계

권정생 생가에서 선생님께 쓴 편지 낭독하기

17

음악

2. 느낌을 담아

26-27

권정생 생가에서 강아지 똥노래 들려 드리기

18

국어

3. 느낌을 살려 말해요.

96-97

표정, 몸짓, 말투에 주의하며 문학기행 다녀온 후 느낀점 발표하기

 

13차시에서 18차시는 '권정생 선생님 사시던 집'과 '권정생 동화나라'를 찾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1차시에서 권정생선생님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서 복도에는 선생님의 작품을 모아 두고 누구나 읽도록 해 두었고

권정생 연표를 붙여 두고 그 내용도 찬찬히 보게 했더니 작가의 삶과 작품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프로젝트 학습의 구성은 조금만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구성할 수 있다.

그동안 몰라서 잘 못했는데, 한 번 해 보니 앞으로는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매주 배부되는 주간학습 계획안의 차시를 수정해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부산은 맞춤이라는 프로그램을 쓰다가 올해 처음 나이스로 주간학습 계획안을 짜는데, 아직 익숙치 않아 차시 이동이 힘들었다. ㅜㅜ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에 페이퍼로 따로 정리할 생각이다.)

 

이 책의 2부는 교사들에게 좋은 지침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로 선정된 도서가 아이들과 이야기 해 보면 좋을 양서들로 잘 구성되어 있다.

기본 도서 이외에 함께 찾아 읽을 도서도 충분히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활동들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또한 작품 중심으로 진행하는 경우와 교과통합(프로젝트)으로 진행하는 경우의 예가 잘 되어 있어 수업 구성에 참고하기 좋다.

이 책에서 활용한 동화책들과 참고도서들은 전반부에 표로 잘 정리되어 있어 그것도 도움이 되었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새롭게 만나 좋았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준비하는 교사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주는 참 고마운 책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 고맙다. (고마운 게 참 많구나!)

지금까지 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온책 읽기, 온작품 읽기를 같은 의미로 보았는데,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온작품 읽기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오탈자가 여러 곳 눈에 띈다는 것과 2부 뒤에 글을 끝맺는 말이 있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16쪽 마지막 줄 : 그 작품이 학습자에게 주는 인생의 지혜(를) 발견하며, 내 삶을 반성적으로...

-19쪽 : 첫째, 둘째 다음에 넷째(셋째로 고쳐야 하겠다.)

-33쪽 : 중간 아래 부분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른(다룬) 역사동화 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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