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풍수사들
노자키 미츠히코 지음 / 동도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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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 번 놀라게 하는 내용이 많았던 풍수 관련 책이었다. 먼저 이 글을 쓴 노자키 미츠히코(野崎充彦)교수의 한국 문화에 관련한 유식함에 놀라웠고, 모든 연구에 있어 철저하게 문헌 자료 등을 참고하는 학자적 태도가 대단함을 알았다.

건축과 관련한 풍수 이야기에서 전국 각 지역 17군데의 후보지 중 현재 '독립기념관'의 장소를 정하게 된 이야기 등은 오히려 그의 글을 통하여 처음 앍게 된 뒷이야기들이라 흥미로웠다. 특히, 제1전시관을 보고 느끼는 노자키의 생각은 머리를 치게 만드는 놀라운 얘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고대 아시아 민족 분포도의 설명에 적힌 '일본 민족은 그 형태상 다종족이고, 체질상으로도 차이가 크다. 특히 교토와 나라 지방 주민이 체질상 일본보다는 한국과 상당히 가까운 것은 고대 한국인이 많이 이주했던 것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121p)라는 글을 읽고 전쟁 전의 일본 황국 사관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 내용이 있다. 일본이 단일 민족 국가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대륙의 긴 역사를 가진 조선 민족이 단일 민족일 리 없다는 상식이 현재의 한국에서는 별로 통하지 않은 채, 반대로 명확한 근거도 없이 그저 대륙 지향국가(또는 민족) 팽창주의적인 주장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워오던 역사 교육 자체를 부인할 만한 얘기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덧붙여서 이렇게 반문하곤 했다는 데야.... '일본인의 선조가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이라면, 일본은 섬나라로서 이민족의 침입이 적은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 쪽이 순수한 한국인의 혈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륙과의 교류가 잦은 한국인 쪽이 잡종일지도 모르겠군요.'(123p)라고 얘기하는 부분에선 이율배반적으로 일본인에 대해 얘기하는 한국인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과 관련이 있는 부분인 단맥설에 관한 부분도 여러 면모로 알아보고는 나오는 얘기가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실시한 것을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여러 이야기들을 종합해 놓은 것을 보며, 당연히 단맥을 위한 쇠말뚝이 아니었나 하고 알고 있더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오히려 그가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내 주장이 이러니, 저러니 하지 않고 양택, 음택을 두루 다니며 조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가 만난 한국의 풍수사들은 다들 제각각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면이 많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들었다.

임응승 신부님이 '신비의 추'를 가지고, 수맥을 찾아다니는 내용도, 부산에 관한 내용 백경귀포(白鯨歸浦)라고 붙인 것은 한국 전통적인 풍수 해석에 있어서는 여지껏 없던 풍수 해석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의아함을 표시하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일본에서 1994년에 출간된 이 책이 왜 이렇게 늦게(2000.3) 출판됐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었다. 물론 풍수의 내용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뒤늦은 감이 있었다. 하긴 그렇게 92~94년 사이를 다니다 보니 前 중앙박물관으로 쓰인 조선 총독부에 관해 느끼는 내용도 담겨 있어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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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건들건들 앗, 이건 예술이야! 80
마이클 콕스 지음, 마이크 필립스 그림, 오숙은 옮김 / 주니어김영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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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김영사에서 나온 이 시리즈들은 아주 재미있다. 몰래 먹는 과자보다 훔쳐먹는 과자가 더 맛있다고 했던가? 애들이 읽는 책을 뺏어보는 재미가 수월찮다. 특히, 난 과학시리즈보다는 이 '앗, 이건 예술이야'시리즈가 더 좋다. 물론, 역사 시리즈도 재미있긴 하지만.

<수리수리 미술이>의 마이클 콕스의 글이었는데, 가볍게 읽으면서도 건축의 역사와, 세계의 중요 건물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사진이 아니긴 하지만 그 건물의 특징을 잘 잡아내어 그려낸 만화 같은 보충 그림들도 좋았다. 다소 '앗, 세상이 이런 일이'라는 어떤 책의 제목처럼 진기하고, 신기한 듯한 건물 쪽 이야기들의 에피소드에 너무 치우쳐져서 유머나 쇼킹한 뉴스만을 강조한 게 좀 아닌가 싶었지만, 책을 즐겨하지 않는 요즘 애들의 감성에 맞추려 한 게 아니었나 하며 용서(?-^^)하기로 했다.

저렴한 가격이라 재질이 별로 이지만 그런 정도는 내용은 비어있으면서 지면만 많이 할애하면서 2,3권으로 불려 책값만 많이 받으려하는 그런 책에 비할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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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티를 꼭 한 점 먹고 싶구나 - 소설가 황석영이 곱씹어내는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4
황석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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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美食家)란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않는다. 자기가 미식가입네 하는 경우엔 더더욱이나. 입을 좀더 맛나고, 좀더 달콤한 맛에 길들여놓은 사람이란 걸 떠벌려 자랑한다는 게... 물론 음식의 발달이란 게 다른 이들과는 차별되는 음식을 먹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권력의 사람들 때문에 나오게 됐다는 건 알고 있고, 그렇게 맛보게 되는 많은 음식들에 감사하며 먹고 있긴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요리나 또는 조리에 관한 책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더더구나 월간지 등에 등장하는 요리 코너 등은 아주 그럴듯한 그림이군 하고 통과하는 편이라고나 할까? 그래, 이 책이 처음 나오고선 먼저는 제목의 노티가 뭐지? 외국 음식 이름인가? 하다가 어머니와 얽힌 음식이란 걸 알고 아니게벼 하고선, 황석영 작가님이 쓴 음식에 관한 책이라??하며 다시 의아해 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아마도 음식에 얽힌 사연들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선 읽게 되었는데, 그 곳곳에 등장하는 요리 방법들... 게다가 꼭 실제로 해보신 것처럼 적혔는데,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 요리를 싫어하는 나니까. 당연하게 어디서 알아보고 적으신 게 아닐까 하는 둥의 궁리를 하다가 요점을 놓쳐버릴 정도로. 오랜 외국 유배 생활 아닌 유배 생활에 감방 생활에서의 음식들까지...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음식들에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게다가 홍어찜에 나오는 얘기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요상한(?) 맛을 적절하게 눈에 번쩍 뜨일 정도로 적어 놓으신 내용이나, 밥도둑이 되어버린 수많은 젓갈에 관한 얘기며, 우리네의 삶이 묻어나는 얘기들을 감칠맛 나게, 입맛 다셔가며 즐겁게 읽었다.

근데, 황석영님은 지금 生에서 언어의 마술사처럼 아른다운 글을 써내시는데, 혹시 전생에서는 조리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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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 Classics in Love (푸른나무) 9
진 웹스터 지음 / 푸른나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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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기분을 가지고 싶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남의 삶을 몰래 엿보는 것도.
그게 브리짓(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주인공)처럼 남자에 안달이 난 내지는 다이어트에 극성이면서 직장 생활에 찌들린 어른들의 삶이라면 좀 그렇겠지만 좀더 밝게 사는 삶의 일면을 보게 된다면 주디와 주고 받는 샐리의 편지는 어떨까?

'키다리 아저씨'에서 봐 온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주디의 또다른 분신이라 할 만한 새 고아원 원장인 샐리 맥브라이드. 물론 양념으로 쳐진 사랑 문제도 끼어들어 있지만 고아원 아이들과의 삶에서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는 그녀와 고아원의 복지 시설에 끊임없이 노력하며 증·개축으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 그 모든 문제들을 '키다리 아저씨'에서와 같이 편지글로 엮고 있지만 꼭 일기를 훑어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원제인 'Dear Enemy'에서처럼 '싸움꾼 의사 선생님'으로 시작해 차츰 피어나는 로빈 맥클레이-사실 어찌나 '싸움꾼'으로 불리고, '샌디'라고 애칭으로 부르는 통에 끝부분에서야 '로빈'이란 이름을 찾을 수 있지만- 고아원 파견 의사와의 이야기도 즐거웠다. 100여 명의 아이들과 웃고, 즐기며 늘 긍정적으로 밝게 살고 있는 모습에서 또다른 주디의 모습을 본다.

도덕 교과서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밝게 살아가는 방법을 얘기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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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스페셜 2
KBS 역사스페셜 제작팀 지음 / 효형출판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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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만약에(If)'라는 물음같이 어리석은 말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많은 역사의 뒷이야기들을 뒤집어 보며 '만약에(If)'를 되뇌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컴퓨터 그래픽이라던가 하는 좀더 첨단 장비들을 동원해 그 만약을 가상현실에서라도 다시 재현시켜보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역사스페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전권에 비해 더 오래 전 역사를 되집어 본 책이었다. 거꾸로 시간여행이랄까? 그것도 시간을 더 많이 더욱 뒤로 거슬러 올라가서 고대사의 삶을 삼국시대나 고려 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2권은 더욱 좋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맨 끝 부분에 나와있는 <5천만 자의 하이테크. 팔만대장경>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늘 관련 책들을 읽어보면 해인사의 보존 상태를 용이하게 하는 건물-장경각-의 신비에 관한 내용이 많았었는데, 국사 시간에 막연하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제작되었다는 내용말고도, 나무의 종류에서 벌목하여 보관하는 과정과 그 5만자가 거의 같은 글씨체로 되어있는데, 거의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완성디었다는 것과, 몇 번의 이동 경로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그 외에도, 무덤에서만 일시적으로 발견되는 신라의 금관이야기-<금관은 죽은 자의 것이었다>-나, <가야인도 성형수술을 했다>와 일반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토우, 신라인의 사랑과 진실>가 흥미롭게 읽혀졌다. 늘상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책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 중의 하나가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백제의 사료에 대한 부족으로 여전히 신라 중심의 내용이 많은 것 말이다. 고구려도 물론 부족하지만 여러 가지 환경적, 지역적 요건을 고려해 쉽게 다가설 수 없어서라도 하더라도 백제 사료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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