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를 꼭 한 점 먹고 싶구나 - 소설가 황석영이 곱씹어내는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4
황석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식가(美食家)란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않는다. 자기가 미식가입네 하는 경우엔 더더욱이나. 입을 좀더 맛나고, 좀더 달콤한 맛에 길들여놓은 사람이란 걸 떠벌려 자랑한다는 게... 물론 음식의 발달이란 게 다른 이들과는 차별되는 음식을 먹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권력의 사람들 때문에 나오게 됐다는 건 알고 있고, 그렇게 맛보게 되는 많은 음식들에 감사하며 먹고 있긴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요리나 또는 조리에 관한 책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더더구나 월간지 등에 등장하는 요리 코너 등은 아주 그럴듯한 그림이군 하고 통과하는 편이라고나 할까? 그래, 이 책이 처음 나오고선 먼저는 제목의 노티가 뭐지? 외국 음식 이름인가? 하다가 어머니와 얽힌 음식이란 걸 알고 아니게벼 하고선, 황석영 작가님이 쓴 음식에 관한 책이라??하며 다시 의아해 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아마도 음식에 얽힌 사연들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선 읽게 되었는데, 그 곳곳에 등장하는 요리 방법들... 게다가 꼭 실제로 해보신 것처럼 적혔는데,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 요리를 싫어하는 나니까. 당연하게 어디서 알아보고 적으신 게 아닐까 하는 둥의 궁리를 하다가 요점을 놓쳐버릴 정도로. 오랜 외국 유배 생활 아닌 유배 생활에 감방 생활에서의 음식들까지...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음식들에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게다가 홍어찜에 나오는 얘기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요상한(?) 맛을 적절하게 눈에 번쩍 뜨일 정도로 적어 놓으신 내용이나, 밥도둑이 되어버린 수많은 젓갈에 관한 얘기며, 우리네의 삶이 묻어나는 얘기들을 감칠맛 나게, 입맛 다셔가며 즐겁게 읽었다.

근데, 황석영님은 지금 生에서 언어의 마술사처럼 아른다운 글을 써내시는데, 혹시 전생에서는 조리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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