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백철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에도 유행이나 어떤 모드가 있는 듯 하다. 그런 것처럼 여행기도 그런 추세에 맞추어 간다는 느낌이 요즘의 여행기를 읽다보니 든다.
처음에는 유럽이라 해도 유럽 전체를 종합 선물세트처럼 한 권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의 추세는 테마를 가지고 가는 여행처럼 일정한 주제에 묶여 보게 되거나, 특히, 한 나라들을 집중적으로 여행하는 여행자의 이야기가 많다.
하긴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갈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인상적이었던 곳은 그곳의 생활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낯선 곳에서 아파트를 얻어 한 달을 산다는 것은 여행이기도 하고, 일상이기도(다시 안녕 中 303)’ 한 그런 여행을 꿈꾸고 그런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백철현씨는 그런 생각에서 암스테르담을 간 건 아니지만,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가 마냥 부러웠다.
일상에서 벗어나 곳에서 새로운 창작을 위해 떠나간 곳에서 아파트와 자전거 NEMO를 구입해 현지인처럼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헤이그의 이준 평화기념관이나
그곳에서는 ‘쑥’으로 통하는 아약스 팀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한 백넘버 39번 석현준
에 대해서도 새삼 알게 되었다.
그 짧다면 짧은 한 달 기간동안 ‘여왕의 날’을 맞아 오렌지빛 축제도 경험하고 말이다.
잔세스칸스가 민속촌이라면 이곳(킨데르다이크)은 안동 하회마을쯤 되는 곳(144p)도 가고
여유를 찾자고 온 여행인데, 난 너무 부지런을 떨었다. 여유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게 마련이다. 평소 조급함 속에 살았던 나에게 여유는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산덴뷔르흐 46번지 中 134
그러면서도
“암스테르담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어?”
“음.....나이트클럽이 제일 좋았어.”
걸리버 여행기 中 190
하는 이야기에,
지난번 베를린에 관한 책 두 권을 봤을 때도 그랬는데, 암스테르담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화훼의 나라 답게 화훼시장도 가보고
서울 비슷한 면적의 크기의 네델란드 수도에서 너무나 바쁘게 한달을 보내고 온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암스테르담은 미지의 도시에 가까웠다. 창녀나 마리화나의 이미지가 지배하는 이 도시에 대한 자료도 많지 않았다. 자료가 있어도 네델란드나 암스테르담에 관심 가질 일이 없었다. 그나마 히딩크 덕에 친근한 나라였다. 난 어느새 암스테르담의 골목길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존재하던 미지의 도시가 이제는 내가 살았던 친숙한 도시가 되었다. 아마도 뉴욕이나 파리처럼 거대한 도시였다면 한 달을 있었다 한들 도시 전체가 한눈에 밟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암스테르담은 작지만 팔색조의 화려함을 가진 도시였다. 지루함보다 아쉬움이 먼저 찾아왔다.
다시 안녕 中 303
이런 마음에 낯선 한 도시를 한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