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만만해지는 책 - 한 번 배우고 평생 써먹는 숫자 감각 기르기
브라이언 W. 커니핸 지음,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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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챙겨보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온통 뭐가 뭔지 모를 말로 가득해서 실제로는 알 수 있는게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알 수 있는 게 단 하나 있다면, 거의 모든 중요한 기사엔 빠짐없이 숫자가 등장한다는 사실일 겁니다. 사회 섹션을 보면 노인인구가 몇 명이라 국민연금이 위험하다고 하고, 경제 섹션을 보면 올해 GDP는 얼마에 코스피가 얼마를 찍었으니 주식투자를 하라고 하고, 산업 섹션에서는 올해 현대기아차가 자동차를 몇 조 어치를 팔아 코로나 속에서도 성장했다고 칭찬하고, 심지어 문화 섹션에서도 BTS의 효과가 돈으로 따지면 몇 조에 이르러서 웬만한 대기업 수준이라는 기사가 보입니다.

혹시 제가 말씀드린 사례에서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이런 뉴스의 공통점은 숫자를 제시한 뒤에 그걸 해석하고 평가하며 특정한 판단을 이끌어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고급 한국어 사용자이면서 독자인 우리들은 여기에서 멈추면 안됩니다. 이 숫자가 믿을 만한지, 그 숫자에 대한 뉴스의 해석과 평가는 합리적인지 따져봐야겠습니다. 추정치 도출에서 시작해 단위 보정하기, 큰 숫자는 10의 제곱으로 처리해 약분하기, 매번 같은 양의 사건이 발생한다고 임의로 가정하는 리틀의 법칙 이용하기, 숫자로 따질 수 없는 것 구별해내기, 통계에서 편향 찾아내기, 그래프 가로세로 꼼꼼히 보기 등 우리에겐 이미 합리적 사고의 도구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도구를 사용하는 연습을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숫자감각’입니다.

앞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이 책은 숫자와 관련해 여러 생각의 도구를 제공합니다. 특히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숫자들은 대부분 통계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 도구들은 통계를 제대로 해석하는 기초적인 방법인 셈입니다. 특히 이 책이 집중하는 부분은, 터무니없는 숫자를 제시한 뒤 그 숫자를 잘못 해석하고 평가하는 경우 또는 뉴스에서 제시한 해석이나 평가를 뒷받침하기에 그 숫자가 적절한 근거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판별해내는 것입니다.

이런 비판적 검토를 위해서 흔히 정확한 정보, 요즘 말로는 팩트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첫장부터 이런 생각을 뒤집고 일단 상식적 수준의 어림짐작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 짐작은 정확하지 않을 것이지만, 건전한 생활인의 상식에 기반한 계산이라면 실제 수치에서 그렇게 크게 벗어나지도 않는다는 게 이 책을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생각입니다. 진짜 팩트인 숫자가 필요할 때에는 그에 알맞은 자료를 찾아 필요한 만큼 정밀성을 높여가면 될 뿐, 모든 비판적 독해에 팩트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이 강조하듯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숫자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숫자를 다루는 감각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어떤 분야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훈련이 동반돼야 합니다. 그 방식으로 많이 보거나, 많이 읽거나, 많이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죠. 우리들 중 상당수가 숫자를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이유는 다른 감각에 비해서 숫자에 대한 감각은 이 훈련의 강도가 높다고 지레 겁부터 먹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건전한 상식과 이성을 갖추고 있는 인간인 한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못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이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그런 생각의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삿거리는 포털사이트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니, 일단 소재는 널려있는 셈이니까요.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고의관의 <작은 수학자의 생각 실험> 시리즈입니다. 숫자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면 그 다음 단계는 수학 자체로 깊게 들어가는 것일텐데요. 그러다보면 대량의 기호가 들어가는, 약간은 어려운 책을 접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리즈도 그런 다소 어려운 책 중 하나입니다. 총 세 권이고, 각각 물리법칙과 확률과 암호라는 분야에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딱딱한 단어로 분야를 이야기하면 실생활과 떨어져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물리법칙을 모르면 자동차 계기판을 만들고 해석할 수 없고, 확률을 모르면 로또와 연금복권의 원리를 이해할 수 없고, 암호를 모르면 여러분의 개인정보는 휴지조각이 돼 인터넷에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숫자에 대한 감각을 얻는 것도 연습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수학에 익숙해지는 것도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건전한 상식과 이성을 갖춘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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