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춤 - 김율도 장편소설
김율도 지음 / 율도국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퀴춤’은 휠체어댄스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휠체어를 타고 하는 휠체어댄스라는 일반인들에게 낯설 수 있는 소재로 흥미를 끈다.

소설에서 다루는 휠체어댄스가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일반적인 댄스와 달리 휠체어를 타고 추는 것이 아니라 휠체어를 탄 사람과 타지 않는 사람이 짝을 이뤄 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아마 기존 댄스가 가지고있던,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양이나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조화를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런 휠체어댄스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집어든 소설인만큼 그것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점은 괜찮았다. 춤 자체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있는 것은 아니나 인원이나 구성에 애초사항이 있다보니 댄스팀 내에서 의견 충돌이 있다든가, 짝을 이뤄서 춰야해서 생기는 파트너 문제, 대회나 참가자 수 등등 휠체어댄스의 세계를 폭넓게 다루려고 한 것 같다.

아직 청소년인 어린 나이에 장애가 생겨 고민하고 여러 일을 거쳐 성장하는 것이나, 젊은 남녀가 함께 춤을 추면서 오래 시간을 보내다 생겨나는 로맨스같은 걸 넣은 것도 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이 다소 파편적으로 흩어져있고, 각 인물들의 개별 서사와 그것들이 엮이며 만들어내는 전체 이야기가 썩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하며, 문장력도 안좋아서 소설로서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이야기의 마무리도 열린결말스럽다기보다는 쫌 미완같다고 느끼게 한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적극적인 로맨스를 추구하는 모습을 그린 것도 의도는 좋으나 결론적으로는 그리 좋게 그려지지 못해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쫓는 자들 여정의 시작 1 : 미지의 세상으로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1
에린 헌터 지음, 김진주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1: 미지의 세상으로(Seekers #1 The Quest Begins)'는 어린 곰들의 모험을 그린 동물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전사들을 쓴 오리지널 에린 헌터라 할 수 있는 소속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으로, 따지고보면 '살아남은 자들'이나 '용기의 땅'보다 더 일찍 나왔던 소설이다. 그게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도 정식으로 출간된 것이다. 다른 시리즈도 잘 봤던만큼, 이 시리즈도 꽤나 기대하며 집어들었다.

같은 작가 그룹이 만든 시리즈라 그런지, 다른 시리즈를 봤던 사람이라면 꽤나 익숙하게 느껴진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모험을 그리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 구성과 전개 방식 등도 역시 그렇다. 특히 이 시리즈는 세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 각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용기의 땅' 시리즈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동물에게 그들만의 세계관을 부여해서 인간과는 다른 문화와 시선을 만들어냄으로써 실제 동물들의 그것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 시리즈만의 동물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전사들'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 시리즈에서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나 전설 등을 참고했는데, 덕분에 신비로우면서도 있음직한 곰들의 문화가 잘 만들어진 듯하다.

판타지라고 해서 전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아닌데, 특히나 이 시리즈는 무리한 개발 등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 문제로 기존에 살고있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동물들을 다루는데다, 북극과 캐나다 등 실제 북아메리카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다른 시리즈에 비하면 꽤 현실감도 높은 편이다. 애초에 시리즈에 환경 문제를 담으려고 했던만큼 이를 읽는 독자들도 보다 쉽게 피부로 와닿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길잡화점’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생각보다, 아니 어쩌면 예상대로, 굉장히 익숙한 소설이다. 치매라는 소재부터가 그만큼 흔하게 많이 쓰인 것이지 않던가. 그런데, 읽다보면 이야기의 주요 전개까지도 꽤나 그러해서 여러 이야기를 보아온 사람이라면 아마 묘하게 낯익은 기시감 같은 것을 쉽게 느끼게 될 것이다. 어찌나 그랬던지, 전에 이미 봤던 소설이었나 기억과 기록을 잠시 되집어 보기도 했을 정도다.

그렇게 느꼈던 핵심적인 지점에서 좀 더 나아가고 나서는 다시 원래의 잡화점 가족의 이야기로 돌아오기는 했다만, 중간에 느꼈던 기시감이 워낙에 강했기에 엔딩과 에필로그, 여러 후기들까지 보고 나서도 그렇게 느끼게 했던 요소와 그 기시감 자체가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로 뇌리에 남았다.

옹호를 해 보자면, 애초에 치매란 소재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이야기란 게 좀 한계가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치매 소재의 이야기는 이미 소설과 영화 등으로 여럿 나왔고 거기에서 비슷하면서 조금씩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이런 기시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이게 부정적으로 치밀어 오르지 않는다는 거다. 그럴만큼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물과 이야기 구성을 잘 했다. 특히 청춘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 코미디 소동극, 신파 등이 섞이면서 여러 감정과 무게를 담고있는데, 그것들이 난삽하게 어지러져있는 게 아니라 적당히 환기를 하면서 다른 것으로 이어지는 게 꽤 잘된 것 같다. 그래서 인물 개인의 서사와 전체 이야기에 핍진성과 몰입도가 있다.

이것은 아마 원작이 연극이라는 점도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씬별로 나눠져있는 면도 쫌 남아있어서 완전히 소설화 되었다기 보다 소설화된 연극을 보는 느낌이어서 완전히 긍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어떻게 대체하지 못하고 연극의 한 씬을 그대로 써낸듯한 마무리 부분이 특히 그렇다.

그래도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은 좋았고, 소설화된 문장을 보면서 반대로 무대 연출을 그려보는 재미도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꽤 괜찮았다.

이야기를 잘 이은데다 감정도 적절하게 건드리기 때문에 소위 신파라는 좀 촌스러운 것으로 정리되는 이야기인데도 나쁘지 않다. 다소 노골적으로 던지는 교훈적인 메시지 역시 그렇다. 이야기나 감성과 잘 맞기 때문이다.

아쉬웠던 것은, 기억 퇴행처럼 일반적으로 알려진 치매에 대해서 다루지만 막상 이야기의 주요한 부분에선 마치 다른 병의 증상같은 묘사를 한다는 거다. 그러면서도 이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치매가 원래 이런건가 이상하게 느끼게 한다. 이야기 전개와 판타지를 더하는데 주요하게 이용하는 만큼 이에대해 좀 해소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와 크리스찬 디올과 뉴 룩
정진주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악마와 크리스찬 디올과 뉴 룩’은 크리스찬 디올의 좌절과 재기를 담은 만화다.



크리스찬 디올은 한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 소위 명품 중 하나다. 디올은 주로 패션 쪽 그러니까 의류나 가방, 화장품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지만, 실제로는 고급 식기나 가구 등도 취급하는 종합 잡화점같은 곳에 가깝다.

그런데도 유독 패션쪽 인상이 강한 것은, 프랑스 파리에 근간을 두고있고 그렇기에 패션 쪽이 두각을 드러내는 브랜드라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역시 브랜드의 시초이자 창업자이기도 한 크리스찬 디올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 때 선택한 것이 패션이었던 것이 클 것이다. 애초에 정식 브랜드명이 ‘Christian Dior Couture’인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그는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아니며 디자이너를 꿈꾸던 사람도 아니었다. 그의 전공은 정치학이었으며, 원래 갖고 있던 꿈도 건축가였다. 그런 그가 어떻게해서 내노라하는 디자이너가 된 것일까.

이 책은 크리스찬 디올이 사업에 실패하고, 전쟁을 겪고, 최종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기까지를 담은 일종의 전기물이다. 그래서 좀 미화된 느낌도 있다.

한가지 특징은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에 그를 유혹하는 악마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했다는 거다. 악마는 그에게 더 편한 길, 더 최종적으로는 포기를 종용하면서 그가 겪고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정리해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의 뒷배경을 복잡하게 그리지 않고도 짧은 분량안에 빠르고 분명하게 담아낼 수 있는 장치로 꽤 괜찮다.

악마는 또한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독자들의 의문을 대신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현실을 핑계로 꿈을 손쉽게 포기해버리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또 다른 특징은 보통의 만화와 같은 화풍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마치 외국의 그래픽 노블과 같은 화풍을 사용해서 좀 번역서같기도 하다. 글자 폰트나 문장, 편집 등 일부 아쉬운 점이 있어서 더 그렇다. 그래도 깔끔하게 정리된 선을 사용한 일반 만화와는 다른 작화는 예술가인 디올의 이야기라는 것과 잘 어울린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고’는 인류와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재는 딱히 특별한 게 없다. 배경 설정도 그렇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도 그러한데, SF적인 부분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살짝 동화같은 면이 있는 청소년 소설이라는 점에서도 꽤나 그렇다.

어떻게보면 좀 뻔한 소설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식상하거나 나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꽤나 괜찮아서다.

기본적으로는 적당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로봇의 발전을 통해 변화된 사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든가, 그 로봇들은 어떻게 취급될 것인가 하는 것에,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일종의 차이가 생기게 된 인간들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것 등을 꽤나 잘 섞어놔서 그런 것이 크다. 무리하게 새로운 소재에 너무 힘을 주기보다는 익숙한 소재를 잘 소화하는 것에 집중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다는 얘기다.

거기에 소위 ‘인간’의 정의나 범위, 인권같은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서로 얽히게 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이 이해되도록 보여주는 것도 꽤나 잘했다.

커져버린 사건을 해소하는 것 역시 그러해서, 너무 현실적이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판타지적이지 않은 적정한 선을 찾은 느낌이다.

그래서 후반부와 마무리도 이상하거나 어무 억지스럽지는 않으며, 은근히 다른 식으로도 들리게하는 미묘한 말장난도 적당했다.

전체적으로 꽤나 완성도가 좋은 청소년 소설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