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
한수정 지음 / 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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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는 시골 병원과 자살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자살이라는 소재는 좀 민감한 것이고, 자칫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거의 금기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만, 솔직히 자살률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그러는 것은 위선적이라고도 느낀다. 차라리 그걸 제대로 다룸으로써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닐까.

이 소설이 꽤나 그런 소설이다. 개인적인 사유와 그것이 자신을 크게 압박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사라는 직업의 장점을 살려 거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자살 방법을 생각해낸 한 의사가, 심지어 그걸 용이하게 해줄만한 상황까지 맞딱뜨리는 행운을 얻었다가, 그 필수 도구인 모르핀을 도난이란 형태로 잃어버림으로써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음을 물론이거니와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게 된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한편, 단지 수단을 위해 내려온 시골 병원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곳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림으로써 처음에 깔아뒀던 캐릭터성이나 갈등 요소들을 상당히 잘 풀어냈다.

그럼으로써 소설은 일종의 의료물이기도 하면서, 도난당한 모르핀과 범인의 행방을 쫒는 가벼운 미스터리이기도 하고, 그렇게 겪게되는 일들을 통해 성장하고 무엇보다 위로를 얻게되는 힐링물의 성격도 띈다.

이것들이 잘 섞여있으며 이야기 전개와 상황도 썩 나쁘지 않게 전개되기 때문에 독서 경험이 꽤 긍정적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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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 -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앙투안 울루-가르시아.티에리 모제네 지음, 정수민 옮김 / 북스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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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울루-가르시아(Antoine Houlou-Garcia)’와 ‘티에리 모제네(Thierry Maugenest)’의 ‘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Le Théorème d’hypocrite)’은 수학의 부정적인 일면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이제는, 설사 그것에 가담했거나 관련 내용을 파헤친 것은 물론 수학을 깊게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통계라는 게 얼마나 주먹구구식이며 제 입맛대로 변조되어 이용되는 것인지를 대다수가 이해는 못할지언정 사실로서 알고는 있다.

통계에 해석을 붙이는 것은 물론이고, 통계를 어떤 방식으로 낼 것인가 뿐 아니라, 심지어는 원시 데이타를 수집하는 단계에서부터 특정 결과에 유리하도록 조작과 편견의 주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 문제들을 통해 본 적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최근의 것들만이 유의미하게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훨씬 더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거의 수학이라는 게 시작됐을 때부터 자행되어왔다는 걸 이 책은 말해준다.

위대한 철학자로 유명한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이 수학을 이용해 저지르려고 했던 일들은 그들의 철학자로로서의 존중까지 거부감을 일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며, 애초에 수학이란 순수 학문으로써가 아니라 선동과 세뇌를 위한 도구로써 발전한 것이었나 하는 일종의 혐오감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수학을 이용해온 역사적 사실들이 현대의 역겨운 정치인들을 강하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대부분은 악의적인 사용과 극명한 수치가 불러일으키는 정당하다는 또는 올바르다는 착각에서 비롯한다. 그것은 그러한 결과에 이르른 과정과 사용된 데이타, 그리고 결론 도출 방법까지를 모두 면밀히 따지지 않고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쉽게 간파해내기 어렵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정치, 경제 분야에서는 지들이 전문으로 수학하지도 않은 숫자 놀음을 계속 하면서 모두를 속이고 이익을 취하려 할 것이다. 숫자는 언뜻 확고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원 구조라던 사고의 생존자가 실제론 최종 36%밖에 안되는 처참한 수준이었던 것만 보아도 겉으로만 드러난 수치가 사실과 진실을 올바로 전해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 뒤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는 의심과 지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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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상 : 황야의 사고뭉치들 -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데드 파더스
루체 그림, 김수경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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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상: 황야의 사고뭉치들’은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이다.



이 소설은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느와르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하기엔 캐릭터가 좀 안어울리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지 그보다는 살짝 코미디물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생기는 장점은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는 거다. 나름 무거워질만한 요소도 보이기는 하나, 일종의 모험물처럼 가볍게 따라갈 만하다.

서부극 분위기를 잔뜩 풍기는 것과는 달리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는데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보석의 존재가 그렇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서부라는 배경과는 전혀 다른 판타지적인 것에 가까워서 좀 튀는데, 그렇다고 둘 사이를 중재해줄 이야기같은 것 없이 그냥 설정이 일방적으로 그렇다는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는 애초에 원작이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이용한 컨텐츠를 원작으로 한 것이고, 그래서 상황극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게임 시스템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설정과 이야기라서 그런 것인데, 게임 영상물을 볼 때와 달리 활자로 볼 때는 이게 어색하게 다가와서 소설에 맞는 완충장치를 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런 느낌은 애초에 이 소설을 판타지로 생각하면 옅어지는 것이라 처음부터 일종의 게임 판타지물의 정체성을 갖도록 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중간에 장면 전환이 다소 작위적으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소재나 이야기는 꽤 흥미로운 편이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템을 두고 모종의 조직과 다툼을 벌인다는 게 묘하게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같은 모험물을 생각나게도 해서 의외로 나쁘지 않게 볼만하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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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과학 공부 - 볼 것 많은 요즘 어른을 위해 핵심 요약한 과학 이야기
배대웅 지음 / 웨일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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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과학 공부: 볼 것 많은 요즘 어른을 위해 핵심 요약한 과학 이야기’는 딱 제목에 맞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과학은 얼핏 일상과 좀 거리가 있는 분야인 것 같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과학을 통해서 만들어지거나 과학적 원리에 따른 것들인게 많다.

이 책은 그런 대표적인 과학 이야기들을 의학, 정치, 경제, 철학이라는 4개의 주제에 따라 엮은 것으로, 과학적인 원리 등에 대해 자세하게 파해치기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해서 알려지게 되었는지나 관련 사건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정리한 것에 가깝다. 그러니까 과학 지식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라기보다는 과학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말이다.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딱히 순서를 따지지 않고 각 주제별로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굳이 순서대로 읽어나갈 필요는 없다.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읽거나, 관심을 끄는 것이 있다면 그것부터 먼저 읽어도 전혀 상관없다.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와 그 안에서 피어난 주요한 과학적 발견, 발명 등을 정리해 놓은 것이라서 어느것 할것없이 흥미를 끌만하다. 다만, 개중에는 최근의 영화나 강의 등에서 거론된 내용도 있어서 좀 더 관심이 갈만한 것들도 보인다.

여러 주제를 다루고있는 것인데다 핵심만 전달한다는 방향성을 가진 책이라서 많은 내용을 깊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요약을 꽤나 잘 하기도 했고, 그래서 너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은 안다고 할 수 있을만한 지식은 얻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유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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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청춘 수학교실 - 읽다 보면 수학의 기초가 쌓이는 신기한 라이트노벨
라이이웨이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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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이웨이(賴以威)’의 ‘좌충우돌 청춘 수학교실: 읽다 보면 수학의 기초가 쌓이는 신기한 라이트노벨(超展開數學教室: 數學宅 X 5個問題學生, 揪出日常生活裡的數學BUG)’은 수학을 재미있게 담아낸 책이다.

수학은 어렵다. 이건 개인차 따위가 아닌, 결코 부정할 수는 없는 진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수식이라고 하는 표현방법 때문인데, 원래는 복잡한 문제를 간결하게 정리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그 변화 과정 역시 따라가기 쉽게 하기 위한, 그러니까 수학을 좀 더 쉽게 다루기 위한 방법이다만 워낙에 수학이 많이 발전하면서 관련 지식이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이미 널리 알려졌다고 할만한 것들은 과감하게 설명을 생략하기 일쑤이다보니 사전지식을 알고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게 대체 무슨 외계 주문인가 싶지 않을 수가 없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수학은 어려운 것이라는 인상을 갖게되고 잘 접하지 않게 되며, 진도가 나갈수록 더욱 모르는 게 많아져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결국 수포자라는 마땅한 결론에 높은 확률로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좀 더 풀어놓는 식으로 수학을 다루는 책들도 꽤 나오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추세를 따른 수학 대중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라이트노벨임을 내세우는 것처럼, 스토리텔링을 통해 계속해서 읽고 싶어지게 하는 요소를 더한다든가, 중간 중간 만화로 그려낸 장면을 통해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등 수학책이라는 것에서 오는 거부감을 덜기위해 노력했다.

스토리텔링이 더해진만큼, 단순히 수학적 이론이나 풀이 방법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수학이 어떻게 일상과 맞닿은 면에서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해서 수학에 좀 더 관심을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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