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챔프 아서왕
염기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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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챔프 아서왕’은 권투와 교도소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죄와 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의 전개 때문에 복수를 그린 것처럼도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긍정적인 것은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꽤나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있다는 거다. 그건 권투와 범죄 거래, 재판,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것 역시 그렇다. 살짝 잘못하면 어느 하나가 어색하게 튀거나 할 수 있고, 이야기가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미묘한 픽션성과 핍진성 사이를 꽤나 잘 타면서 이야기를 전개했다.

권투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갑자기 범죄물이 되고, 그것이 다소 종교적인 이야기로까지 이어지는 등 내용의 폭이 꽤 넓은 편인데도 전체적으로 잘 읽히고 괜찮게 보게 되는 것도 그래서다.

소설 속의 주요 사건들을 꽤나 현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일종의 히어로물처럼 속시원한 사이다를 주지는 않을뿐더러 오히려 살짝 목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주기도 한다만, 그 와중에도 모종의 복수를 이루는 것이라든가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떨쳐냄이랄까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장력도 괜찮아서 막히는 구간없이 잘 읽힌다.

이런 점들이 이 소설을 결론적으로 꽤 긍정적으로 여기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걸작이라거나 할 정도로 추겨세울 것까지는 아니나 충분히 괜찮은 일정 수준에 올라있음을 느낀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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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라이카 토마토 청소년문학
김연미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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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라이카’는 우주여행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제목이 꽤나 익숙하다. ‘라이카’는 회사나 제품 명, 견종명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최초로 우주비행을 해서 지구궤도를 돈 개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주여행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있는 셈이다.

이는 단지 이름에서 뿐 아니라 소설 내에서도 꽤 짙게 드러난다. 서로를 그리는 두 사람이 각자를 ‘라이카’와 ‘벨카’로 부르는 것도 그렇고, 애초에 그렇게 부르된 이유가 우주 개발을 위한 미션명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그렇다.

이름 외에도 나중에 출발한 우주선이 먼저 출발했던 우주선을 따라잡는다든가, 통신 두절 후 수십번의 재부팅을 시도했고 실제로 재기동에 성공한 것, 다른 시기에 출발해 다른 곳에 도착했다는 것 같은 것이나, 이주를 염두에 둔 편도 즉 돌아오지 못하는 우주여행에 대한 계획처럼 실제 우주개발의 역사를 적당히 변형해서 이야기에 가져온 것을 뚜렷이 느낄 수 있기에 소설은 전체적으로 일종의 오마주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단지 그런 이벤트들을 녹여낸 것 뿐 아니라 그런 과정에서 서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가족의 이야기도 괜찮게 그렸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일어나는 욕심이라든가, 광활한 우주에서 인간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도 나쁘지 않다.

다만 중간의 이야기와 달리 어째서 그들이 최종적으로 그런 결정을 했는가에는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얼마든지 다른 대안이나 방식도 있었을텐데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씁쓸하게 남는 뒷맛이 아쉽게 느껴진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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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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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야 야나기하라(Hanya Yanagihara)’의 ‘투 파라다이스(To Paradise) 1’는 미국의 주요 이슈들을 녹여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일종의 소설집인 것처럼도 보인다. 총 3부로 구성된 것을 한국어판의 경우 2권에 나눠 담고 있은데다, 그것들은 모두 다른 시대 배경으로 독립성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100씩의 간격으로 나뉜 1~3부는 그렇기에 개별적이면서, 같은 이름의 인물이 비슷하게 등장함으로써 연속적이고 일관된 것을 얘기하는 소설임을 느끼게도 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저자가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발전없이 같은 역사를 반복하기만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이것은 일관되게 낙원을 지향하는 것 역시 그러해서, 소설에서 말하는 낙원이란 정말로 지향해야 할 어떤 것이라기 보다는 반대로 실체가 없으며 도무지 이룩할 수도 없는 허황된 무엇가처럼 느끼게도 한다.

얼핏 인종이나 성적지향같은 최신 트렌드를 영리하게 쫒은 소설같지만, 단지 시류에 휩쓸린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라 비록 어렵지만 더 의미있는 소설로 느끼게 한다.

팬데믹과 기후 변화로 인해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린 파시스트 미국을 그린, 그렇기에 꽤나 조지 오웰의 전체주의 독재국가에 대해 경고한 소설들을 떠올리게도 하는, 3부는 또 어떤 이야기일지, 그렇게 그려낸 낙원으로의 여정이 최종적으로 담아낸 의미와 메시지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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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편의점 1 : 훈남 고양이 점장 요괴 편의점 1
레이죠 히로코 지음, 도미이 마사코 그림, 김보나 옮김 / 올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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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죠 히로코(令丈 ヒロ子)’ 글, ‘도미이 마사코(トミイ マサコ)’ 삽화의 ‘요괴 편의점 1: 훈남 고양이 점장(妖怪コンビニ: 店長はイケメンねこ!)’은 가볍게 보기 좋은 힐링 요괴물이다.

동양 판타지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라고 하면 꽤 많은 것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유순한 요괴들의 일상같은 걸 다루고 있어서 그런걸까. 세세하게 따지자면 소재가 같은 것도 아니고 이야기 전개가 흡사하다고 할 것까지는 아니다만 묘하게 읽어보면 생각보다 익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 시리즈의 경우에는 편의점이라는 소재를 더했기에 더 그렇다.

사실, 소설에서 그리는 편의점은 한국 사람들이 바로 떠올릴법한 그런 편의점과는 좀 다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 대신 언제든가서 다양한 물건들을 살 수 있다는, 구매에 초점이 맞춰진 일반적인 편의점과 달리 소설에서는 여러 음식들도 함께 판매하는 종합상점, 소위 가맥같은 것도 판매하는 그런 가게, 그러니까 고전적인 시골 가게의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물건을 팔고, 한쪽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서 음식점도 겸하는 그런 가게말이다.

현대 한국의 도시엔 이런 가게가 드물다보니 묘하게 낯선 느낌을 풍기면서 옛스런 느낌도 물씬 느끼게해서 묘하게도 더 분위기를 낸다.

그 가게의 점장이 집에서 함께사는 고양이라는 점도 꽤나 재미있다. 요괴들을 위한 가게라서 신기한 요괴들을 구경하는 맛도 있고, 인간 세상과 접점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같은 걸 다루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주인공인 ‘아사기’와 요괴 편의점의 점장인 ‘우메야’의 관계나 사연도 그렇고 일종의 빌런이라 할 수 있는 인물도 좀 가볍게 다뤄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좀 얕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한 창작동화라는 점, 배경 설정 등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첫 소설이라는 점 등을 생각하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후속권에서는 어떤 요괴들과 사연들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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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얼티밋 가이드
에린 헌터 지음, 웨인 매클로플린 그림,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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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얼티밋 가이드(Warriors: The Ultimate Guide)’는 시리즈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전사들이 꽤 오랫동안 이어오며 많은 사랑을 받은 시리즈다보니 중간 중간에 여러차례 필드 가이드(Field Guides)라는 게 나오기도 했는데, 그 특성상 새로 나오는 가이드들은 이전 가이드에선 다루지 않는 것들을 다루거나 자연스럽게 이전 가이드들을 종합해서 담은 합본의 성격을 띄게 되었다.

한국어판 ‘전사들 얼티밋 가이드’는 그렇게 6번째로 나왔던 최종가이드로, 4부까지동안 등장했던 고양이들과 그들의 서사, 그리고 본편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외전격인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무려 24권에 걸쳐 진행되었던 이야기들을 아무래도 여러 고양이들이 등장하다보니 파이어스타처럼 주연급들을 제외하면 좀 파편적으로 흩어져있기도 했기에 긴 이야기를 따라오면서 자칫 놓쳤을 이야기를 개별 고양이들별로 다시 정리해 주는 것은 나름 의미있다. 파이어스타 연대기라는 큰 이야기가 마무리 된 시점이기에 더 그렇다.

본편을 볼 때에는 시점이나 이야기 전개상의 한계상 채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그걸 조금은 보충해주는 역할도 한다.

표지를 통해 살짝 엿볼 수밖에 없었던 고양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본편에서는 털색 등 일부를 제외하면 외형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은 편이라서 상상으로 그렸던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지면문제상 한컷씩만 보여주다보니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도 있기는 하나, 전사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일러스트는 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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