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아홉살인생
공영석 지음 / 성안당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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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인생’은 20세기 소년의 일상을 담은 만화다.

1979년 마산을 배경으로 한 이 만화는, 딱히 대단한 에피소드나 극적인 반전 같은 것은 나오지 않기에 어찌보면 좀 심심할 수 있지만, 실제 있었던 것을 바탕으로 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기에 그것만으로도 꽤나 볼만한 만화다.

특정 시대를 담은 일상물로서 당시의 상황이나 문화같은 것들을 꽤나 제대로 담고있기에 마치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시간여행하듯 과거를 구경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과거의 것들 중 일부는 지금도 모습을 조금 달리해서 여전히 살아있는 것도 있는데, 그래서 비교하자면 보다 편하고 깨끗해진 것은 맞다만, 왠지 그때와 같은 정겨움 같은 거랄까 그런 건 없어진 것 같아 괜한 아쉬움도 든다. (단지, 회상을 통한 추억보정 때문이란 걸 알면서도 그렇다.)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당시를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일상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서 뿐 아니라 지역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르긴 하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통적으로 있었기에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나 사건들도 있기에 비슷한 세대라면 추억에대한 공감대도 비슷하기 마련인데, 만화에 담긴 것들이 대부분 그런 것들이라서 자연스럽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런 점에서 내용 선정이나, 본문의 구성도 그렇고, 꽤나 옛스럽게 꾸민 표지까지도 어울리게 잘 만든 것 같다.

내용 외적으로, 인쇄된 부분이 온전히 펼쳐지지 않게 만들어진 제본은 가운데 부분을 보지 못하는 만들기도 하기에 쫌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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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봉봉과 수수께끼 요리사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7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사키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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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여운 이야기다. 망썰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두 꼬마들과 할머니, 그리고 수수께끼 요리사의 이야기가 괜히 웃음짓게 한다. 금방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레시피, 은근히 정답을 확인할 수 있게 해놓은 수수께끼 등도 깨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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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춤 - 김율도 장편소설
김율도 지음 / 율도국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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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춤’은 휠체어댄스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휠체어를 타고 하는 휠체어댄스라는 일반인들에게 낯설 수 있는 소재로 흥미를 끈다.

소설에서 다루는 휠체어댄스가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일반적인 댄스와 달리 휠체어를 타고 추는 것이 아니라 휠체어를 탄 사람과 타지 않는 사람이 짝을 이뤄 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아마 기존 댄스가 가지고있던,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양이나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조화를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런 휠체어댄스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집어든 소설인만큼 그것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점은 괜찮았다. 춤 자체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있는 것은 아니나 인원이나 구성에 애초사항이 있다보니 댄스팀 내에서 의견 충돌이 있다든가, 짝을 이뤄서 춰야해서 생기는 파트너 문제, 대회나 참가자 수 등등 휠체어댄스의 세계를 폭넓게 다루려고 한 것 같다.

아직 청소년인 어린 나이에 장애가 생겨 고민하고 여러 일을 거쳐 성장하는 것이나, 젊은 남녀가 함께 춤을 추면서 오래 시간을 보내다 생겨나는 로맨스같은 걸 넣은 것도 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이 다소 파편적으로 흩어져있고, 각 인물들의 개별 서사와 그것들이 엮이며 만들어내는 전체 이야기가 썩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하며, 문장력도 안좋아서 소설로서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이야기의 마무리도 열린결말스럽다기보다는 쫌 미완같다고 느끼게 한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적극적인 로맨스를 추구하는 모습을 그린 것도 의도는 좋으나 결론적으로는 그리 좋게 그려지지 못해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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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자들 여정의 시작 1 : 미지의 세상으로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1
에린 헌터 지음, 김진주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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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1: 미지의 세상으로(Seekers #1 The Quest Begins)'는 어린 곰들의 모험을 그린 동물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전사들을 쓴 오리지널 에린 헌터라 할 수 있는 소속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으로, 따지고보면 '살아남은 자들'이나 '용기의 땅'보다 더 일찍 나왔던 소설이다. 그게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도 정식으로 출간된 것이다. 다른 시리즈도 잘 봤던만큼, 이 시리즈도 꽤나 기대하며 집어들었다.

같은 작가 그룹이 만든 시리즈라 그런지, 다른 시리즈를 봤던 사람이라면 꽤나 익숙하게 느껴진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모험을 그리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 구성과 전개 방식 등도 역시 그렇다. 특히 이 시리즈는 세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 각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용기의 땅' 시리즈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동물에게 그들만의 세계관을 부여해서 인간과는 다른 문화와 시선을 만들어냄으로써 실제 동물들의 그것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 시리즈만의 동물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전사들'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 시리즈에서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나 전설 등을 참고했는데, 덕분에 신비로우면서도 있음직한 곰들의 문화가 잘 만들어진 듯하다.

판타지라고 해서 전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아닌데, 특히나 이 시리즈는 무리한 개발 등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 문제로 기존에 살고있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동물들을 다루는데다, 북극과 캐나다 등 실제 북아메리카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다른 시리즈에 비하면 꽤 현실감도 높은 편이다. 애초에 시리즈에 환경 문제를 담으려고 했던만큼 이를 읽는 독자들도 보다 쉽게 피부로 와닿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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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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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잡화점’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생각보다, 아니 어쩌면 예상대로, 굉장히 익숙한 소설이다. 치매라는 소재부터가 그만큼 흔하게 많이 쓰인 것이지 않던가. 그런데, 읽다보면 이야기의 주요 전개까지도 꽤나 그러해서 여러 이야기를 보아온 사람이라면 아마 묘하게 낯익은 기시감 같은 것을 쉽게 느끼게 될 것이다. 어찌나 그랬던지, 전에 이미 봤던 소설이었나 기억과 기록을 잠시 되집어 보기도 했을 정도다.

그렇게 느꼈던 핵심적인 지점에서 좀 더 나아가고 나서는 다시 원래의 잡화점 가족의 이야기로 돌아오기는 했다만, 중간에 느꼈던 기시감이 워낙에 강했기에 엔딩과 에필로그, 여러 후기들까지 보고 나서도 그렇게 느끼게 했던 요소와 그 기시감 자체가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로 뇌리에 남았다.

옹호를 해 보자면, 애초에 치매란 소재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이야기란 게 좀 한계가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치매 소재의 이야기는 이미 소설과 영화 등으로 여럿 나왔고 거기에서 비슷하면서 조금씩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이런 기시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이게 부정적으로 치밀어 오르지 않는다는 거다. 그럴만큼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물과 이야기 구성을 잘 했다. 특히 청춘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 코미디 소동극, 신파 등이 섞이면서 여러 감정과 무게를 담고있는데, 그것들이 난삽하게 어지러져있는 게 아니라 적당히 환기를 하면서 다른 것으로 이어지는 게 꽤 잘된 것 같다. 그래서 인물 개인의 서사와 전체 이야기에 핍진성과 몰입도가 있다.

이것은 아마 원작이 연극이라는 점도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씬별로 나눠져있는 면도 쫌 남아있어서 완전히 소설화 되었다기 보다 소설화된 연극을 보는 느낌이어서 완전히 긍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어떻게 대체하지 못하고 연극의 한 씬을 그대로 써낸듯한 마무리 부분이 특히 그렇다.

그래도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은 좋았고, 소설화된 문장을 보면서 반대로 무대 연출을 그려보는 재미도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꽤 괜찮았다.

이야기를 잘 이은데다 감정도 적절하게 건드리기 때문에 소위 신파라는 좀 촌스러운 것으로 정리되는 이야기인데도 나쁘지 않다. 다소 노골적으로 던지는 교훈적인 메시지 역시 그렇다. 이야기나 감성과 잘 맞기 때문이다.

아쉬웠던 것은, 기억 퇴행처럼 일반적으로 알려진 치매에 대해서 다루지만 막상 이야기의 주요한 부분에선 마치 다른 병의 증상같은 묘사를 한다는 거다. 그러면서도 이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치매가 원래 이런건가 이상하게 느끼게 한다. 이야기 전개와 판타지를 더하는데 주요하게 이용하는 만큼 이에대해 좀 해소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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