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주말엔 숲으로>를 통해 처음 선 보인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정말 대단했다! 아주 단순한 그림체였지만 주인공들의 일상, 그리고 공감 100%의 고민들이 대사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나이가 차츰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결혼, 인간관계, 그리고 자꾸 요원해지는 꿈에 대한 이야기들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들킨듯 자꾸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했다. 이후 선보인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에서는 주인공 수짱의 희로애락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매일 봐야하는 것이 곤욕인 사람도 있었고 문자만 와도 설레는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선 딱 지금의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만나고 사랑하고 고민한다.

12/12 출간예정인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2>는 11년차 부부의 꾸미지 않은 일상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밤하늘 아래>에서는 스물네 편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통해 머리 위에 있지만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우주처럼, 우리가 ‘살면서 잊고 있는 건 없는지’를 뒤돌아보게 만들 예정이다.

 

아래 인터뷰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2> <밤하늘 아래> 출간을 기념하여 한국의 출판사(애니북스)가 일본 출판사(슈에이샤)를 통해 마스다 미리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내용의 전문이다.

 

도서팀 도란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애니북스 편집부

회신일자: 2013년 12월 6일

 

 

 

 

 

1. 그동안 싱글 여성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셨는데요. 이번에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에서는 치에코 씨와 사쿠짱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셨습니다. 부부 이야기를 그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아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싱글이든 부부이든 그건 마찬가지이죠. 그래서 저는 딱히 작품 주제를 크게 바꾸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에코 씨와 사쿠짱 부부는 마치 집을 지키는 큰 아이와도 같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는 설정입니다만, 두 사람은 분명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더라도 사이가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2.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부부의 이야기이지만 제목을 보면 치에코 씨만 언급되어 있습니다 (일본 원서의 제목은 『울보 치에코 씨 泣き虫チエ子さん』 ). 내용도 여자인 치에코 씨에게 좀더 집중되어 있는 인상이 드는데요, 여기에는 의도하신 바가 있을까요?

제게 있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치에코 씨입니다. 일본 집영사의 <YOU>라는 월간 만화잡지에서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을 연재하고 있는데, 그리면 그릴수록 점점 더 치에코 씨가 좋아지네요. 사쿠짱은 원래 조연이었습니다만, “사쿠짱이 좋다”고 하시는 독자분들의 팬레터를 많이 받고 있어서, 이 또한 기쁘게 생각합니다.

 

 


3. 작품 속에서 치에코 씨는 단 것을 좋아하고, 사쿠짱은 맥주를 좋아합니다. 두 사람의 성격부터 취향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두 사람의 실제 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린 만화는 모두 모델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저와는 다른 사람이기도 하면서, 저와 닮은 점도 있습니다. 치에코 씨는 단 것을 좋아하는데, 저도 단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단 것도 좋아하고, 돈가스처럼 튀긴 음식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 제 취향들이 만화 속에도 조금씩 반영되는 듯합니다 (애니북스: 작품 속에 치에코 씨와 사쿠짱이 돈가스 등 튀긴 음식을 먹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한국요리 중에는 김치나 잡채를 좋아합니다. 전도 맛있고요.

 

 

 

 

4. 작가님의 만화가 한국에서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작가님이나 작품의 뒷이야기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어서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2001년 데뷔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만화를 그리게 되셨는지요? 일본에선 에세이 작가로도 유명하신데요.

데뷔 전에는 잡지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집자로부터 ‘만화에도 소질이 있어 보이니 그려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만화를 처음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에세이도 편집자의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유화를 전공했는데, 제가 어디에 적성이 있는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한번 해보는 게 어때요?”라는 말을 들으면 ‘되지 않을까?’하고 일단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2013년 일본에서 단편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이때도 “분명 잘하실 거예요.”라고 등을 떠밀어준 편집자가 있었습니다. 그 단편소설도 곧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된다고 들었습니다.

 

 

 

5.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더없이 소중한 것들.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읽어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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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 2013-12-1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신작 중 <밤하늘 아래>보다가 코 끝이 찡...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마음이 움직였다면 이제 몸이 움직일 차례!
역시 마스다미리입니다~

쪼꼬우유 2013-12-1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약주문해놨는데 얼른 보고싶네요 두근두근^^

Olivelime 2013-12-20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분이구나. 미리님은. ㅋ
 

2강 신청합니다! 집에서 가까워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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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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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지하철에서 읽으며 펑펑 울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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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허준, 허준하면 전광렬 아저씨 (현재는 김주혁이죠)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는?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것과 허준이 명의였다 정도만 알지 동의보감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도 사실 잘 모릅니다. 저와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 동의보감 편찬 4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가 허영만이 허준의 동의보감과 만났습니다. 바로 <허허 동의보감 1 : 죽을래 살래?>가 출간된 것인데요. 출간을 기념하여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한의사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도서팀 도란

 

 

 

 

 

 

8월 21일 저녁 일곱시, 강남에 있는 작은 한의원에서 출간기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저자인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 등 10명 남짓 소규모의 인원이 모여 책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묻고 답하고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편한 분위기에서 맥주 한 잔씩을 놓고 진행하다보니 인터뷰 형식이 되진 않았지만 대략적인 Q&A를 지금부터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허영만, 이하 허) 출판사로부터 동의보감을 쉽게 풀어 만화로 그려내자는 제안을 오래전에 받았다. 그런데 한의학을 알아야 하겠더라. 결국 한의사들과 공부를 하면서 책을 쓰게 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3명의 감수자다. 매 주 수요일에 모여서 동의보감을 공부한 결과물이 바로 출간된 도서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 (5년에 걸쳐 20권 완간 계획에 있음, 아래 너덜너덜한 책이 바로 동의보감!)
그리고 원래 나는 어렸을때부터 한의원을 좋아했다. 좋아했다기 보다는 가까이 있었다는 말이 더 맞겠지만. 예전에는 몸이 조금 안좋으면 한방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 내가 많이 약했는데 그래서 계피를 많이 먹었다. 어렸을 땐 약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나름 건강한 걸 보면 그 약효가 지금 나타나지 않나 생각해본다.

 

한방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양방을 찾지 사실 한방을 찾진 않는다. 나의 경우, 약효가 빨리 나타나지 않고 눈으로 증상을 잘 확인하지 못한다는 단점 때문에 한방을 찾게되지 않는 것 같다.
(감수자, 이하 감) 사실 한방의 효과는 '한 방'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양방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MRI, CT 등의 기구를 한방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의료법 상 그렇다. 현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한방은 진맥만으로 모든 걸 가늠하라는 것인데 이게 참 어렵다. 밥그릇 싸움이라 그 실타래를 풀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보통은 여러 병원들을 다니다가 마지막으로 거의 손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한의원을 찾는다. 이렇게 되면 환자도 힘들고 우리도 힘들다. 우리가 차츰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책에는 기존과 상식과는 대치되는 내용들도 꽤 있었는데 예를 들어, 많이 먹고 운동을 많이 한 사람보다 적게 먹고 덜 움직인 사람이 오래 산다 등과 같은 내용.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감) 책에 나온 내용은 보통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동의보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각 사람의 체질에 맞춘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 옛날의 허준도 그러했고 지금의 한방도 천편일률적인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체질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책의 목차는 실제 동의보감의 목차와 어떻게 다른가?
(허) 동의보감에 나온 그 순서 그대로 공부하며 그리고 있다. 허준 선생이 나름대로 고심을 해서 목차를 정했을 것인데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감) 동의보감은 그 당시 실학 사상의 결정체였다. 당대에 이미 16개의 판본이 있었고, 조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책도 바로 동의보감이었다. 동의보감은 우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뼈대로 세운 의학서적이었다. 지금이야 언어 등의 문제로 어렵게 느껴지지만 아마 예측하건대 그 당시 글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누구든 쉽게 동의보감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쓰인 한약재도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아니라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가난한 사람들도 쉽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허준의 애민사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의보감 저술 시대와 환경이 많이 변하고 따라서 사람의 체질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동의보감의 방법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나?
(감) 좋은 지적이다. 환경도 많이 변하고 사람도 많이 변했다. 동의보감을 토대로 현시점에 완벽히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 시대의 몫인 것 같다.

 

 

 

이번 책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었으면 하는지?
(허)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한의학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전의 <꼴>을 통해 관상학에 대해 어렴풋이 대중들이 관심을 가졌듯이.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만나뵐 수 있을지?
(허) 실버만화와 커피만화를 생각 중이다. 이제 내가 실버니까 그들을 위한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 그리고 커피만화도 구상 중이다. 나는 사실 커피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생산자가 소비자 간의 격차가 가장 큰 아이템이 바로 커피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 생산과정, 그리고 유통까지의 큰 틀을 한 번 그려보고 싶다. 그 전에 먼저 커피를 마셔야겠지?

 

 

 

 

 

 

Q&A 시간을 끝내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진맥도 받아보았습니다. 요새 들어 온 몸이 종합병동인 저는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시며 스트레스를 덜 받으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책을 보며 생활습관과 건강을 한 번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벌써 2권이 기다려집니다.

(11월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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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최고 2013-08-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들어 아픈 곳이 많아 (ㅠㅠ 체력도 딸리고, 어깨랑 허리, 가슴은 뭔가 막힌 것 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는데..) 저도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셔야 겠어요~~(책 보니까 물을 적게 마시라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는데, 헛노력했다며 한탄을 하였는데 ㅋㅋ)
저도 책 보면서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데, 부모님이랑 건강이 안좋은..(아아ㅠ) 친구들에게도 선물로 줘야겠습니당~
허영만 작가님 너무 멋있으신듯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