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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멍 강옵서 감동이 있는 그림책 1
박지훈 글.그림 / 걸음동무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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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광 감수광 ...  가거들랑 혼조옵서예~" 가수 혜은이씨의 <감수광>이라는 노래가 한창 유행했을 때 노랫말의 정확한 뜻도 모른 채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노랫말 중에 "혼저옵서예"가 혼자 오라는 말이려니 짐작하고 말았는데 이 말은 제주도 방언으로 실제 뜻은 어서 오라(빨리 오라)는, 전혀 다른 의미였지 뭔가. 어멍 강옵서. '엄마 다녀오세요'를 제주도 방언으로 표현한 제목을 단 이 작품을 본 참에 제주도 방언에 대해 검색해 보니 같은 나라의 말인데 이리 다를까 싶을 정도로 낯설고 독특한 표현들이 많다.  


  첫 장을 펼치면 샛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 뒤로 키 작은 집들이 보인다. 자잘한 구멍이 송송 뚫린 돌을 이용해 지은 집과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돌담이 제주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의 특이한 대문의 구조도 눈에 들어온다. 제주의 옛날 대문은 세 개의 구멍이 뚤린 기둥(정주목)과 긴 나무 작대기(정낭)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둥에 가로로 걸쳐 놓아 두는 작대기 갯수에 따라 집주인의 부재 여부를 알려준다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작대기가 다 내려져 있는 것은 집에 사람이 있을 때. 늘 문단속에 신경을 쓰고 사는 요즘 -특히 도시-사람들에게는 정낭의 갯수로 집이 비었다는 것을 버젓이 알려주는 제주의 대문 자체가 신기하게 여겨질 게다. 옛날 제주 사람들은 이웃을 믿고 서로에게 정직했기에 도둑이 드는 것에 대한 걱정조차 않고 살았으리라.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담아낸 이 그림책은 아이가 바다에 나가 물질하러 나간 해녀 엄마를 기다리며 보내는 하루의 일상을 들려주고 있다. 본문에 간간이 -어멍, 재게, 도르멍 등-, 제주도 방언을 사용하였던데 조금 더 많이 포함시켰으면 읽어주는 이나 듣는 아이나 더 재미있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약간. 가령 본문에 등장하는 '소라'는 제주 방언으로 '구젱기'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어멍은 하루도 빠짐없이 바닷속에 들어가 미역과 전복을 딴다. 딸에게 예쁜 옷을 사주기 위해 오늘도 망사리를 손질하여 바닷가로 향하는 어멍은 아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나(은정)는 하루만이라도 일을 쉬고 놀아주었으면 하는 자기 마음도 몰라주고 일을 나간 어멍이 야속하면서도 날씨가 변덕을 부려 비바람이 치자 바다 속에 있을 어멍이 걱정되어 기도를 한다.
 


 마지막에 저녁노을이 진, 눈부시게 일렁이는 바닷가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모녀의 -검은 형태로 보이는- 모습을 담았다. 주인공은 그림에 따라 조금씩 다른 느낌을 풍겨서 어떨 때는 열 살 넘어 보이기도 하고 그보다 어린 나이로도 보이는데, 후반부로 가면 부쩍 어려지는 느낌. 쑥쑥 자라서 어멍과 함께 물질을 하겠노라 말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엄마 키의 반 정도로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아주 어린 아이 같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과 별개로 마지막 장면은 그 자체로 어여쁘다.

 


 제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박지훈 작가의 다른 작품인 <똥떡>을 보면 사실적인 화풍과 더불어 진한 색감으로 강렬한 느낌을 발산하고 있다. 제주도와 바닷속 풍광제주도와 바닷속 풍광,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일상, 해녀들의 모습 등을을 담은 이번 그림책은 색감이 연하고 부드러워 따스한 느낌을 준다. 그 좋다는 제주도의 풍광도 올레 길도 아직 접해 보지 못해서 참 아쉽다. 남편이 더 늙기(^^;) 전에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한 번 다녀오자고 가끔 말을 꺼내는데 다섯 식구가 움직이려면 비용이 만만찮을 터이니 여행 적금이라도 하나 들어야 할까 보다. 

- 책 띠지에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어 검색을 해보니  스위스 뉴세븐 원더스 재단이라는 곳에서 주관하는 캠페인으로 2011년 11월 11일에 7곳이 결정(출처:위키백과)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제주가 선정된다면 매우 기쁜 일이겠으나 이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잡음이 있는 듯 하여 좀 더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별점은 3.7 정도라 넷으로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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