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블룸
에반 레이첼 우드 외, 바딤 페렐만 / 팬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그리고 영화마다 반복되는 죽음과 상실감과 죄책감...  

 

 

페렐만이 리메이크하기로한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과 페렐만의 대담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4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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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안개의 집 [dts] - 할인행사
바딤 페렐만 감독, 벤 킹슬리 외 출연 / 미디어소프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의 시작장면을 연상시키는, 영혼을 파고드는 영상, 서로 닮은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독의 편견없는 시선, 옳고 그름이 아니라 산다는 게 얼마나 황당하고 부조리하고 슬플 수 있는지, 잔잔하고 아름답게 그린 영화. 그렇지만 다시보기를 누르기가 두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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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스 아일랜드(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크 레빈 감독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하나포스닷컴 무료VOD로 보았는데, 그것과 같은 판이라면, 번역이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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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절판


내 말을 믿어요. 모스가 말했다.
그런 말은 듣기 안 좋아요. 운전사가 말했다. 언제나 그랬죠.
그런 말을 해본 적은 있소?
그럼요. 해봤죠. 그러니까 그 말의 가치를 알죠.-229-230쪽

배고프니?
괜찮아요.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젠데.
첫 마디부터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냐고 묻는 사람 싫어요.
그래, 알았다. 그래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니?
트럭에 탈 때부터 아저씨가 똑똑한 줄 알았어요.-233쪽

당신이 악마라면, 그리고 인간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한다면, 결국 마약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는 아침 식사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더니 사람들이 나보고 악마의 존재를 믿느냐고 물었다. 내가 요점은 그런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그들은 그건 아는데 어쨌든 믿느냐고 물었다. 어쩔 수 없이 생각해 보았다. 어렸을 때는 믿었던 것 같다. 중년이 되면서 믿음은 다소 시들해졌다. 지금은 다시 반대쪽으로 기울어진다.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많은 일이 설명되지 않는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239쪽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냐. 네가 그곳에 가면서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요점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너의 생각. 아니 누구의 생각이든.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 없어. 내가 말하려는 게 이거야. 너의 발자국은 영원히 남아. 그걸 없앨 수는 없지. 단 하나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어?
조금은요.
아직 이해 못하는 것 같으니 한 마디 더 하마. 너는 어제 몇 시에 일어났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어제야. 다른 건 중요치 않아.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너의 인생이 되지. 그밖엔 아무것도 없어. 너는 도망가서 이름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지 몰라.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천장을 바라보며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하고 묻게 돼.-249쪽

아버지는 언제나 최선의 길을 선택하고 진실을 숨김 없이 말하라고 말씀하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누구인지 결정할 필요가 없는 것만큼 마음 편한 일은 없다고 하셨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곧바로 이야기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해서 자기 잘못을 껴안고 가야 한다. 질질 끌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꽤 간단하게 들리는 말이다. 나에게도 그렇다. 그러니 오히려 생각해 볼 이유가 더 많은 셈이다. 아버지는 말씀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가 한 말을 잘 기억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는 두 번씩 말씀을 하실 만큼 인내심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귀를 기울여 들었다. 나는 아마도 젊은 시절에 벌써 아버지의 말씀에서 벗어났을 것이지만 다시 그 길로 돌아와서는 다시는 그 말을 버리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고 정말로 그렇게 했다.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단순해야 한다.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틈 단순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늦게 된다. 그것을 이해할 때는 벌써 늦은 것이다.-273쪽

살아오시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뭐지요.
노인은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모르겠어. 그가 입을 열었다. 후회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아. 하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많이 생각나. 걸어다닐 수 있는 것도 그 중 하나지. 자네도 그런 목록을 만들 수 있겠지. 하나쯤은 있지 않겠어? 나이가 들면 자기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행복한 법이야.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결국 예전에 행복했던 만큼 행복한 거야. 아니면 그만큼 불행하든가. 이걸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 -288-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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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만세전 양과 자갑 두 파산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2
염상섭 지음, 최원식 외 엮음 / 창비 / 2005년 7월
절판


스물두셋쯤 된 책상 도련님인 나로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이 어떠하니, 인간성이 어떠하니, 사회가 어떠하니 하여야 다만 심심파적으로 하는 탁상의 공론에 불과한 것은 물론이다. 아버지나 조상의 덕택으로 글자나 얻어 배웠거나 소설권이나 들춰보았다고, 인생이니 자연이니 시니 소설이니 한대야 결국은 배가 불러서 투정질하는 수작이요, 실인생, 실사회의 이면의 이면, 진상의 진상과는 얼마만한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하고 보면 내가 지금 하는 것, 이로부터 하려는 일이 결국 무엇인가 하는 의문과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 년 열두 달 죽도록 농사를 지어야 반년짝은 시래기로 목숨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안되겠으니까...... 하는 말을 들을 제, 그것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날 만큼 나의 귀가 번쩍하리만큼 조선의 현실을 몰랐다. 나도 열 살 전까지는 부모의 고향인 충청도 촌 속에서 자라났고, 그 후에도 일 변에 한두 번씩은 촌락에 발을 들여놓아보았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소작인의 생활이 참혹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93쪽

"이것만은 잠깐 내가 갖다가 보고, 댁으로 보내드려도 관계없겠지요?"
하고 일어선다. 서두른 분수 보아서는 아무 소득이 없어 섭섭하고 열쩍으니, 서류 뭉치나 뺏어두자는 눈치 같다. 나는 두말없이 쾌락하였다. 사실 그 속에는 집에서 온 최근의 편지 몇 장과 소설 초고와 몇 가지 원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애를 써서 기록한 서적이라야 원래 나에게는 사회주의라는 사자나 레닌이라는 레자는 물론이려니와, 독립이라는 독자도 없을 것은 나의 전공하는 학과만 보아도 알 것이었다. -101쪽

나는 그들을 볼 제 누구에게든지 극단으로 경원주의를 표하고 근접을 안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나 자신보다는 몇 층 우월하다는 일본 사람이라는 의식으로만이 아니다. 단순한 노동자라거나 무산자라고만 생각할 때에도 잇샅을 어우르기가 싫다. 덕의적 이론으로나 서적으로는 무산계급이라는 것처럼 우리 친구가 되고 우리 편이 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에 그들과 마주 딱 대하면 어쩐지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혹은 그들에게 대한 혐오가 심하여지면 심하여질수록, 그 원인이 그들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논법으로, 더욱더욱 그들을 위하여 일을 하여야 하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지는 모르나, 감정상으로 그들과 융합할 길이 없다는 것은 아마 엄연한 사실일 것 같다. -106쪽

현대적 생활을 영위할 수단 방도도 없고 생산화식에 어둡거든 안빈낙도의 생활철학에나 철저하다든지, 이도 저도 아닌 비승비속으로 엉거주춤하고 살아온 가난뱅이의 이 민족이, 그 알뜰한 살림이나마 다 내놓고 협포로 물러앉고 나니 열 손가락을 늘이고 앉아서 팔아라, 먹자! 하고 있는 대로 깝살리는 것이 능사라, 그러나 팔고 깝살리는 것도 한이 있지 화수분으로 무작정하고 나올 듯싶은가! 그렇거나 말거나 이따위 백성을 휘둘러내고 휩쓸어내기야 누워서 떡 먹기다. 그래도 속임수에 빠진 노름꾼은 깝살릴 대로 깝살리고 두 손 털고 나서면서도 몸은 달건마는, 이 백성은 다 털리고 나서도 몸이 달긴커녕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저 굶어 죽으라는 세상야" 하는 한마디에 지나지 않는다.-111쪽

나는 한번 휘 돌려다보며,
'공동묘지다! 공동묘지 속에서 살면서 죽어서 공동묘지에 갈까봐 애가 말라 하는 갸륵한 백성들이다!'
하고 혼자 코웃음을 쳤다.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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