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던 어느 날, 전체는 부분을 합친 것 이상이라는 아빠의 이야기가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왔다. 플라타너스 나무에서 보이는 풍경은 지붕과 구름과 바람과 색색이 합쳐진 것 이상이었다. 그것은 마법이었다.그리고 놀랍게도 겸허함과 장엄함이 동시에 내 마음을 채웠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어떻게 평온함과 놀라움이 동시에 마음속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걸까? 이 평범한 나무가 이토록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다니, 이토록 생생히 살아 있다는 기분을느끼게 해 주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뜨겁고 단순하게 절박하게 온몸이 떨리는 살아 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일
어머니는 계속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사람한테 일 년이 강아지한텐 칠 년이라고 하더라. 봉순이는 칠 년도 넘게 아픈 몸으로 내 옆을 지켜준 거야. 내 양말을제 몸으로 데워주면서." 나는 묵묵히 계속 삽질만 했다. 내가 파고 있는 어두운 구덩이가 어쩐지 꼭 내 마음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