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라비아]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책과 함께 온 멋진 프린트의 노트>
고백컨대 내 사진책에는 네가 어쩌면 기대하는 아주 아주 멋진 풍경 따위는 없어.
왜냐하면 네가 기대했던 그런 풍경이 내 앞에 펼쳐질 때, 난 기민한 동작으로 카메라를 즉시 들지 못했거든.(중략)
그래서 네가 보는 지금의 내 사진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이야.
그러니 부디 내 사진을 보면서는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해줘.(프롤로그 중에서)
공감가는 표현이다.
그래서 난 이제 사진 찍는 걸 어느정도 포기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생각도 버리기로 했다.
사진 찍기 위해 발버둥치다 어디 놓친 게 한 두가지랴.
그냥 마음 속에 예쁘게 담아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사는게 편해졌다.
이 책은 사진집이다.
한국, 일본, 중국, 스위스, 필리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세상풍경이 담겨있다.
그런데 광수씨 말대로 솔직히 이 책에서는 사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종이 재질때문인가?
알라딘 책소개에 나오는 사진은 선명하니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실제 책에 실린 사진들은 좀 칙칙하게 보인다.(사진에 문외한이긴 하다)
이 책은 에세이집이다.
광수씨의 생각을 적어놓은 짧은 글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진실의 무게
사람들은 재미없는 진실보다
위트 있는 거짓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두서없는 진실보다
논리적인 거짓에 고개를 끄덕이고
침묵하는 진실보다
소리치는 거짓에 더 귀를 기울인다.
그것이 때로는 아주 당연한 진실이
당연한 거짓에 지고야마는 이유이다.
자장면과 짜장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너무 자주 먹어서 물린 나머지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시간이 흐르면 또 그리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따뜻할 때가 가장 맛이 있는.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짜장면을 먹을 때는 짬뽕이 그립고
짬뽕을 먹을 때는 짜장면이 그리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깔끔하게 먹으려고 노력해도
그만 입 주변을 더럽히고 마는.
광수씨!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진기 내려놓고 그냥 붓을 다시 들어 주심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부디 용서해주삼!)
이 책은 또한 명언집이다.
거의 매 페이지마다 명언이 실려있다.
영문도 함께 실려 있어 해석해가며 비교해 읽는 것도 꽤 재미가 쏠쏠했다.
Be slow in choosing a friend, slower in changing.(Benjamin Franklin)
친구를 고르는 데는 천천히, 친구를 바꾸는 데는 더 천천히.(벤자민 프랭클린)
Mothers are fonder than fathers of their children because they are more certain they are their own.(Aristoteles)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는 이유는 아이가 자기 자식임을 더 확신하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
ㅋㅋㅋㅋ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I never think of the future. It comes soon enough.(Albert Einstein)
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법이 없다. 어차피 곧 닥치니까.(알버트 아인슈타인)
크~~~~ 독하다.
힘을 북돋아 주는 주문 <앗싸라비아>
이 책은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이다.
여러 나라의 풍경 사진, 광수씨의 위트 넘치는 글, 다양한 인사들의 명언, 게다가 부록으로 멋진 프린트의 노트까지 주니 말이다.
마지막 페이지의 글이 인상적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나는 울고 주위 모든 사람들은 기뻐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때는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고 나는 미소짓도록 나의 삶을 이끌어야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