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는 긍정의 힘 자신감/FBI 행동의 심리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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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대합니다. 건강한 사람보다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환자들은 고통과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이 말보다는 몸이 더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입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자연적으로 신체언어(보디랭귀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의료자체가 서비스산업이기 때문에 환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떻게 해주기를 원하는지를 빨리 파악하는 것도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입니다.
이 책의 저자 조 내버로는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25년간 대적첩보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의 특별한 능력으로 FBI내에서 인간 거짓말 탐지기로 불렸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수사관의 경험기록 차원이 아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해석을 보면서 내가 해석하고 활용했던 신체언어가 얼마나 단순한 것이었는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1952년에 미국의 선구적인 뇌 과학자 폴 매클린(Paul MacLean)은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 뇌(변연계의 뇌), 그리고 인간의 뇌(신피질)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저자는 매클린이 ‘포유류 뇌’라고 부른 변연계에 집중합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몸의 언어는 변연계 반응으로 나타나기 때문이죠. 변연계란 뇌의 특정부위가 아닌 뇌의 가운데를 연결하는 여러 부위를 일컫습니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변연계의 지배를 받습니다. 변연계는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생각 없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반응합니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대한 진정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동의 비밀은 변연계에 숨어 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권모술수가 능란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삶 자체가 사기로 점철되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변연계 반응에 의한 것까지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 책의 저자 조 내버로 만큼 전문가는 아니지만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파악하는 분별력은 갖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개인에 따라 또는 상대방을 신뢰 하거나 그렇지 못한 감정적 측면이 개입되어 있을 뿐이죠.
얼굴 표정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얼굴을 자주 보는 편인가? 아님 귀만 기울이며 대충 쳐다보는 편인가? 얼굴에 대해 이 책의 내용과 관련 있는 대목이 최근 읽은 다른 책에서 눈에 띄었기에 옮겨 봅니다.
“인간은 단 하나의 얼굴을 목 위에 달고 있다. 그러나 그 얼굴은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상황에 따라 돌변한다. 따라서 얼굴은 하나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셀 수 없는 여러 얼굴, 난해하고 읽을 수 없는 미지의 것이기도 하다. 그때그때 대면한 사람과 당시의 감정과 처한 여건에 따라 다르게 생겨나는 얼굴은 고정된 형상이라기보다는 가변적인 형상인 셈이다. 그것은 일종의 가면이기도 하다.” 얼굴이 말하다 / 박영택 / 225쪽
‘가면’이라는 단어를 보니까 ‘페르소나’ 라는 의미가 겹쳐집니다.
조 내버로는 얼굴은 감정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이제 표정을 숨기는데 대체로 능숙해졌다고 합니다. 이 점 공감합니다. 사람들은 간혹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애쓰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표정이 보내는 비언어 신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래전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진짜 웃음(미소)과 가식된 웃음을 구분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웃는 사진을 다양하게 제시해 놓고 OX를 가리는 실험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답을 못 맞혔습니다. 그럼 진짜 웃는 모습은 ? 입과 눈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사진이 진짜로 웃는 장면이었습니다. 반대로 가짜 웃음은 입만 살짝 움직이는 선에 그쳤습니다. 그냥 입만 본다면 웃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들 정도였습니다.
조 내버로는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기쁨의 진짜 감정은 얼굴과 목에 나타난다. 이마에 팬 주름살을 느슨하게 하고 입 주변 근육의 긴장을 없애며 입술이 완전히 펴지게 한다. 또한 눈 주위를 둘러싼 근육이 이완되고 눈 부위가 커짐으로써 긍정적 정서가 드러난다.”
특별히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발과 다리에 나타나는 비언어적 신호입니다.
이 역시 본인이 임상에서 해석, 활용한 부분이었지만, 저자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저자의 글을 보면서 발과 다리가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있었는지 새삼 놀랬습니다. 저자는 많은 사례를 들면서 설명합니다.
‘아내에게 뜻밖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남편이 대기실 의자에 앉아 아내에게 전화를 합니다. 공공장소임을 의식해서 말은 소곤소곤 표정은 별로 없지만 그의 행복한 발은 마치 생일 선물이 개봉되길 기다리는 아이의 발처럼 아래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다리’ 부분에 대한 글을 시작하면서 ‘다리, 진실과 거짓이 밝혀지는 곳’이라고 표현합니다. 저자는 FBI에서 수천 건의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먼저 용의자의 발과 다리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즉 발에서 머리로 이동할수록 진실성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FBI 수사관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리의 관찰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자는 또 다음과 같은 사례도 들려줍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포커 선수권 대회를 보던 나는 한 선수의 다리가 테이블 아래에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의 다리는 마치 디즈니랜드에 놀러가는 어린이의 기쁨에 들뜬 다리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테이블 위의 태도는 침착하고 표정도 냉정했지만 그 아래에서는 난리가 났던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어서 손을 털고 게임을 포기하라고 재촉했다. 그들에게 직접 조언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두 선수가 판돈을 불렀고 그들은 모두 돈을 잃었다.”
누군가와 대화 도중에 상대의 한쪽 발이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면 그가 그 방향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든가, 발가락이 위쪽을 향하면 대개 기분이 좋거나 어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거나 좋은 얘기를 듣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지적 등은 매우 유용한 신체언어입니다.
사람이 무엇인가에 기대어 다리를 교차하고 있던 중 갑자기 교차하고 있던 다리를 풀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윗사람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그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양적 사고를 지닌 저자의 지적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런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내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으로 사람을 볼 때 상대방의 얼굴보다 발이나 다리를 더 자주 쳐다보게 되지 않나 염려됩니다. 저자는 얼굴, 다리, 팔, 손 외에도 우리의 몸 이곳저곳에서 표현되는 신체언어의 풀이를 설명합니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서 주의할 점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내가 상대방의 신체언어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해야겠지요.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신체언어 풀이가 모두 정답은 아닙니다. 내가 읽은 신체 언어로 상대방을 심문하듯이 따진다면 이는 더욱 곤란해지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해주는 여러 사례를 참고삼아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조 내버로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몸이 말하는 의도를 읽고 그 해석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