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은 눈에 확 들어오고 책 내용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데, 막상 책 내용은 사실 굉장히 딱딱하고 구체적인 행동강령들로 가득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행동에만 너무 집중해서, 그 행동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진단보다는 당장 행동을 바꾸라는 데만 열을 올리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이런 행동은 존재감 없어보이니 이런 행동을 해라, 잘 못하는 건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연습해서 이런 행동을 해라 라고 자주 말하고 있다. 물론 당연히 결국엔 행동이 바뀌어야 사람이 변하는 것이고 책에 나온 일련의 행동강령들이 우리를 존재감 있는 사람으로 변모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동의는 하지만, 한 권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한 것 같다. 한가지 행동만이라도 확실하게 태도에서부터 시작한 변화로 이끌 수 있다면, 책에서 나온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여러가지 행동강령들은 저절로 수반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은 태도를 진단하고 마음을 움직여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책이라기 보다는 이미 깨끗하게 비워진 상태로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 코스를 밟을 준비가 된 사람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실천하려는 준비가 된 사람들에겐 꽤나 유용한 팁들을 많이 줄 수 있는 책이라고도 본다. 특히 뒷부분으로 갈 수록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팁들이 나오고, 뒤에 자신을 파악하는 부록도 꽤 쓸만한 것 같다.
이 책은 다이신지와 종이 물고기 우화를 이용해서 경영자와 리더가 조직 내에서 끌어낼 수 있는 유용한 방법들을 소개한 책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뒤에 나오는 진부하고도 진부한 팁들을 소개하기 위해 굳이 다이신지의 종이 물고기 이야기를 책의 삼분의 일이나 차지하게끔 구성했어야 했는지 좀 의문이 들었다. 약간 종이 낭비란 생각도 들었고, 그만큼 메시지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거창하고 색달라 보이는 책 제목에 약간에 호기심이 들었던 것도 잠시, 사실 너무 간단하고 짧은 우화를 보느라 꽤 많은 페이지를 넘겼어야 했고, 기본적으로 리더가 지녀야 할 창의적, 혁신적 사고를 위해 활용할만한 팁이라던가 마음가짐 등의 내용은 앞의 우화와 얼마나 큰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여러모로 끼워맞췄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작 이 얘기를 하려고 책 제목과 컨셉을 이렇게 정한건지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것 같다. 도무지 작가의 독창적인 생각은 찾기 어렵고 어느 책에서, 어느 영화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일화들에서 나온 사례들을 끼워 맞추고 짜집기한 느낌이 자꾸 들어서 책에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 여지껏 신간평가단으로서 받은 책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이 처음 도착했을 때, 나에겐 스마트폰은 커녕 산지 2년도 넘은 장난감 같은 핸드폰만이 있었다. 그래서 책 제목과 내용을 보고 참 난감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너무 무용지물인 책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래서 과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읽어서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들을까 싶은 생각이 앞섰고 정신 없는 몇 주 간 책을 읽지 못했다. 그리고 그 정신 없었던 몇 주 간 나에게도 스마트 폰이란 게 생겼고, 처음 스마트 폰에 적응하는 몇 일 동안 스마트 폰의 여러 기능들에 사뭇 놀라고 있었다. 비록 많은 앱을 제공하는 아이폰은 아니지만, 동영상을 즐길만한 큰 화면과 적당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나의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 폰도 꽤 쓸만했다. 그런 적응 과정을 거치고 이 책을 끝까지 보고 나니 스마트 폰이랑 더 친해진 느낌도 들고, 스마트 폰이 자기계발서들의 실천 항목과 결부되어 이렇게나 구체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저자가 밝혔듯이 스케쥴러 앱의 경우 안드로이드 폰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긴 했지만, 빼먹지 않고 하나씩 예를 들어줘서 다행이었다. 프랭클린 플래너 방식의 앱이나 GTD, ZTD 방식의 앱들 모두 쓸만한 스케쥴러들이고 본인이 익숙해지고 잘 사용만 한다면 왠만한 값비싼 플래너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그치만 스마트폰의 치명적인 약점인 문자 입력 시간이 오래걸리고 불편하다는 점이 조금 걸린다. 블랙베리폰처럼 문자 입력에 최적화된 폰이 아니기에 아직도 나는 적응이 잘 안돼고 오타도 많이 난다. 만약 이 점에 많이 익숙해지거나 문자 치기 보다 좋은 방식의 폰이 나온다면 아나 다이어리나 스케쥴러 시장이 대폭 축소되진 않을까 싶기도 한다. 아무리 그래도 종이에 직접 쓰는 필기의 맛은 아주 강력한 것이어서 쉽게 떼어버리기 어렵긴 하겠지만 말이다. 끝의 부록에 스마트 폰 시장에 나온 다양한 스마트폰의 역사와 그 운영체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도무지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스마트폰 시장을 좀 더 와닿게 해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책이 정말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하려고 너무 많은 얘기들을 끄집어 낸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나같은 스마트 폰 초짜에게는 스마트폰에 대한 넓은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정말 딱 스마트폰 용 스케쥴러 앱의 다양한 활용과 설명만을 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시간낭비인 몇 챕터들이 눈에 띈다. 그러함에도 나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