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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도계의 철학
이 책이 번역되고 있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제 출간되어 나왔다. 책소개는 아주 간단하다. "온도계의 온도가 없던 시절 어떻게 온도를 측정하고, 개념을 만들며 온도계를 발명했는가를 다룬다." 다시 말해 온도의 과학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과 같이 특정 분야나 특정 주제를 다룬 과학사 책이 요즘 자주 나오고 있는데, 이런 종류의 책은 과학철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과학적 사고가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 혹은 변화되어 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비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피상적 인식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과학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2. 무로부터의 우주
로렌스 크라우스는 리처드 파인만의 전기인 <퀀텀맨>을 통해 알게 된 과학자이다. <퀀텀맨>을 읽으며 관련된 여러 과학적 주제들을 비전문가도 알기 쉽게 풀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었다. 나름 많은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새 책이 나왔다. 책속개가 무척 흥미로운데, "이 책의 목적은 "우주는 왜 비어 있지 않고 물질의 존재를 허용하는가?"라는 질문에 과학이 어떤 답을 제시할 수 있으며, 지금 어떤 답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형이상학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질문에 과학이 다시 한발을 내딛는 상황이 흥미롭다.
3. 식물의 왕국
요 몇 달간 식물과 관련된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물론 그동안 꾸준히 나오고 있었는데 관심이 없어 몰랐던 것일 테지만. <식물은 똑똑하다>나 <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같은 책들을 관심도서로 저장해 놓았는데, 이 책도 목록에 추가해야겠다. 책소개를 보면, "세포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생물로 생물에서 식물로 그리고 해양에서 뭍으로 올라오는 식물의 진화 여행의 시작점에서부터 뿌리를 내리고 씨를 퍼뜨리고 꽃을 피우는 등 식물의 다양성이 만개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5억 년의 시간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고 한다. 앞의 두 책보다 먼저 읽어야 할 책인듯 싶다.
4. 돈의 철학
몇년 전 헌책방에서 이 책을 보았는데 마침 돈이 모자라 그냥 나온 적이 있었다. 며칠 후 돈을 마련하여 책을 사러 다시 헌책방에 갔었는데 이미 팔려나가 안타까워했던 경험이 있다. 마침내 다시 번역되어 나왔다. 물론 최근 재번역 출간되는 고전들이 그러하듯 묵직한 가격까지 함께 달고 나왔다. 게오르그 짐멜은 그 중요성에 비해 충분히 소개가 되지 않은 사회학자라고 흔히 언급된다. 나 역시 헌책방에서 놓친 후로 짐멜의 책은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5. 에티카를 읽는다
스티븐 내들러는 스피노자의 평전인 <스피노자>를 읽은 적이 있다. 스피노자에 대한 방대하고 꼼꼼한 서술에 좀 질리는 책이긴 했지만, 그만큼 한 인물에 대한 전문가로서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저자의 에티카 해설서라고 하니 더욱 신뢰가 간다. 지난 번 신간평가단 도서이기도 했던, <눈물 닦고 스피노자>와는 다른 에티카에 대한 충실한 설명을 기대한다.